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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하미나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9월
평점 :
약은 의학적인 산물이 아니라 사회적 산물이다. 그렇게 치면 질병 역시 사회적 산물이다.
사회에서 즉 대중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질병이 되기도 하고 질병이 아닐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이 책의 요지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각 부는 다음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1부: 우울증의 역사와 사회적 파급력
우울증의 역사적, 의학적, 사회적 측면을 중심으로, 그것이 어떻게 진단되고 인식되어 왔는지 살펴본다. 또한, 치료제의 등장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탐구한다.
2부: 우울증의 원인과 삶에 미치는 영향
우울증이 발생하는 다양한 원인과 그로 인해 삶 전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조명한다. (그 사례가 읽기가 불편하다면 pass)
3부: 우울증의 극복과 관리 방법
우울증에서 회복된 사례와 그렇지 못한 사례를 소개하며, 우울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1부를 읽고 마음이 우울해졌다. 이 책이 전반적으로 사례가 많은데(보라색으로 표시됨) 그 사례가 읽기에 만만찮았다. 읽고나면 가슴속에서 울화가 치밀기도 했다. 요즘같은 시기에 더블 울화는 쉽지 않다. 그러나 1부의 마지막 3장은 진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씐나게 읽었다. 3장 ‘우울은 병일까 병이 아닐까’(강추)
2부는 IMF 시대에 가정폭력과 그것을 보고 자란 세대들이 현재 사회로 나온 결과를 이야기하는데, 납득이 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지만, 이 역시 사례를 통해 설명하므로, 귀납적 추리이므로 이해는 한다. 결국 마지막 사례를 통해 어떻게 극복하는지 말해준다.
📖.222
“결국에 다 소용없구나, 내 주관대로 살아가야지”
가장 먼저 깨우치는 사람은 이삼십대 여성인 것 같아요.
요즘 20,30대 여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배경음악은 ‘다시만난세계’
키세스부대. 20, 30대 여성들이 일으킨 기적!!
그들은 가장 먼저 깨우친 사람들이다.
3부는 자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자살’과 ‘돌봄’을 연결해서 설명하는 부분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
📖.257
지속가능한 돌봄 생태계_돌봄 세가지
1. 자기 돌봄
2. 서로 돌봄
3. 함께 돌봄
(중략)
돌봄 공동체 페미당당의 페하(페미 하우스)는 실제 목적은 다르지만, 원시시대 공동 육아시설이나, 예전에 티비에 나왔던 아파트내 공동육아시설같기도 했다.
이 책은 우울증의 문제점과 진단, 그리고 치료 과정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가 여러 의사를 찾아다녔다는 경험담은 매우 공감이 간다. 정신과뿐만 아니라 내과, 정형외과, 한의원을 포함한 다양한 의료 전문가를 찾아다니는 것은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의사의 진단과 태도는 획일적이지 않으며, 성찰하고 공부하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치료 결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의사가 있다면 바꾸면 된다. 종합병원에서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개인 병원에서는 발품을 팔아 적합한 의사를 찾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지방에서는 이 과정이 조금 더 제한적일 수 있다.
약물 선택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약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선 중요한 탐구의 여정이다. 작가는 자신의 진단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해 약물과 치료 과정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이 진단이 정말 맞는가?”라는 질문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라는 호기심은 결국 이 책을 써 내려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책은 마치 질적 연구 논문처럼 구성되어 있다. 사례는 보라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건너뛸 수도 있다. 사례는 앞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 뒤의 이야기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모든 사례를 읽지 않아도 책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제목이 긴 점을 제외하면🫠, 이 책은 탐색적이고 비판적이며 자유로운 시각을 담고 있다. 우울증이라는 주제를 깊이 파고들며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과 통찰을 선사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