-
-
욕망과 탐욕의 인문학 - 그림속으로 들어간
차홍규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평점 :
사랑이라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지만 사랑이라는 말에 욕망, 탐욕이라는 말이 붙으면 너무나도 추한 말로 변한다. 완벽하다고 여겨진 인물조차 욕망에 사로잡혀 결코 넘어서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기도 한다. 이런 인간의 추악한 일면은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들 속에서 적나라하게 그려내기도 했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 욕망과 탐욕의 인문학>에는 사랑이라는 이름이 욕망과 탐욕과 함께 어우러졌을 때 어떤 모습으로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수많은 예술작품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당대의 욕망과 탐욕을 투사하는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방향의 끝에는 자기중심적이고 소유적인 이성간 사랑인 에로스가 놓여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46가지의 욕망과 탐욕으로 뒤덮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1장에서 11장으로 나누어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거의 대부분의 일탈적인 사랑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팜므 파탈의 파괴적인 매력에서부터 사디즘, 관음증 등 소위 말하는 변태적인 욕망, 또한 사랑의 일그러진 모습인 질투와 복수, 권력으로 인한 치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들과 인물들을 보여준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들과 어우러진 작품들은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 내면에 숨겨진 채 그 날개를 펼 때를 기다리는 욕망과 탐욕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욕망과 탐욕으로 얼룩진 사랑이 얼마나 위험하고 악한 것일지를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n번방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 또한 욕망과 탐욕이 빚어낸 오늘날의 슬픈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사랑이라는 이름이 이렇게 변질되지 않은, 순수한 사랑 그 자체가 소중하게 여겨지는 그런 시대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남아있지 않을 걸까? 어쩐지 가슴 한견이 너무 우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