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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일등일까요?
시아오메이시 지음, 박지민 옮김, 이현 감수 / 예림당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들한테 말한다. '너 공부 1등했니?, 미술대회에서 1등 했니?' 등. 우리가 아는 1등은 이런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야 되어야 1등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1등의 의미를 이렇게 심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빙이라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그림대회에서 1등을 하는 아이이다. 친구들도 따빙의 그림솜씨를 모두 인정하고, 친구들의 그림을 자신 마음대로 고치는 따빙에게 늘 불만이지만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왜? 언제나 따빙은 1등이니까.
그림대회의 심사위원으로 나가는 따빙은 자신감에 가득차 있다. 자신의 머리속에 있는 그림들이 모두 1등이라고 생각을 하고 심사위원의 자리에 앉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본 그림들은 따빙의 생각과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 그림들이다.
잠자리가 그린 '우리집'이라는 그림을 보고 따빙은 불만을 말한다. "정말 이상해. 그림에 점밖에 없잖아!" 이 말에 잠자리도 기분이 나빠서 따빙에게 말한다. "난 이만 팔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모두 점으로 보이는 건 당연한 거야!"라고.
맞는 말이다. 잠자리에 눈에 비친 우리집은 점으로 밖에 보일 수 없다는 것을 따빙은 나중에 알게 된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다. 따빙이 좋아하는 그림은 아니지만, 모두들 자기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두에게 1등이라고 말한다.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생겼다. 각자 보는 눈들이 다른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나만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었다. 나도 그렇게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다. 분명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주어야 하는데, 어른의 관점에서 어느 것이 옳은 일이고, 잘못된 일인지를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너의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들 내 틀안에서 판단하고, 따라주기만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내 아이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고 함께 얘기를 나누는 엄마가 되리라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