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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이름, 조선의용군
류종훈 지음 / 가나출판사 / 2018년 12월
평점 :
<암살>, <밀정>, 미스터션사인>. 모두 본 영화, 드라마이지만 그저 영화와 드라마로 끝났다. 드라마에 나오는 그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 이 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만주로 달려간 그들. 그 곳에서 광복의 그날까지 조국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또 버린 그들을 기억하지 못한 채 말이다.
일제 강점기. 많은 이들이 그 시대의 역사를 만들어갔지만 우리는 정작 기억해야 할 이들은 기억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앞서 말했듯이 한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서조차 이름 없이 사라져가는 그들이기에 그랬는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그들을 기억하는 것을 막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우리의 의식 속에서 사라져간 이들 중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이들이 있다. 바로 조선의용군이다. 우리가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가는데 수많이 이들이 자신을 버렸지만 그런 그들 중에서도 자기의 목숨조차 아끼지 않고 희생한 이들이 바로 조선의용군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이런 현실이기에 류종훈의 <우리가 잃어버린 이름 조선의용군>은 더욱 값지다. 누구보다 조선의 독립을 원했던 그들. 그랬기에 목숨조차 아끼지 않았던 그들이지만 그들은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우리의 역사에서,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진 그들을 중국 곳곳을 누비며 조선의용군의 참 모습을 복원시키고자 저자의 의도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내려 있다.
이 책은 조선의용군에 관한 기록만을 남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그들의 모습을 찾아 중국 곳곳을 누비며 기록을 넘어선 현실로 그들의 모습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여전히 우리들 곁에서 그들이 살아있다고,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혹여 한 순간의 흐름으로 끝날까봐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을 찾아가는 길을 각 장 끝부분에 싣고 있다. 잊지 말고 찾아보라고. 그들의 역사가 지금 곧 우리가 살아 숨 쉬는 근원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