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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평점 :
김진명 작가의 책은 현실인지 아닌지 혹은 역사적 사실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팩트(fact)와 픽션(fiction) 사이를 넘나드는 팩션(faction) 소설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준다. 이번에 읽기 시작한 <직지> 역시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직지심체요절 혹은 직지는 금속 활자로 인쇄된 책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원래의 제목인 ‘백운화상초록불직지심체요절’의 줄여 부르는 말이다. 김진명 작가의 <직지>는 의문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직지에 얽힌 이야기를 미스터리 소설의 형태로 풀어나간 이야기이다.
1권을 읽으면서 우리 역사에 무지한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였다. ‘직지’라고 하면 어렸을 때 배운 그대로 ‘직지심경’으로만 기억하는 내게 소설을 통해 알게 된 ‘직지심경’이라는 명칭의 탄생 과정 하나만 보더라도 얼마나 우리의 역사, 문화에 무관심했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팩션 소설의 특징 상 이 소설에 실린 내용 중 어느 정도까지가 사실인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의 이름에 대해서만큼은 이번에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자택에서 살해당한 라틴어 교수와 그가 해석한 중세 교황의 편지를 토대로 살인범과 살해 동기를 쫓는 기자와 교수. 서서히 드러나는 직지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사이의 연관 관계. 그 옛날 고려 혹은 조선에서 로마 교황청으로 온 미지의 인물. 얽히고설킨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소설 속으로 깊이 몰입하게 만든다.
1권의 마지막에서 기연의 추리를 통해 우리의 선조가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어렴풋이나마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전교수가 살해된 이유는 무엇일지, 우리나라에서 로마 교황청으로 넘어간 인물은 과연 누구일지, 그 혹은 그녀는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일지, 궁금증이 더욱 커져만 간다. 2권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바로 확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