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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는 여자
민카 켄트 지음, 나현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입양 보낸 딸을 보고 싶은 엄마의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된다. 입양을 보내는 일 없이 아이를 엄마가 키웠다면 훨씬 좋았겠지만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그렇기에 떠나보낸 아이를 보고 싶은 마음에 아이 주변에서 아이를 지켜보는 그녀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이를 보고 싶다는 이유로 입양 가족 주변에 사는 남자와 동거를 선택한 그녀. 무언가 점점 섬뜩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이제 그녀는 아이 주변에서 머무는 것에 멈추지 않고 자신이 직접 입양된 집으로 들어가 아이의 삶을 살펴보고자 한다. 보모로 들어간 입양 가족의 상황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 그녀는 자신이 스스로 입양 가족이 처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데.
오늘날 훔쳐본다는 말은 예전보다 훨씬 강도 높은 범죄로 여겨진다. 몰래카메라, 스토킹 등의 처벌이 죄에 비해 그렇게 강력하지 않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사회적 인식은 법적 조치보다 훨씬 높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몰래카메라, 스토킹보다 더 쉽게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훔쳐보는 일은 이 소설의 소재처럼 SNS에서 벌어진다. SNS에는 훔쳐본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본인 스스로 올린 사진, 글 등이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SNS에 올린 글, 사진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행동에 나선다면 이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선 문제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면서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결코 소설 속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