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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실패가 쌓여 우주가 된다 - 김지은 인터뷰집
김지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1월
평점 :


무척 아끼는 단어 중 하나가 '실수'다.
실수라는 글자 자체가 귀여워서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실수가 내포된 많은 에피소드를 좋아하기도 한다.
또한 실수가 꼭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실패 역시 꼭 실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패를 담은 인터뷰집이 있다네?
누적 조회수 5000만 인터뷰어가 만든.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생각과 맛 닿아 있는
인터뷰로 가득할 거란 기대가 들었고 부랴부랴 읽었다.
[우리의 실패가 쌓여 우주가 된다 / 김지은 / 휴머니스트]
인터뷰집을 건너뛰기 없이 완독해 본 적이 처음이다.
기대감을 충분히 채워 준.
무엇보다 내 딸이 실패에 매몰되어 있을 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돌 심리상담사 조한로님 이야기부터 마음이 콱 얹혀서 질주했다.
아이돌이 되기 전 연습생 신분인 친구들은 매일매일이 수능 보는 마음으로 산다는 비유에 그렇겠구나 싶었고, 그런 친구들이 힘들어할 때 어떻게 해주냐고 하니깐 실패하면 끝장이라는 생각을 실패할 수도 있지 또는 실패가 내게 주는 게 뭔지로 나아가야 할 때 동행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그동안 막연했던 상담가에 대한 이미지가 정리도 되고 주변의 누군가가 실패로 끝장이라는 생각을 하면 같은 맥락으로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원만하지 못했던 가정, 그러니깐 사랑이 없는 가정이 자신의 근본적인 실패라고 말하던 탈가정 청년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가정의 달(5월)의 이면도 생각해 보고, 근본적인 실패를 딛고 새로운 선택을 해서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운 청년에게 힘껏 응원의 마음을 보냈다.
데니스홍의 이야기에서는 실패해도 OK?라는 말을 건져올렸고,
(해당 문구를 캘리크라피 작업해서 집에 걸어두고 싶다.)
지금까지 연기해 온 이유를 찾고 싶어 연기를 했다는 김혜수는 그 이유를 여전히 못 찾았다고. 그게 실패라고 한다. 근데 그게 나라는 사람임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실패는 최소한 했다는 뜻이고 가능성이라는 말은 너무 멋졌다. 맞지 않나?
마약에 중독되었다가 회복되어 현재는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재활시설을 운영하는 분의 실패 정의도 좋았다. 저스트 하나의 경험. 실패를 통해 자신이 깨달은 도가 있다면 그것은 버티기라는 것도.
마지막에 담긴 카이스트 실패 연구소 조교수는 실패란 시간의 지남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활용되는 경험'이라고 했다. 나 역시 책을 읽기 전이나 지금이나 무척 공감하며,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집이 시리즈로 계속 나오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