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 臣下
류기성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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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소설이 유익한 점 중 하나는 교과서에서 배우는 한 줄 혹은 한 단락 정도에 해당하는 내용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다가갈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류기성의 <신화>라는 소설 역시 그렇다이 책은 조선 초기에 활약했던 류자광이라는 인물을 통해 신하라는 의미를 되새겨보는 작품이다.

 

내게 류자광이라는 인물은 어디선가 얼핏 이름은 들었지만 막상 어떤 인물인지는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그런 역사적 인물이었다아마 이 소설이 아니었다면 평생 동안 그가 역사에 어떤 발자취를 남겼는지어떤 생각을 가졌던 인물인지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 소설이기에 역사적 사실과 소설가의 상상이 맞물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완벽하게 파악하기 힘들지만 류자광이라는 인물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결코 간과하기 힘든 화두를 던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서얼로 태어나 건춘문을 지키는 병사에 불과했던 류자광은 이시애의 난을 평정한 공으로 세조에게서 병조참의라는 정3품의 벼슬을 받는다그 후 세조와 그의 뒤를 이은 예종 등 여러 명의 왕을 섬기는 그에게서 올바른 신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신하는 ...... 위기 시에는 왕만을 바라보며 왕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서 도와야 ..... 평화 시에는 오로지 백성을 바라보고 백성을 위해 자신의 올바른 직언으로 군주가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올바른 신하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p.82)

 

세조가 별시에서 내린 문제의 답변이기도 한 이 글을 시대가 바뀐 오늘날에도 분명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왕이라는 존재가 사라졌지만 누군가를 섬기는특히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라면 류자광의 이 말을 유념해야 한다무엇보다 백성을 위해야 한다는 그 말을 말이다.

 

이처럼 충성스러운 신하를 둔 세조는 그가 저지른 수많은 잘못된 행동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정말 행복한 군주였을지도 모른다어쩌면 이처럼 충성스러운 신하가 있었기에 성종이라는 걸출한 군주가 탄생한 것일지도 모른다오늘 우리에게도 류자광과 같은 나라를 위하고백성을 위하는 인물이 있을까그런 인물이 많아질 때 우리나라는 또 한 번 성큼 한 걸음 앞서 나가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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