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에서 왔습니다
오은정 지음 / 미구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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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살다온 92년생 시인이 자신의 생을 이야기한다.

책을 펼치는 순간, 그 묵직함의 무게가 전해진다.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이야기가 아니라, 글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증언이다.

1992년,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나 2009년 한국으로 온 작가.

이 한 줄의 프로필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분명해진다. 하지만 진정한 특별함은 그의 배경이 아니라, 그 배경을 통해 쓴 섬세하고 강렬한 문장들에서 나온다. 작가는 북한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살아온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마치 현대사의 한 귀퉁이에 놓여 있을 법한 진솔함으로 그려낸다. 그의 경험은 그 자체로 특별하지만, 이를 탁월한 텍스트로 옮긴 능력은 더없이 귀하다.

이 책은 북한의 실상을 드러내는 창문이자, 작가 자신을 투영한 거울이다. 처음에는 얇은 필터로 가려진 영상처럼 담담하게 보이다가, 어느 순간 필터가 사라지고, 날것의 진실이 숨을 고를 틈도 주지않고 독자를 향해 직격한다.

글은 날카롭지만 지나치지 않고, 차분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이상한 나라에서 왔습니다>는 단순히 과거를 기록한 회고록이 아니다.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작가가 경험했던 과거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을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을까? 과연 이 이야기가 흘러간 과거로만 남을 수 있을까?

작가의 글은 특정한 시대와 체제를 넘어선다. 그의 경험은 단순한 기록에 머물지 않고, 인간 보편의 감정을 건드리며 깊은 울림을 준다. 그 이야기는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의 한 줄 한 줄은 진실로 가득하다. 그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책을 통해 질문하고 고민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반드시 들어야 할 목소리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중에서도 귀한 진실을 담고 있다.

진실은 그 자체로 강렬하다. 이 책이 바로 그런 힘을 가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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