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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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연이 의문의 여성 카레나에 대한 단서를 찾으면서 시작한 2권은 본격적으로 카레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1권에서 전교수의 죽음으로 시작된 미스터리는 기연의 추리 속에서 금속활자와 관련된 과거의 이야기로 이어진다소설의 구성으로 봤을 때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는 허구의 이야기로만 치부하기에는 무언가 독자를 끌어당기는 강한 힘이 담겨있다(영화 나랏말싸미가 역사 왜곡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시기라 소설 속 신미대사와 세종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독자 각자의 몫이겠지만).

 

2권의 절반 이상은 조선 시대에 한글 창제와 금속활자 제작 과정에 참여한 은수가 명나라를 거쳐 로마 교황청으로 가게 된 과정그곳에서 금속활자에 대해 설명하고 시연하게 된 사연교황의 요청으로 독일의 인쇄(필사중심지인 마인츠로 가게 된 사연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여러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2권에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권력을 가진 이들의 독점욕이다누군가와 자신의 부를권력을명예를 나누고 싶어 하지 않는 권력자들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별반 다르지 않고과거와 현재가 결코 다르지 않은 것 같다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소설의 흐름과는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소설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장면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알게 된 명의 환관 주구가 사절단으로 조선에 온 후 세종대왕과 문무백관 앞에서 부린 횡포이다소설 속 한 장면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이 장면이 눈에 계속해서 밟히는 건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이 그 장면에 겹쳐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문화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요즘 금속활자라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발명품이 세계에 미친 영향을 다시 생각하게 한 소설 직지우리나라를 둘러싼 열방들의 압력이 커지는 이 시기에 모두가 꼭 읽고 대한민국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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