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까까머리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9
임정진 글, 윤정주 그림 / 시공주니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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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아이들과 시내를 나갔다가 길거리에 달려 있는 연등을 보았다. 예쁘게 매달려 있는 연등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다.

“나영아, 저 등을 왜 달았는지 알아?”“글세?”
“조금 있으면 석가탄신일이라서 달아 놓은 거야?”
“석가탄신일이 뭔데?”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이잖아. 석가탄신일은 부처님이 태어나신 날이야”
“근데, 왜 석가탄신일에는 선물을 안줘.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시는데....”

아이의 말을 듣고 남편과 나는 한참을 웃었다. 근데, 생각해 보니 아이의 말도 맞는 것 같다. 왜 석가탄신일에는 선물을 안 줄까? 똑같이 태어난 날인데...

 책은 불교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민이라는 아이는 할머니 손을 잡고 처음 절이라는 곳에 가서, 신기한 것도 보게 되고, 까까머리 친구도 사귀게 된다.

절에 처음 들어서자 민이를 반겨주는 것은, 무서운 얼굴을 한 사천왕이었다. 사천왕이 왜 그곳에 서 있는지를 알게 되고, 할머니가 절을 하시는 동안, 대웅전 주위의 예쁜 단청도 보게 되고, 그곳에서 까까머리 친구인 광덕이를 만나게 된다.

광덕의 도움으로 민이는 절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면서, 운판, 법고, 목어, 공양간 등 절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알게 된다.
밤에는 연등을 들고 큰길로 나와 행렬을 해보는 민이와 광덕이의 표정이 절에 가면 흐뭇하게 웃고 있는 부처님의 모습과 닮은 듯 하다.

며칠만 있으면 석가탄신일이다. 크리스마스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석가탄신일은 아이들이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을 함께 보면서 석가탄신일에 대해서 이야기도 해 보고, 절이라는 곳이 불교를 믿는 사람만이 아니라 전통 문화가 있는 곳으로 알고 가본다면, 예쁜 단청도, 은은하게 들려오는 풍경소리도, 도시에서는 잘 들어 보지 못한 소리들을 아이들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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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막내야 사계절 그림책
배봉기 지음, 김선남 그림 / 사계절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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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딸아이가 둘이 있다. 작은 딸 아이는 7살이 되었는데도, 밖에 나가면 나의 품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막내라는 이유로 나의 곁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이면 학교에 가야하는데, 잘 다닐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잘 하리라는 믿음으로 지켜보려고 한다.

엄마 민들레 몸에 붙어 있는 다른 씨앗들이 봄바람에 실려 여행을 떠났음에도 막내 씨앗은 엄마의 품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엄마와 떨어진다는 두려움.

낯선 곳을 혼자서 여행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엄마도 막내를 품에서 보내고 싶지 않지만, 그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엄마에게도 용기가 필요했다.

엄마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해주면, 여행을 하면서 좋은 곳에 내려 앉아 꽃이 되어, 친구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막내에게 들려주면서도 엄마는 오랫동안 잠이 들지 못한다. 이슬로 막내의 얼굴을 꼼꼼히 씻겨 준 엄마는, 막내에게 오늘은 여행을 떠나라고 얘기를 하고, 엄마의 말에 용기를 얻은 막내는 엄마의 품에서 떨어져 바람의 등에 올라타서 여행을 간다.

막내 씨앗은 용기를 내어 엄마의 품에서 떨어졌지만, 막내를 떠나 보내야 하는 엄마의 눈에는 이슬이 맺혀 있다는 이야기가, 우리네 엄마의 모습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다.

나의 품에서, 엄마가 없으면 안된다고 했던 아이들이 어느새 엄마의 품에서 떨어져 나갈 때, 엄마가 느끼는 허전함이 민들레 엄마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평생을 아이들이 내 품에서 떠나지 않기를 바랄 수도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되지만, 아이가 손을 놓을 때 엄마가 싫어서 뿌리치고 나가는 손길이 아닌, 엄마의 안정된 품에서 살며시 손을 떼어 놓았으면 좋겠다.

내년이면 학교에 가야 하는 나의 작은 딸이도 막내 씨앗처럼 용기를 얻고, 나의 품에서 살며시 손을 놓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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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다립니다... 속 깊은 그림책 2
다비드 칼리 지음, 세르즈 블로크 그림, 안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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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보기에는 내용이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빨간 끈의 처음 실타래를 풀어서 시작되는 이야기의 첫 내용은 '나는 기다립니다. 어서 키가 크기를'이다. 작은 남자아이가 빨간 끈을 잡아 당기면서 키가 크기를 기다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의 인생이 담긴 내용이다.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으며, 평생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노후에 무엇을 기다리면 살고 있을까를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책에 나오는 주인공이 나이가 들어, 초인종 소리를 기다리고 있듯이, 지금 나의 부모님도 나의 초인종 소리를, 그리고 손녀들의 초인종 소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려서는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고, 어른이 되어서는 사랑이 찾아 오기를 기다렸고, 아이가 생기기를 기다렸고, 부부간에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미안해 라고 하는 말한마디를 기다리고 있다고 풀어가는 이야기 책.

우리의 어린시절부터 노후까지 모두를 빨간 끈을 이용해 풀어가고 있다.

지금 30대 후반을 살고 있는 나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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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줄걸 그랬어 - 달리 초등학생 그림책 13
존 J 무스 지음, 이현정 옮김 / 달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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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심이라는 곰이 우리집 뒷마당에 나타났다면 어땠을까? 평심이란 뜻은, '고요한 물'이라는 한자어의 이름이라고 한다. 그 뜻에 맞게 이 책의 이야기는 고요한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아무런 내용도 없이 고요하기만 한 책은 아니다. 평심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잔잔히 변화시키는 내용들도 가득하다. 평심이의 푸근한 모습처럼 푸근한 이야기들.

평심이가 애디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소박한 라이 아저씨의 이야기이다. 얼마 안되는 살림살이를 온통 헤집어 놓은 도둑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아저씨. 라이 아저씨는 어떤 손님이든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벖이 없다. 그래서 도둑에게 줄 선물을 찾아 보다가 하나밖에 없는 가운을 벗어 도둑에게 주었다. 낡고 해진 옷을. 그러고는 도둑이 간 뒤, 아저씨는 낡은 옷 밖에 줄 수 없었던 것을 미안해 하며, 아름다은 달을 주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는 이야기이다.

도둑은 그 낡은 옷을 받아 가면서 무엇을 느꼈을꺄? 아마, 아무것도 가져갈 것 없는 집에서, 낡은 옷을 건네준 라이 아저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심이가 마이클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어느 농부의 행운에 관한 이야기이다. 농부의 이야기에서는, 행운과 불운은 함께 섞여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불운이 있다고 한탄하고 있지 말고, 그 뒤에는 행운이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는 이야기.

평심이가 막내 칼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수도승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에서는, 지난 일에 대한 불평을 하고 있으면 그것에 나에게 짐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불편은 나에게 등에 업은 짐밖에 되지 못한다. 그것을 내려 놓으면 내 마음과 몸이 편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였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을 한다면, 나의 마음이 불편할 것도 없을 것이다. 내가 편하기 위해서 먼저, 내가 등에 업고 있는 것부터 내려 놓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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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 바꿔 주세요! 웅진 세계그림책 109
다케다 미호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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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의 짝꿍은 심술맞은 공룡이다. 수학시간에 손가락으로 계산하는 은지를 놀리고, 책상에 금을 그어 놓고 넘어오지 말라고 심술을 부리기도 한다. 은지가 못하는 것은 계속 놀리고 트집을 잡는 짝궁 민준이 때문에 은지는 학교에 가기 싫다. 아침이면, 배가 아팠으면 좋겠고, 열이 났으면 좋겠는데, 은지는 아무렇지도 않다.

어느날, 종례시간에 은지가 제일 좋아하는 분홍 연필을 민준이가 부러뜨리고, 그것에 화가 난 은지가 민준이에게 지우개를 던지고 집에 와 버렸는데, 그 다음날 은지는 학교에 가기가 두렵다. 왜냐하면, 민준이가 때릴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교문을 들어가는 은지에게, 민준이는 등을 툭 치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심술궂은 공룡의 모습에서 민준이는 다정한 친구의 모습으로 끝이 나는 그림책이다.

어린시절, 우리도 책상에 금을 그었던 기억이 나고, 친구가 싫어서 학교 가기 싫었던 기억도 떠올리게 했던 그림책이다. 아이들에게 친구와의 관계는 중요하다. 관계를 잘 형성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방법들을 배워야 하겠구나를 생각해 봤다.

나의 감정이 좋고, 나쁨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안다면, 민준처럼 심술쟁이 짝꿍을 만나도 은지처럼 속으로 앓고 있지는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은지의 마음을 알아준 민준이의 모습이 공룡이 아닌 제 모습으로 끝이나는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미소를 번지게 한 책이다.

아이들과 나의 짝꿍에 대해서 한번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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