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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의무 - 어른의 노력이 모든 것을 바꾼다
야마다 레이지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나에게 꼰대라는 단어는 슬램덩크에서 나왔었지만 뜻은 정확히 모르고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었던 말이다. 당시에는 별로 쓰이지도 않았던 이 말은 어느새 꽉막힌 어른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그 단어가 요새 자주 들리는 이유가 정말 유행이라서 그런 것인지, 단어가 나타내는 기성세대에 내가 진입하고 있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이 책에 대한 추천의 글을 적어 준 하지현 교수님에 의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어른들을 나타내는 단어로는 아재와 꼰대가 있다. 단어의 뉘앙스에서 느껴지듯, 아재는 나이어린 세대들이 귀엽게라도 봐주는 느낌이지만 꼰대는 부정적인 느낌을 가득 안고 있는 말이다. 흔히, 젊은 세대의 입장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의 자기 경험에만 사로잡혀 '노~~오~~력'만을 강조하는 존재로 묘사되는 꼰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다지 어렵게 찾아볼 수 있는 듯하다.
저자의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어른은 연장자로서 후배들로부터 존경과 권위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러한 권리를 누리려면 권리만이 아니라 그에 대응하는 "어른의 의무"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어른의 의무"를 3가지 정도로 제시하고 있는데,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척하지 않는다", "기분좋은 상태를 유지한다"가 그것이다.
원래 연장자에 대한 존경과 권위는 축적된 경험이 사회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요소였던 과거 농경사회, 그리고 장유유서로 대표되는 유교적 문화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가 그러한 존경과 권위를 다음세대에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짧은 시간내에 변화되기는 힘들었을 거다. 특히나, 지금과 같이 변화의 흐름이 매우 빠른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어른이 후배 세대에게 그렇게까지 숙여가며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지 않냐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여러가지 측면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데, 저자가 자주 강조한 부분이면서 내가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은 정보의 흐름에 대한 내용이었다. 결국 어른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후배 세대와 제대로 소통할 수 없으며,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고인 물이 되고 말 것이라고.
사실, 지금의 젊은 이들은 어른들이 "요즘 젊은 것들은 패기가 없다"라거나, "우리 때는 말이야~" 하면서 무용담을 늘어놓지 않아도 충분히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행동하고 있다.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절이 아닌,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지금의 시대에서 과거의 영광스러운 시절을 논하며 왜 더 노력하지 않느냐고 자기 관점에서만의 조언을 하는 어른들에 대해 젊은이들이 절망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거다.
굳이 어른의 의무로서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일반적인 사회생활, 좀더 폭넓게는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일들로 바꿔서 읽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