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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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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스릴러 작품들을 읽었지만 나이토 료의 <ON(온)>만큼 강렬하면서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스릴러 작품은 많지 않았다. 특히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어떤 작품이 나올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프롤로그, 제1장 처참한 변사체, 제2장 독방 안의 살인자, 제3장 파블로프의 개, 제4장 몬스터’로 구성된 이 작품은 프롤로그 장면부터 끔찍하기가 이를 데 없다.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싫어하는 아이의 죽음에서 시작하기에 그런 느낌이 더 강했는지도 모르겠다.
프롤로그에 이어 1장부터 시작된 기묘한 사건들은 처음엔 스릴러 소설이라기보다는 괴기스러운 공포 소설 같은 느낌을 주었다. 유령에 홀린 듯한 정황에 자살인지 타살인지 구분하기조차 힘든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제목인 ON(온)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점점 궁금해졌다(소설의 중간쯤에 이르면 어느 정도 제목의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다).
타인을 살해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죽이는 사람들. 현실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아마 소설 속 그들이 꿈꿨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물론 소설에서도 그렇지만).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이지만 그 결과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의 처참한 것이라면, 또한 그것이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윤리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면? 생각하기조차 힘들다.
상당히 흥미진진한 소설이지만 주인공 도도 히나코의 모습이 조금은 아쉽다. 뛰어난 기억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여타의 스릴러 속 주인공들과 다르기는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아직은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물론 이제 막 형사로서 첫 발을 내디딘 그녀이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