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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하고 힙한 영국 - 아주 오래 산 사람에게만 보이는 영국의 매력, 한국출판학회 선정 2022 올해의 책
권석하 지음 / 유아이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유럽에서 유일하게 가본 나라 영국. 어떤 한 선수(손흥민)의 전성기 경기를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이 우선되어 가게 됐지만 그 외에도 영국은 나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로 넘쳤다. 빨간 이층 버스, 최초의 지하철, 피시앤칩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 매해 연말이면 꼭 보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쓴 작가 디킨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까지..... 정말 내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즐기는 콘텐츠의 작가분들이 영국 작가였다. 미술은 어떻고? 뱅크시...호크니...등등 그들이 사는 영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그 영국에 오래 살아 본 분이 오래 살아야지만 보이는 영국의 핫하고 힙한 것을 알려준다니 냉큼 읽었다.
[핫하고 힙한 영국 / 권석하 / 유아이북스]
다섯 장으로 나눠서 이야기한다. 첫 장은 영국 왕실 이야기다. 영국에도 법이 있지만 문서로 된 헌법이 없다는 게 쇼킹했고, 필립공과 다이애나 해리로 이어지는 서사가 흥미로웠다.
두 번째 장은 영국과 한국을 잇게 만든 컬처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국 언론? 국민이 조명하는 손흥민에 대해서 자세히 다뤘고 BTS로 인해 생긴 변화도 짧게 다룬다. 이후 기생충이 왜 영국에서 외국영화 중 가장 성공한 영화가 됐는지를 분석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흥미롭더라. 외에 한식과 이민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간략하게 다뤄졌다.
세 번째 장은 영국의 결혼, 휴가, 골동품, 유머,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재밌게 읽은 파트인 것 같다. 오래 살아보지 않으면 모를 내용에 가장 들어맞는 것 같은 파트이기도. 결혼식을 깊은 관계의 친한 사람들에게만 청첩장을 보내 치른다는 점과 휴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리(6개월-1년 전)부터 계획한다는 것, 골동품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40년 넘게 시간 변동도 없이 꾸준히 이어진다는 것, 유머를 중시한다는 것. 장례식 때 돈을 내지 않고 미리 지정해놓은 기부처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한다는 것까지. 하나도 아는 게 없었던 탓에 재밌게 읽었다.
특히 장례식 때 고인이 미리 지정한 기부처에 기부하는 문화는 꼭 가져오고 싶더라. 또한 묘지를 집에서 가까운 곳에 두고 싶어 한다는 정서? 사고방식도 마음에 남았다.
네 번째 장은 부동산, 주민등록증, 인종차별, 토론 사회, 욜드족 이야기를 담았다. 주민등록증 파트에서 국가가 국민을 다스리게 하지 않는다는 말이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인종이 수업을 같이 들으며 자연스레 다양한 인종에 적응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고 토론 사회 부분 읽을 때는 어릴 때 글쓰기에 공들인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그들이 쫄지않고 분명하고 조리 있게 말하는 근간에는 이런 교육이 뒷받침되어 있다고.
마지막 장은 지금의 영국인을 만든 영국인이라는 주제로 4명의 인물을 다뤘다.
나는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 곰곰이 생각했다. 이 책이 왜 핫하고 힙한거지? ㅋㅋ 그래서 네이버에 [핫하다] 와 [힙하다]를 검색했다. [핫하다]는 매력이 넘치고 섹시하다. 열정적이라고 나온다. [힙하다]는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고 나온다.
표기를 읽고 나니 인정하게 됐다. 이 책은 핫하고(매력 넘치고) 힙한(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는) 영국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