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빵집
김혜연 지음 / 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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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에도 저마다의 표정이 있다고 했다. 즐거워 보이는 빵이 있고 우울해 보이는 빵이 있다고 했다. 태환은 아무리 봐도 그게 그거 겉은데, 윤지는 신중하고 진지했다. 그러곤 한참 만에 "오늘은 얘를 먹어줘야겠다.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우울해보이는 애를 달래 줘야지."하며 비슷한 것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 들었다. 그렇게 고른 우울한 빵을 뜯어 먹으며 집까지 걸어갔다. 길에서 만난 고양이와 새들에게도 한 조각씩 떼어 주면서.

오늘은 얘를 먹어줘야겠다.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우울해보이는 애를 달래줘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이 엄청난 인물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장편소설을 읽어내려갔다.






 

210쪽밖에 안되는데 18개 장으로 나뉘어있어서 짧은 흐름으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던 책.

그러나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빠르게 넘길 수가 없었다.


나의 딸, 나의 형제, 나의 친구, 나의 애인, 나의 이웃을 잃게 한 일이 한가지 사건은 아니다.

모두들 예측하듯

아까 우울해보이는 빵을 달래주던 태양처럼 밝은 소녀 윤지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다가 태양에게로 간다.

세월호와 관련된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또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빵집 알바생 하경이는 군대에서 형제를 잃는다.

비교적 크게 다루어지지는 않지만 군대에 간 오빠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자살을 했다는 결과.....




이들이 모이게 된 곳이 '빵'집.

다양한 빵들과 함께 다양한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여러개의 장에서 정말 여러명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p196. 세 단계만 건너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적 있다. 이 작은 동네에선 세단계까지 갈 필요도 없을 것이다.


..




솔직히 이 소재를 다룬 이야기를 읽을때마다 무언가 무거움이 있었다.

미안함보다 무거운 어떤 무언가.


그런데 작가의 말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나까짓게 뭘 안다고 그들의 아픔에 대해서 쓰겠다는 건가, 자책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거짓말을 쓰는 거라고, 원래 이야기 만드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모티프를 얻어서 거짓을 지어내는 거니까 감정이입 하지 말자며 다시 꾸역꿍ㄱ 썼다. 이걸 끝내야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도 다른 많은 작가들의 컴퓨터 안에도 그날에 대한, 그렇게 어이없게 바다에 갇힌 어린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 조각들이 들어있을 것이다.


이건 그저 슬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 아침에 잃어버린 이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 그들에게 갓 구운 향극\ㅅ한 빵을 먹이고 싶었다. 그들 모두 함께라면 슬픔이 조금은 덜어질 수도, 힘을 좀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이 어줍짢은 이야기가 누군가의 상처를 더 깊어지게 하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다.


착한 사람들만 나오는 이야기를 쓰게되는 작가님의 착한 마음이 보이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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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의 캘리북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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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를 가르쳐주는 책이나

캘리그라피 완성본을 모은 작품집은 본 적 있지만

캘리북은 처음이었다.

엽서책 같은건가? 어떤 느낌일지 신기하고 기대되었다.



 

그렇게 호기심을 가지고 열어본 캘리북.

마치 작은 상자를 열듯이 표지처럼 구성된 뚜껑을 열면

알록달록한 작품들이 기다린다 

저기 센스있게 마련된 빨간 끈을 잡아당기면 

캘리그라피가 쓰인 엽서들을 꺼내기 쉬워진다.




 

이렇게 좋은 말들로 가득한 캘리북.

앞면만 봐서 좋은 말을 예쁘게 쓴 것만 있는줄 알았는데

뒷면에 이런 글이 쓰여 있었다.

카드마다 다른 내용이라서 길이는 서로 다른데

어쨌든 캘리'북' 이라는 특성에 맞게 책 처럼 짧은 글을 담기도 했다.

앞면의 캘리그라피 작품과 뒷면의 글씨가 잘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은 말들이 담겨있다.



 

그리고 앞면의 캘리그라피에는 글씨만 있는 것이 아니다.

ㅇㅁㅂㅎㅍ같이 닫혀있는 자음에는 알록달록 색칠도 되어있는데

글의 내용에 걸맞는 색을 가지고 있다.


뒷면의 글 옆에는 항상 그림이 있는데

나뭇잎을 가지고 그린듯한 그림이다.

사물 이어그리기랄까?



 

작가가 고른 문구와 그에 맞춘 글.

작가의 상상력으로 본 나뭇잎 등

캘리북이라는 신선한 장르를 잘 열어준 것 같다.





 

어울리는 한장씩 선물을 해도 좋을 것 같고,

액자같은데에 넣어 전시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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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국 소설의 첫 만남 10
김애란 지음, 정수지 그림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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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과 함께 그 재료에 난 칼자국도 함께 삼켰다. 어두운 내 몸 속에는 실로 무수한 칼자국이 새겨져 있다. 그것은 혈관을 타고 다니며 나를 건드린다. 내게 어미가 아픈 것은 그 때문이다. 기관들이 다 아는 것이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는 말을 물리적으로 이해한다.

 책의 첫부분부터 마음을 울리는 말이다.

보통 기억에 남는 글귀는 내용을 어느종도 전개한 후 감정을 몰입했을 때 나오게 마련인데? 이 작품은 단편소설이어서 그런지 첫장면부터 마음에 새기고 싶은 글귀가 나타났다.






 

하긴 칼자국이러는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표지에 삽화 없이 제목만 있었다면 칼자국이 어두운 것들과 관련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다행히 삽화덕에 엄마가 주방에서 요리하는 것을 표현하려하는 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렇게 삽화는 큰 비중을 차지하며 책의 곳곳에 있다.

책을 안읽는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겠다는 책의 취지에 맞는 구성이다.

작품의 진행에 중요한 부분에 삽화가 실려있어, 책의 내용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학생들과 삽화와 내용의 관련성 등에 대한 질문을 나눌 수도 있다.



책을 안읽는 아이들을 위한 요소는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책의 두께이다.

1센티미터도 안될 것 같은 엄청 얇은 두께.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

이 둘이 합쳐져서, 아니 삽화까지 함께 합쳐져서 

책 안읽는 아이들도 신기해서 한 번 쯤 집어들게 하는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안 읽는 아이들을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고 하는 의도에 걸맞게

단편 하나만을 책으로 만든 이 책은 얇지만 이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을 알려주어 이 책을 통해 다른 책으로 더 나아가는 뿌듯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소설과의 첫만남 시리즈는 독서력세트 3권, 표현력 세트 3권, 마중물 세트 3권으로 구성되어있었는데

김애란 작가의 칼자국은 새로운 세트인 공감력 세트에 있다.

현덕의 하늘은 맑건만, 스콧 니컬슨의 뱀파이어유격수와 함께 모이면 어떤 공감력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된다.


**출판서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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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클래식 오디세이 7
다자이 오사무 지음, 뉴트랜스레이션 옮김 / 다상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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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고전 중의 하나로 꾸준히 읽히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고전들이 다 그렇듯,

출판사마다 각자의 시리즈로 이미 출판을 했고,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10년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서 선뜻 구입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러던 중 읽게 된 다상 출판사의 클래식 오디세이 시리즈.

노인과 바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오만과 편견, 데미안, 젊은베르테르의 슬픔

을 펴낸 이 시리즈는 그 일곱번째 작품으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골랐다.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한번 접해본 출판사라 신뢰는 이미 있었고

노인과 바다나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은 편집과 구성, 원문의 느낌을 살리는데에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고 하여

일본 문학인 인간실격에도 기대를 걸어보았다.


과연 읽는 데에 걸리는 것 없이 술술 잘 읽혔다.

원래 잘쓴 글도 번역을 잘 못하면 어렵고 난해해지는 반면

원래 어려웠던 글도 번역을 통해 잘 풀이해주어 몰입이 잘 되는 경우가 있기마련이다.

물론 원래의 글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몰입하며 잘 읽히는 책이었다.

.



 


그리고 이 책은 인간실격 외에도

다자이오사무의 또다른 작품인 여학생을 싣고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삶이 투영되어있다는, 거의 자전적 소설같은 느낌아라는 인간실격을 읽은 뒤

그의 또다른 작품을 읽어보는 것은

작가와 작품에 대해 보다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주인공 요조가 쓴 수기 세 편을 읽은 작가가 이 수기를 엮어 책으로 만든다는 약자식 구성의 이 소설은 요조가 스스로에 대해 인간 자격이 없다고 하는 부분이 정말 안타까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호리키가 나를 그렇게 여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인간자격이 없는 사람이었으니까요.


요조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걸까?

다케이치가 요조에게 말한 두가지 중 여자를 홀리겠다는 한가지만 실현되었다. 화가가 될 거라는 말이 실현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말에 힘이 있는걸까?

익살을 부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요조와 호리키의 차이는 무엇인가?

요조가 서로 다른 성격인 다케이시와 호리키와 친해진 것은 무엇때문일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출판서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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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홍콩.마카오 (2019년 최신 개정판) - 홍콩 디즈니 리조트.심천, 3권 분리 가이드북 Close up (에디터) 2
유재우.손미경.김형일 지음 / 에디터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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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면 근처로 가게 된다.

아시아여행 중 갈만한 곳은 요즘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기본은 홍콩 마카오 아닐까?


가까우면서 발전되어있고

심지어 영어도 잘 통하는 곳!

여행을 다니다보면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내가 영어를 잘 못해도 알아듣는 반면

영어를 못 하는 사람은 내가 영어를 잘 못할 때 알아듣기 힘들어한다.

당연한건가...

아무튼 영어를 잘 하는 홍콩은 짧은 영어실력으로 가기 적절한 곳!







 

이런 가이드북이면 으레 함께 담긴 

쿠폰들, 맛집 가이드, 다양한 여행코스!


그런데 쿠폰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2018-19용이고 발매도 2018년 6월인데

쿠폰의 유효기간은 7월 31일까지.

어제까지다! 신기한 일이다.


그래도 맛집 가이드는 잘 나와있다.

메뉴를 고르고 손가락으로 짚어서 보여주면 주문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친절하고 재미있는 페이지까지.


이런 필담같은 의사소통 방법은 택시 기사님께 목적지 호텔을 설멸할 때에도 유용하다

사실 음식점은 한국인들이 많이 가면 한국어 메뉴판을 따로 준비하거나

항상 시키는 메뉴가 같으니 대충 알아듣는다.

그러나 택시기사님들은 어떤 사람을 어디로 데려다줘야하는지 변수가 너무 많아서 정밀한 의사소통이 꼭 필요한데,

마침 얇게 자를 수 있는 맵북에 있는 이 자료는 실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지하철 역 나오면 보이는 광경을 파노라마식으로 담은 것이다.

물론 가게들이 바뀌면 광경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복잡한 지하철 역 잘 나왔는지 한번 더 꼼꼼하게 확인하게 해주는 친절함에 놀랐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독자들을 배려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자랑하는 다양한 여행코스!

다들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떠나려하는 요즘.

매우 유용하게 쓰일 참고자료이다.

이 코스에 자기 취향별로

꼭 보아야할 것, 꼭 가야할 곳, 꼭 먹어야할 것을 추가하여

나만의 여행계획으로 바꿔 출발한다면

알차고 즐거운 여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추석쯤 홍콩 표가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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