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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니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ㅣ 버지니아 울프 전집 12
버지니아 울프 지음, 오진숙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8월
평점 :
‘기니’란 말이 눈에 들어온다. 무슨 뜻일까? 사전을 찾아보니 영국에서 1663년에 처음 주조하여 1813년까지 발행한 금화란다. 그렇다면 제목인 <3기니>는 무슨 의미일까? 대학교 때 읽은 <세월>의 여태까지 읽은 유일한 그녀의 작품이기에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였다.
‘어떻게 해야 전쟁을 막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3년 만에 정리해서 보낸 글이 <3기니>이다. 울프는 전쟁을 막는데 필요한 세 가지 목적을 위해 각각 1기니씩을 기부하겠다고 하면서 그녀가 살았던 시대의 부조리한 상황을 조목조목 짚어나간다.
그녀는 1기니는 여성의 교육을 위해, 또 다른 1기니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마지막 1기니는 평화를 지킨다는 남녀 공동의 목적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말한다. 울프는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말하면서 여성 차별, 여성 지위, 여성의 미래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제시한다. 그녀는 페미니즘의 문제를 여성의 문제로 국한하지 않는다. 이를 성, 인종, 계급 등 모든 차별받는 대상에게까지 확대하여 설명한다.
쉽지 않은 책이다. 여성 문제와 전쟁을 버무리고, 전쟁과 가부장제를 연결하고, 돈과 교육 등을 함께 다루며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를 논하는 그녀의 사상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의 일견에서 남녀 간의 대립이 극한으로 내달리는 듯한 이 시대에도 그녀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 정의와 평등의 문제는 성별, 인종, 계급에 관계없이 모든 인류에게 공통된 관심사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