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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희귀병이라는 선물
수목 / 리더인컴퍼니 / 2023년 12월
평점 :
🌊한줄평)희귀질환을 견뎌낸 얘기가 아니다. 고난을 멋지게 견뎌낸, 견뎌내고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자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말한다. 혹은 애인, 남편이 되기도 한다.
(중략)
현대 문명에서 현대 사회에서 사용하는 ‘자기’는 어떤 학문이든 상황이든, 넓고, 좁고의 문제이지만, 자기는 늘 ‘I’ ‘나’가 포함된다.
면역을 말할 때 종종 전쟁에 비유하는 경우가 있다. (전쟁 혹은 군사는 잘 모르니깐 일단 패스. 면역학은 나중에 기회되면 패스~) 설명을 하다보면 이렇게 내가 사용하는 말들이 군사용어가 많은가 싶기도 하고, 군사용어는 아니지만, 군사적인 뜻을 가진 세포들이 많다. 아무튼 재미있다.
면역중에 가장 무서운게 ‘자가면역질환’이다.
(중략)
내가 나를 인식하지 못해, 자기 스스로를 공격하는 것!!
(중럅)
내 몸에 있는 면역세포들이 어떠한 오류로 인해, 내 몸의 세포들을 공격하는 것!!
(중략)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을 가진 곳, 다시 말해, 방어기전이 있는 곳, 그러니깐, 더 쉽게 말해, 세포가 있는 신체라면 어디든 일어날 수 있다.
온 몸에 다 일어난다고??
응!!
자기면역질환은 그렇다.
이 책은 자가면역질환, 그것도, 혈관을 통해 신경까지 손상되었으나,
도전과 용기로 끝까지 그 힘든 과정을 지나왔고, 혹은 지금도 견뎌내고 있는 일상이 도전인 한 사람의 이야기다.
척-스트라우스 증후군 (Churg-Strauss Syndrome, CSS)
몰랐다.
연관검색어가, #자가면역질환 #혈관염 #전신질환 #천식 ...
이 아픈 이야기를 작가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웃으면 안되는데, 웃겼다.
스쿼트 20개보다 계단 3개에서 울컥했는데, 참았다. 그런데 올가면 내려와야한다는 것에서 마치 내가 계단을 겨우겨우 3개 오른 사람같았다.
내려와야한다니...
누가 그랬더라?
“올라가면 내려와야하는데, 그 산을 왜 오르나요?”
라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니까요”
라고 답한 사람이 있었다.
질문한 사람은 정상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생각했고,
대답을 한 사람은 정상에 오르는게 아니라, 그저 산에 오르는 그 과정이 목표라고 말한 것은 아닐까?
작가도 마찬가지다.
계단 3개가 목표가 아니라, 3개의 계단을 오르고 내려오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계단을 올랐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려왔다.
이 작가를 모른다. 모르는데, 그냥...
눈 앞에서 침대에 누워서 무자비한 병원 일상을 견디고, 그걸 견디면 자유롭다고 말하는 그 상황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병원을 여기저기 다니는 모습도 왜 그렇게까지 할수 밖에 없었는지 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지만, 알것 같다. 그래서 KTX지만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그 표현을 너무 유머러스하게 해서 웃으면서 울었다. (이럼 거의 다중이지만…. 어쩔수 없다.)
재활을 위해 쇼핑몰을 걷는 그의 모습도 눈 앞에 영화처럼 펼쳐졌다.
한걸음 디딜 때 마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통증. 이것은 신경통일 것이다.
신경통. 신경이 손상되었으니, 그에 후유증으로 신경이 느낄수도 있을 것같다.
신경이 느끼는 통증과 그냥 근육이 느끼는 통증은 다르다.
(중략)
치과에서 신경치료할 때, 그 치료하는 이 한 부분이 아파도 온 몸이 다 아픈데,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온몸이 연결되어 있는 신경이 한걸음 걸을 때 마다 아팠다고 생각하면... 진짜 대단한 것이다.
그가 견딘 고통이 인어공주에 비할바인가.
그저 포기하지 않아줘서.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줘서.
그리고 이 글을 남겨줘서,
그리고 내가 이 글을 읽게 해줘서.
이 글이 내게 와 준 모든 과정이 감사하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종이책을 출간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