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
해원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원 작가의 세 번째 장편 소설, "아카식: 우리가 지나온 미래"는 스릴러, SF, 판타지, 초능력, 그리고 타임슬립이라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가 결합된 작품입니다. 이전 작품들인 '슬픈 열대'와 '굿잡'에서 강렬한 여성 주인공과 현실적인 구원을 그려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판타지적이고 거대한 서사를 통해 비정한 현실을 바꿔야 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특히, 이 작품은 인간의 운명과 시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현실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들이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아카식"은 시작부터 독자를 강렬하게 끌어들입니다. KTX 열차 실종 사고라는 현실적인 설정이 초능력과 시간여행이라는 SF적 요소와 결합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주인공 선영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언니 은희와 함께 은둔형 외톨이처럼 살아가지만, 언니가 열차 사고와 함께 사라지면서 이야기는 급격하게 미스터리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이러한 설정은 독자에게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긴장감을 주며, 현실과 초현실이 뒤섞인 독특한 세계관을 창조합니다.



작품 속 선영은 기억을 잃은 상태로 살아가며, 그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탐색합니다. 언니를 찾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오지만,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와 언니가 전혀 다른 실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혼란을 겪습니다. 선영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언니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은 작품의 중요한 축입니다. 이는 단순한 액션 서사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기억과 존재, 그리고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해원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보다 따뜻한 톤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작들에서는 비극적이고 슬픈 구원이 강조되었지만, 이번에는 주인공이 현실을 직접 변화시키며 미래를 바꾸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언니를 찾기 위해 세상을 헤쳐 나가는 선영의 여정은 단순한 구원이 아니라, 세상과 자신을 구원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주인공 선영은 단순히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과 사라진 언니를 찾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존재와 운명을 바꿔야 하는 거대한 임무에 맞서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의 비밀을 점점 더 알아가며, 그 안에서 진정한 구원을 찾으려 합니다.

특히, 선영이 가진 튜너라는 능력과 안테나로서의 정체성은 단순한 초능력이 아니라, 아카식 레코드와 연결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는 철학적이고 심오한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시간과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바꿀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바꾸려는 시도가 진정한 구원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은 작품 내내 지속되며,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인상 깊었던 문장

“튜너로 태어날 확률도 희박한데, 당신은 안테나예요. 30억분의 1이라는 가능성을 뚫고 태어난 겁니다.”


주인공 선영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처음으로 의문을 가지게 되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녀가 단순한 사건의 피해자가 아니라, 사건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운명과 정체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 소설에서 선영은 언니를 찾기 위한 여정에서 자신을 찾아가고, 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사람들과의 연대를 배웁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소설의 마지막에서 선영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하며, 독자들에게 따뜻한 여운을 남깁니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노스탤지어는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자, 잃어버린 시간과의 재회를 상징합니다. 이러한 정서는 이야기 전반에 걸쳐 흐르며, 독자들에게 감정적인 깊이를 더해줍니다.

작가는 일상적인 배경에서 시작해 점점 더 비현실적인 세계로 독자를 이끌어 가며, 이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현실의 경계를 서서히 허물어버립니다. "아카식"은 SF, 스릴러, 미스터리, 액션,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자에게 강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중간중간 벌어지는 총격전이나 첩보 액션 장면은 마치 영화 속 장면을 보는 듯한 스릴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빠른 전개는 독자들로 하여금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이야기를 더욱 스피디하게 이끌어 갑니다.

또한 데미안이라는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과의 로맨스는 이야기의 긴장감을 적절히 완화해주며, 두 인물 간의 케미는 독자에게 작은 재미를 선사합니다. 하지만 이 로맨스가 이야기의 중심을 차지하지 않고, 전체적인 스토리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가 더욱 탄탄하게 느껴집니다. 타임슬립과 구원, 초능력과 현실적인 미스터리가 복잡하게 얽힌 이 소설은, 그 자체로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며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특히 주인공 선영의 성장은 이 작품의 중심을 관통하는 중요한 요소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SF와 스릴러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작품을 놓치지 않기를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가가 사랑한 와인 - 와인잔에 담긴 미술관
이지희 지음 / 더블북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과 와인은 각각 그 자체로도 깊은 감동을 주는 예술적 분야지만, 이 두 가지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이지희 작가의 "화가가 사랑한 와인"은 미술 작품과 와인의 결합을 통해 감각과 영혼을 동시에 자극하는 새로운 미학적 경험을 제안합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소믈리에로 활동하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은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며, 미술과 와인이라는 각기 다른 두 예술을 하나로 엮어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과 미각을 선사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미켈란젤로, 르누아르, 피카소 등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작품에 어울리는 와인을 페어링하여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미술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그 작품에 걸맞는 와인의 향과 맛을 함께 상상하게 함으로써 예술적 몰입을 극대화시킵니다.

오귀스트 로댕의 조각품에 대해 설명하며, 로댕의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고귀함과 심미성에 샴페인이 어울린다는 저자의 해설은 신선하고 설득력 있습니다. 샴페인의 기포가 로댕의 섬세한 조각처럼 생동감 있게 다가오는 순간, 독자는 예술과 와인이 어떻게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지 체감할 수 있습니다. 샴페인의 투명함과 생기 넘치는 거품이 로댕의 '영원한 봄'의 기운을 담아내는 듯한 연결 고리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또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다루며 그의 예술적 창조력이 보르도 와인과 일맥상통한다는 저자의 설명도 주목할 만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작품 속에서 인간의 아름다움과 신의 영광을 동시에 표현하려 했던 것처럼, 보르도 와인은 깊은 역사와 품격을 간직한 채, 맛과 향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특히 '아담의 창조'와 같은 걸작을 언급하며, 그 안에 담긴 완벽한 비율과 균형이 보르도 와인의 구조적 아름다움과 유사하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독자로 하여금 와인과 예술을 하나로 느끼게 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재현한 인간의 아름다움은 곧 신이 내린 아름다움의 반영이며, 인간의 영혼은 그 아름다움을 관조함으로써 신에게 다가간다." (p.43)

💬미켈란젤로의 예술이 단순히 육체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신성함과 영혼의 깊이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조각과 그림 속 인체는 단지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신의 완벽한 창조물을 반영한다는 관점입니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은 인간의 육체미를 통해 이상적인 미를 구현하는 동시에, 그것이 신성한 질서와 연결된다는 철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술이 단순한 시각적 표현이 아니라, 영적인 경험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느낍니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아담의 손끝을 보면, 그가 묘사한 아름다움이 신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궁극적으로 인간이 신에게 다가가려는 영적인 갈망을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인간의 아름다움은 신의 완벽함을 반영하며, 예술을 통해 신에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대로 본다. 그것이 거짓이라면, 바로 그 거짓이 예술의 기초가 된다." – 에드가 드가 (p.89)

💬우리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이 그 예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예술은 그러한 '거짓' 혹은 '왜곡된' 현실을 통해 새로운 진실을 만들어냅니다. 예술작품을 볼 때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작품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고, 그 해석이 바로 예술의 다채로움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니 진실을 고집하기보다는, 그 거짓 속에서 드러나는 독창적인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의 본질인 셈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생을 만들어 가는 장인이다." –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p.281)

💬마치 예술가가 재료를 다루고 작품을 완성해 가듯, 인간도 자신의 경험과 선택을 통해 인생을 조각해 나가는 존재라는 의미 같습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어진 재료가 항상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 아름다움과 의미를 창조하는 능력은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 말은 또한 삶의 불확실성과 어려움을 예술적 창조 행위처럼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실패도, 고난도 하나의 과정이며, 그것을 통해 더 깊이 있고 독특한 삶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와인에 대한 해설입니다. 미술 작품과의 연결을 넘어, 와인 그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도 함께 제공됩니다. 와인의 산지, 품종, 제조 과정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와인을 잘 모르는 독자에게도 유익하며,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와인 사전'은 와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와줍니다. 특히 부르고뉴 와인이나 시칠리아 와인과 같은 특정 지역 와인에 대한 설명은, 각 지역의 특성과 역사적 배경까지도 알려주어 문화적 깊이를 더해줍니다.



읽는 방식도 책을 반드시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저자의 말처럼 저 역시 권해 드리며, 자신의 취향이나 흥미에 따라 미술작가나 와인 산지를 먼저 선택해 읽을 것을 제안해 드립니다. 이 방식은 독자들에게 자유로운 선택을 주며, 독자 스스로가 미술작품과 와인을 연결해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책을 읽으며 작품을 보고, 어떤 와인이 어울릴지 상상해보는 것 그 또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저자가미술을 전공한 후 소믈리에로 활동하게 된 배경은 책 속에서 말하는 미술과 와인의 연결성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미술작품을 설명하면서 와인의 향과 맛, 색감까지도 자연스럽게 연결해 내는 글은, 미술작품을 단순히 시각적으로 감상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미각적 즐거움까지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 느끼는 시각적 즐거움과, 와인의 향과 맛을 통해 느끼는 미각적 쾌락이 서로 보완되며, 독자는 예술과 와인이 가져다주는 풍부한 감동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화가가 사랑한 와인"은 예술과 와인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드릴 책입니다. 미술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뿐만 아니라,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혹은 두 가지 분야 모두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미술과 와인의 미학적 조화를 통해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법을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미술과 와인이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반드시 살아남는다 - 인생2회차의 일상을 지키는 안전 가이드
인생2회차 지음, 정민영 그림, 곽경훈 감수 / 포르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재난과 위기 상황은 언제든 닥칠 수 있습니다. 매일 타는 교통수단에서의 갑작스러운 사고,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건강 문제나 자연재해, 심지어 범죄와 같은 상황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준비된 사람만이 침착하게 대처하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준비를 위해 유튜브 채널 ‘인생2회차’가 그동안 전해온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 "오늘도 반드시 살아남는다"가 독자에게 중요한 생존 기술을 전수합니다.



책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교통, 자연재해, 건강 문제, 범죄 상황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교통사고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설명하는 첫 장은 매우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급발진 차를 만났을 때는 브레이크를 두 발로 체중을 실어 힘껏 밟고, 기어를 중립(N)으로 놓아야 한다는 조언은 현실적이고도 실질적인 대응법입니다.

또 '사이드 브레이크를 활용하고, 최후에는 중앙 분리대나 가드레일 옆을 긁으면서 속도를 서서히 낮추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설명은 실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또한, 물에 빠진 차에서 탈출할 때는 창문을 깨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며, 물에 차가 잠기기 전에 창문을 깨거나 열어 탈출하는 것이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팁임을 알려줍니다. 이러한 실질적인 정보들은 생존의 골든 타임에 매우 유용합니다.

또한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다룬 챕터에서는 탈출의 골든 타임이 90초라는 점을 강조한다. 비행기가 추락한 후 90초가 지나면 산소가 급격히 공급되어 화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비행기 내부가 화염에 휩싸이게 됩니다 . 이런 디테일한 생존 팁들은 단순히 책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는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교통수단, 건강과 감염, 동물의 위협, 자연재해, 일상 사고, 범죄와 테러까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들을 다룬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 추락 시 생존 방법을 다루는 챕터에서 '점프를 하는 것은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엘리베이터가 시속 150km로 추락할 때, 10km의 점프를 한다고 해도 추락 속도는 140km로 줄어들 뿐이므로 정확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

화재 대처법 역시 매우 현실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이 나면 혼란스러워하며 올바른 대처법을 떠올리지 못합니다. 책에서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입구를 차단하고, 젖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으며,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하라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제시해줍니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들은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우리가 평소에는 간과하기 쉬운 정보들입니다.


특별히 신뢰를 주는 이유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감수를 거쳤다는 점입니다. 모든 대처 방법들이 의학적으로 검증된 정보임을 알 수 있어, 독자가 책을 읽으며 안심하고 대처 방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또한, 각 챕터 말미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Tip'이 짧게 포함되어 있어, 긴박한 순간에 기억해야 할 추가적인 팁을 제공해 준다는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겠습니다. 예를 들어, 급발진 차량에서 부딪히지 말아야 할 물체로 전봇대나 가로수를 피해야 한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정보였습니다 .

또한 위기 상황별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어, 눈으로 보고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에 빠진 차에서 탈출하는 방법이나 6장에서 나온 대처법 같은 내용들은 그림으로 직관적으로 설명되어 있어,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떠올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자는 '우리는 대처 방법을 제대로, 알기 쉽게 교육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현대 사회는 기술과 과학이 발달하며 많은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나는 괜찮겠지'라는 심리에서 비롯되며,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대처를 해야 할지 모르거나,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로 이어집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 책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줍니다.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으며, 그러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우리의 생존에 직결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줍니다. 칼부림이나 납치와 같은 범죄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라서 벌어질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방법도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인의 삶 속에서 실제로 우리가 맞닥뜨릴 수 있는 위협들을 현실적으로 다루며, 일상 속에서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지식들을 전수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평소에는 간과하기 쉬운 위기 상황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처 방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하며,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알려줍니다. 책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을 배우고, 생존에 필요한 지식들을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미리 학습하고 준비한다면, 실제로 재난이 닥쳤을 때 생사를 가르는 순간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 책은 필독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기묘한 미술관 - 하나의 그림이 열어주는 미스터리의 문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관에 걸린 예술 작품들은 그저 아름다움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속에는 시대의 아픔과 개인의 갈등, 역사와 철학, 때로는 미스터리까지 숨겨져 있었습니다. 진병관 작가의 "더 기묘한 미술관"은 이처럼 명화 속에 숨겨진 비밀과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미술 해설서로, 독자에게 그림 이면의 숨겨진 진실을 흥미진진하게 전합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미적 감상을 넘어 그림 속 화가의 의도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들이 살아갔던 시대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까지도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추천드리는 가장 큰 이유를 딱 하나 말씀해드리자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단순히 그림의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그림이 만들어진 배경과 숨겨진 이야기를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펠릭스 누스바움의 "죽음의 승리"는 단순한 종말적 그림이 아니라, 화가의 유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그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기 직전에 그린 마지막 작품으로, 그의 삶이 담긴 절규와 두려움이 그대로 묻어있습니다. 화가는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까지도 자신이 그린 마지막 작품을 통해 세상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을 것입니다. 작품을 통해 단순한 감상에서 벗어나, 그림 속에 남긴 화가들의 유언을 듣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책은 미술 작품과 화가의 인생이 밀접하게 얽혀 있는 지점을 조명하며 깊은 감동을 전한고 있습니다.

또한, 제임스 앙소르의 "예수의 브뤼셀 입성"에서 그는 예수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으며,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자신의 예술적 소외감을 묘사했습니다. 이는 앙소르가 얼마나 세상과 자신을 동일시하려 했는지를 보여주며, 그의 그림이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복잡한 상징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작가가 강조한 것처럼, "앙소르는 예수와 자신을 동일시했다. 그는 브뤼셀의 구원자라도 되려 했던 것일까?"라는 질문은 독자로 하여금 예술의 정치적 메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다루면서도 오히려 덜 알려진 작품들을 통해 독자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미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디에고 리베라의 "꽃을 파는 사람"은 단순히 아름다운 꽃을 그린 그림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림 속 여인의 무거운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처럼 책 속 많은 작품들은 아름다움 이면에 숨겨진 고통과 고단함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 점에서 진병관 작가는 "꽃의 아름다움보다 그녀 삶의 무게를 더 의식하게 된다."라며 이를 통해 삶의 이면에 있는 무게와 고통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듭니다 .

특히 목차에 따라 '운명의 방, 어둠의 방, 매혹의 방, 선택의 방, 기억의 방'으로 나뉜 각 챕터는 명화가 보여주는 다양한 주제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돕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둠의 방'에서는 삶의 밝은 면만을 강조하지 않고, 그 속에 숨겨진 고뇌와 슬픔을 함께 조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르놀트 뵈클린의 〈"이올린을 연주하는 죽음과 자화상"은 죽음이라는 인간의 필연적인 종말을 다루면서,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하는가?를 묻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두움과 그늘을 담은 그림들은 삶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진병관 작가는 그림을 통해 삶이 밝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둠과 빛이 공존하는 복잡한 세계임을 일깨워 줍니다.


3관 '매혹의 방' 중에서윌리엄 호가스의 "유행에 따른 결혼"은 18세기 영국의 사회적 계급과 경제적 결혼을 풍자하는 작품으로,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 이를 통해 우리는 미술이 한 시대를 담은 사회적 기록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4관 뭉크의 "뱀파이어"는 사랑이 구원이 되지 못하고 고통을 안겼던 뭉크의 개인적 경험을 반영한 작품입니다. 붉은 머리카락이 선혈처럼 흘러내리는 듯한 여인의 모습은, 그가 느꼈던 고통과 슬픔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작가는 그림 속 인물과 화가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며, 독자로 하여금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 너머에 있는 감정적 깊이를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5관 작품들 중 자크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은 단순한 역사화가 아니라, 프랑스 혁명 속에서 어떻게 영웅이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줍니다. 이 그림에서 다비드는 죽음조차도 정치적 도구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그림을 통해 암시하고 있습니다 .


책은 단순히 그림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 속에 담긴 역사적, 사회적, 철학적 맥락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더 깊은 예술적 감상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특히 각 작품에 대한 ‘깊이 읽는 그림’ 코너는 작품에 대한 추가적인 배경 지식을 제공하여 독자들이 작품을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새로운 눈으로 작품을 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림 속에 담긴 비밀과 미스터리를 해독하려는 지적 탐구의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림을 그린 화가의 삶과 생각을 함께 이해하며, 그들이 처한 시대와 상황을 생각해보는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예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주는 이 책을 통해 명화 속 숨겨진 이야기를 읽어내는 재미를 느끼고,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삶의 역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모든 사람에게 미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며, 책을 읽고 나면 미술관에서 마주할 그림들이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트리플 26
단요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요의 첫 소설집,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은 SF 장르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단순히 미래의 기술적 가능성만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욕망, 고통, 불안을 깊이 파헤치는 작품입니다. 또한 기술의 발달과 인간 욕망의 충돌, 그리고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위태로운 세계를 배경으로, 독자들은 단요가 창조한 세계 속에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표제작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에서는 주인공 '건록'이 음주 운전 사고로 몸이 소각되고 뇌만 남아 기술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세계가 펼쳐집니다. 건록은 자신의 뇌가 연결된 소년 목향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그를 제어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과 불완전함이 부각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변할까? 이 질문이 이 소설을 관통하며, 독자는 인간이 기술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고, 그 변화가 반드시 긍정적일 수 없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작품 속에서 기술은 통제와 소통의 도구로 작용하지만, 그 결과는 필연적으로 인간 관계와 내면의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이는 [나는, 한때 성공적인 사업가였고 지금은 통 속의 뇌인 건록은 물리적으로 닌세이 특수 병원의 3층 병동에 놓여 있다.]라는 문장에서 드러나는 현실입니다. 기술이 인간의 삶을 연장시키고 지배하는 동시에, 그 연장은 곧 비극적인 인간 소외를 불러일으킵니다.



인상 깊었던 구절

"나는, 한때 성공적인 사업가였고 지금은 통 속의 뇌인 건록은 물리적으로 닌세이 특수 병원의 3층 병동에 놓여 있다."

미래의 기술이 인간의 육체와 의식을 분리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통 속의 뇌'라는 설정은 인간의 자아와 기술이 어떤 관계에 놓이게 될지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제발!'에서는 전쟁과 사이비 종교의 요소가 가미된 미래 사회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와 가족을 추적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작품은 사이비 종교와 구원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 사회의 허상과 인간의 불안을 탁월하게 그려냈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찾는 진실과 이 세계의 허구 사이에서 고통받으며, 종교적 믿음과 인간적 갈등 사이에서 끊임없이 충돌합니다.

특히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불안과 고통을 마주하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비관하면서도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맞서나가며, 독자는 그 과정에서 불안한 현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마술이란 아슬아슬한 거짓말을 그저 믿음으로써 현실로 만드는 기예다."라는 문장은 인간이 스스로의 거짓을 믿으며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날카롭게 고찰하게 됩니다.


단요의 소설은 현실과 환상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교차하는데, 이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마주하는 기술과 환상, 이상과 현실의 갈등을 상징합니다. 'Called or Uncalled'에서는 검은 꽃을 피우는 돌연변이 식물이 도시를 무너뜨리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만들어낸 기술과 환상 속에서 스스로를 파괴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주인공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놓인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파괴된 현실을 다시 재건하기 위한 의지를 내세웁니다.



소설에서 단요는 인간이 환상에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결국 현실을 직면하고 그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보여줍니다. 기술 문명이 불러온 혼돈 속에서도 인간의 내면적 의지와 삶에 대한 본능이 결국 세상을 재건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기술 발전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 감각에 도취되었지만 이 모든 관계를 어딘가에서부터 끊어낼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라는 문장은 파괴된 현실을 되돌리려는 인간의 노력을 상징합니다.

또한 작품 속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내적 혼란은 현대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문제를 반영하며,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각 인물들의 고뇌와 선택을 통해, 독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됩니다. 단요는 기술의 발달이 인간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이점과 위험성을 동시에 경고하며, 우리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주제입니다.

특히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은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삶을 정말로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가? 이 소설집은 이러한 질문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현대 사회의 기술 의존성을 되돌아보게 하며, 미래의 인간과 기술이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해 사유하게 만듭니다.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깊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하는 강점을 가집니다. 기술 문명의 발전이 불러온 혼란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며, 그 선택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탐구는 이 소설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듭니다. 단요는 기술 문명이 발달한 미래에서 인간의 내면이 어떻게 변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현실과 환상, 기술과 인간의 갈등을 다룬 이 책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성찰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특별한 SF 소설을 찾는 독자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