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카시대
스토리공장 지음 / 펜타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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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마이카시대"는 여러 작가가 협업한 스토리공장의 작품으로, 신춘문예 당선작가부터 신예 작가들까지 참여하여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각 작가는 자동차라는 공통 주제를 통해 산업화, 경제적 발전, 사회 변화 등 한국 현대사의 일면을 생생히 그려냈습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의 급격한 산업화는 자동차를 개인의 소유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포니 엑셀, 프라이드, 각그랜저 등은 자동차 보급화와 경제성장의 상징이었습니다. 자동차는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질 향상, 경제적 성공, 가족의 추억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며 당시 사회 변화를 촉진했습니다.

"마이카시대"는 개인과 가족의 삶을 변화시킨 자동차의 상징적 의미를 재조명합니다. 작가들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동차가 우리의 꿈과 희망, 그리고 삶의 동반자였음을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따뜻한 공감을 선사하고자 했습니다.


📌“자동차는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의 궤적을 담고 있는 역사적 상징이다.”

각 에피소드는 특정 차량과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동차가 그들의 꿈, 자부심, 그리고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예컨대, 포니 엑셀과 함께 배달을 하며 자식을 키운 어머니, 제네시스를 타고 마지막 여행을 떠난 아버지, 성수대교 붕괴를 목격하며 운명처럼 살아남은 포텐샤의 주인공 등은 자동차가 그들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각그랜저는 당시 시세로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이었다.”

이 책은 다양한 세대의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했습니다. 70~80년대를 살아온 세대에게는 첫 차를 샀을 때의 설렘, 길거리에서 함께 웃고 울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부모 세대가 겪은 삶의 단면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특히, 아버지 세대의 경제적 성취를 상징하는 각그랜저나, 고난을 딛고 새롭게 시작한 포니 엑셀, 여유로운 중산층의 삶을 꿈꾸게 한 아반떼는 그 자체로 당시 사람들의 삶과 꿈을 대변합니다.

과거의 에피소드 속에서 “노래방이 없던 시절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던 풍경”이나 “목욕탕에서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등을 밀어주던” 정겨운 모습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적 분위기를 상기시키며 잊혀진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이카시대"의 가장 큰 매력은, 각 자동차와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가 감정적으로 매우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명우는 그날 이후 일절 차를 바꾸는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그 아침, 갓길에서 잠시 숨을 골랐던 십여 초, 아내를 느꼈던 그 짧은 시간이 명우의 생과 사를 갈랐기 때문이다.”

포텐샤를 타고 출근하던 날, 성수대교 붕괴를 목격한 남성의 이야기는 과거 대형 재난 사고들이 가져온 충격을 생생히 환기시킵니다. '갓길에서 잠시 숨을 고르던 그 십여 초가 생과 사를 갈랐다'는 깨달음은 당시의 불안과 무기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아반떼에 얽힌 이야기는 개인의 성장과 관계의 재발견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대신 돈벌이에 몰두했던 아버지가 뒤늦게 딸의 진심을 깨닫고 후회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건강원을 열어 면허를 따고 포니 엑셀로 배달을 다니며 자식들 교육비를 벌어들였다”

이 대목은 당시 사회적 현실과 개인의 투쟁이 어떻게 맞물렸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포니 엑셀은 남녀차별이 극심했던 1950년대에서 한 여성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등장합니다.

반면, 제네시스 G80 이야기는 1990년대 이후의 삶을 그려내며 경제적 풍요와 개인적인 아픔을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한 남자가 암 투병 끝에 자신의 마지막 차로 제네시스를 고집하는 이야기는 한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상징적 소유물을 통해 가족의 애환을 담아냅니다. 이 책은 이렇게 자동차를 통해 각 세대의 욕망, 도전, 그리고 현실의 단면들을 친근하고 사실적으로 풀어냅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자동차의 기술적 진보나 외형적 특징만을 다루지 않고, 자동차가 사람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며 공감을 자아냅니다. 책은 한국 사회의 변화 속에서 자동차가 차지한 역할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사고 등 90년대 재난의 아픔과, 산업화 속에서 지나치게 빨리 달려온 우리 삶을 성찰하게 합니다.

격변의 시대 속에서, 자동차와 함께한 순간들은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여유와 소소한 행복을 되찾고자 하는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1970년대의 산업화, 1990년대의 경제 성장기, 그리고 현재의 다양화된 소비문화까지, 자동차는 한국 사회가 겪어온 급격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사람들의 일상적인 희로애락은 여전히 자동차와 함께였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차 뒷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던 기억, 첫 차를 사던 날의 설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중한 순간들까지,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는 각자만의 ‘마이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이카시대"는 자동차를 소재로 하지만, 실은 그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한국 사회의 변화 과정을 담은 인간적이고 따뜻한 책입니다. 삶과 연결된 작은 물건 하나가 얼마나 큰 이야기를 품고 있을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합니다. 이 책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 가족과 함께한 추억을 되돌아보고 싶은 독자들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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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하우스
이성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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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성민 작가는 카카오페이지 추리·스릴러 소설 공모전과 CJ ENM 오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주목받은 작가로, 네이버 기획 작가 및 넷플릭스 드라마 보조작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이 경험은 "미러하우스"의 시각적 묘사와 몰입감 넘치는 서술에서 빛을 발합니다. 그는 고딕 장르의 클래식적 요소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독자들에게 신선한 공포와 긴장을 선사합니다.

고딕 스릴러는 으스스한 분위기와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장르입니다. "미러하우스"는 고딕적 전통을 따르면서도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새롭게 창조된 작품으로, 독자는 이 장르 특유의 불확실성, 폐쇄된 공간에서의 갈등, 상징적인 사물(거울) 등을 이해하면 더욱 깊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작가는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과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민낯을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주인공 은주가 고립된 저택에서 겪는 경험은 단순히 외적인 공포에 그치지 않고, 그녀가 자신과 마주하며 내면의 진실과 싸우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거울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설정하며 독자들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미러하우스"는 중세풍 대저택에서 고액의 간병인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 은주가 거울로 가득한 저택에서 기괴한 사건들과 섬뜩한 진실을 마주하며 심리적, 신체적 위기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고딕 스릴러 소설입니다. 은주의 관찰과 사건들의 조각이 맞춰지며 밝혀지는 진실은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하며 예상을 끊임없이 뒤엎었습니다. 섬뜩한 미스터리와 예리한 심리 묘사, 영화 같은 장면 전환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저자가 창조한 거울 저택, 이른바 ‘미러 하우스’는 단순하게 작품의 배경만이 아니었습니다. 거울은 현실을 왜곡하고, 진실과 허구를 뒤섞는 중요한 상징으로 기능하며, 작품 전반에 걸쳐 독자의 불안을 조성합니다. 은주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이야기는 이 거울들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점점 더 복잡해지고, 독자는 주인공의 혼란에 공감하며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됩니다.


이야기는 가난한 휴학생 은주가 유혹적인 제안에 이끌려 ‘미러하우스’라는 대저택으로 들어가며 시작됩니다. 고풍스럽고 신비스러운 저택, 매력적이지만 어딘가 음울한 승혁, 그리고 지나치게 집착하는 집사 백선화까지. 모든 설정이 마치 연극 무대처럼 생생하고도 불안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소설의 초반, 프롤로그에서 등장하는 사고 장면은 긴장감을 단번에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이후 이어지는 은주의 간병 생활 속 사건들은 점점 더 혼란스럽고 기괴해지며, 저택 곳곳에 감춰진 비밀의 실체를 향해 독자를 매료시킵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비밀을 품고 있습니다. 하반신 마비의 청년 승혁은 고통과 매력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은주를 포함한 독자에게 연민과 의구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승혁의 내면이 드러날수록 그의 진정한 모습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며, 그의 행동이 저택의 미스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끊임없이 추측하게 됩니다.

백 집사는 이 소설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또 다른 주요 인물입니다. 그의 집착적인 태도와 은주에 대한 경계심은 미러 하우스에 숨겨진 비밀을 암시하며 불안을 자극합니다. 백 집사의 행동을 통해 저택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욕망과 고통이 응축된 장소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은주의 심리적 변화도 이 작품의 중요한 축입니다. 처음에는 생계를 위해 간병인이 되었던 은주가 점차 거울 저택과 얽히며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정신적 혼란에 빠져드는 과정은 매우 설득력 있게 그려졌습니다. 특히 저택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들이 은주의 내면을 점차 잠식하는 모습은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가장 큰 강점은 반전에 있습니다. 저자는 이야기를 진행하며 은주를 비롯한 독자가 여러 가설을 세우게 만들지만, 마지막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그 모든 가설이 완벽히 빗나갔음을 깨닫게 했습니다. 특히, '거울은 무엇을 비추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이 결말에서 놀랍도록 충격적인 방식으로 해소되며,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또한, 서사의 치밀함도 돋보였습니다. 거울 저택의 공간적 특징, 등장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결말로 이어지는 퍼즐의 조각임을 깨달았을 때 느껴지는 쾌감은 이 작품이 왜 특별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성민 작가는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상상하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은주가 거울로 가득한 저택을 탐색할 때, 그 공간을 함께 걷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했습니다. 특히 샤워기에서 붉은 핏물이 쏟아지는 장면이나, 거울 속의 기이한 이미지들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끊임없는 긴장감을 유지시켰습니다. 이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그 강렬함이 배가될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고딕 스릴러라는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심리적 공포와 미스터리를 완벽히 결합한 이 작품은, 생생한 묘사와 섬세한 심리 표현,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흡입력을 자랑합니다. 고딕 소설의 클래식한 팬들뿐 아니라 현대 스릴러를 사랑하는 독자들까지 사로잡을 매력을 한껏 제공합니다.

특히 영화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묘사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먼지 낀 거울이 방구석에 기대어져 있었다. 나는 거울 속 나 자신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독은 당신이야.’” 같은 장면은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묘사가 돋보입니다.


끝으로, 거울로 가득한 저택은 자신을 마주보고 진실을 밝혀야 하는 인간의 내면을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작품 속 은주의 시점은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공포와 혼란, 그리고 진실을 향한 갈망을 생생하게 느끼게 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반전에서 드러난 진실은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우리가 감추고 싶은 비밀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고딕 호러와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미러하우스"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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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 청담 사는 소시민의 부자 동네 관찰기
시드니 지음 / 섬타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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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드니 작가는 브런치북 대상을 수상하며 글쓰기에 두각을 드러냈으며,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은 그의 두 번째 에세입니다. 브런치 플랫폼에서 화제를 모았던 ‘청담동 사람들은 명품을 안 입는다’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특한 시선과 섬세한 필력을 발휘해 독자들에게 따뜻한 감동과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청담동’은 한국에서 부와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작가는 이 ‘청담동’이라는 고급 이미지의 동네에서 겪은 일상을 통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소탈한 면모와 인간적인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화려함과 겉치레라는 선입견 뒤에 숨겨진 청담동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계 맺음을 발견하며, 작가는 삶의 진정성과 자신의 가치를 돌아봅니다. 그들은 부를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를 가꾼다는 방식에서 작가는 진정한 삶의 밀도와 가치를 발견합니다.

청담동이라는 상징적 공간은 배경에 불과하며, 결국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책 속 이야기는 이렇듯 작가 자신의 내면적 성장과 깨달음을 담고 있습니다. 청담동에 대한 두려움과 열등감으로 시작된 작가의 삶은 이웃과의 만남을 통해 점차 긍정적이고 성숙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작가가 만난 인물들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전기와 배관 수리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운 철물점 사장님, 자신의 소박함으로 작가를 민망하게 만든 유치원 엄마들, 인생의 허물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작가에게 용기를 준 ‘청담동 대장금 언니’ 등 다양한 캐릭터들은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내가 청담동에서 본 사람들은 과시적 소비와 거리가 멀었다. 자산이 충분히 형성된 사람들은 남에게 자신을 과시하거나 꾸며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

이웃들과 부대끼며 우정을 쌓아가는 작가의 모습은 타인과의 교류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금수저든 아니든 간에 항상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삶의 밀도가 높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물질적 부유함이 아닌, 삶에 대한 태도와 자기 성찰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이 메시지는 실질적인 교훈을 줍니다.



📌“어차피 내가 부자인 건 나도 알고 가족들도 아는데, 명품을 걸치나 안 걸치나 뭐가 다르겠는가.”

예를 들어, 작가가 만난 청담동 주민들은 예상 밖으로 소탈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청담동 사람들은 명품을 안 입는다'라는 챕터에서는 부자들이 명품을 선택지 중 하나로 여길 뿐, 그것에 매몰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이러한 모습은 부유함의 진정한 의미와 과시적 소비의 허상을 고민하게 합니다.

특히, “마음이 꽉 차오르는 행복은 타인과의 비교우위를 접하면서는 절대 가질 수 없다”는 작가의 말은 타인의 시선을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중요한 가치를 상기시킵니다. 책의 중심 주제는 결국 ‘돈’이 아닌 ‘사람’이었습니다. 청담동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작가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대신, 사람들 각자가 가진 고유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알아가는 게 피로하더라도 그 피로를 감수하면 나의 실마리들이 여기저기 엉겨 붙어 타인의 삶과 연결되고 덩어리가 된다.”

가령, '미나리전에 잡채까지 해주며 나눴던 정'이나 '수박을 반쪽씩 나눠 먹자던 언니'의 이야기는 시골의 푸근한 정서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이처럼 책은 지역적 차이보다 인간 본연의 따뜻함에 초점을 맞추며, 삶의 진정한 가치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금수저든 아니든 간에 항상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삶의 밀도가 높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강렬하게 와닿은 메시지는, '스스로 단단하지 않으면 금수저도 껍질뿐이다'라는 작가의 통찰입니다. 작가는 청담동이라는 환경이 부러움과 열등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며 깨달은 것은 외부의 조건보다 자신의 내면을 채우는 삶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자존감을 기반으로 한 삶의 태도는 청담동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인상 깊은 점은 청담동에서의 생존 방식을 통해 제시된 삶의 태도들입니다. ‘몸에 브랜드 로고를 휘두르지 않는다’, ‘남에게 동조를 바라지 않고 소신대로 산다’, ‘자신의 취미를 갖는다’ 등 저자가 청담동에서 배운 삶의 원칙은 청담동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독자가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경험은 우리가 현재 사는 곳,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나 자신을 어떻게 단단히 만들어 가느냐는 점이었습니다.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은 삶의 화려한 외형에 현혹되기보다 본질을 찾아가는 작가의 여정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합니다.

누구나 청담동처럼 자신보다 더 나은 환경과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비교에 빠지기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삶의 태도를 부드럽고도 깊이 있게 전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외적인 조건이 아닌 내적인 노력과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 책은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삶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주는 이야기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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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둑맞은 시간을 되찾기로 했다 - 타인의 시간에서 자신의 시간으로 삶의 축을 옮기는 법
사소 쿠니타케 지음, 유민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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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소 쿠니타케는 일본의 경영자이자 작가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도시 생활을 떠나 자연 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시간 도둑"이라는 개념을 통해 현대인의 시간 관념과 생산성 추구가 가져오는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소 쿠니타케는 책을 통해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시간의 주어"로 살아가기를 권유합니다. 그는 생산성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시간을 재구성함으로써, 타인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내적 리듬에 맞춘 삶을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책은 '왜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할수록 더 바빠질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현대인의 공통된 문제입니다. 우리는 효율성을 높여 남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하려 노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늘 시간에 쫓기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현상을 “시간 도둑”의 존재로 설명합니다. 이 존재는 우리가 자본주의의 속도로 살아가며 남의 기준에 맞춰 생산성을 추구하도록 부추깁니다.


책의 핵심 개념은 ‘트랜지션(Transition)’입니다. 이는 외부적 변화가 아닌, 내적 가치관과 정체성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단번에 삶을 바꾸는 극단적 시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타인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을 제안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트랜지션의 본질은 작은 변화의 축적입니다. 오늘의 작은 전환이 내일의 새로운 길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SNS의 소음을 멀리하고, 자연과 교감하며, 가족과 이웃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변화가 트랜지션의 시작점입니다. 이는 효율적 시간 사용의 의미만이 아닌, 시간을 버는 법으로 이어집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간을 나누는 방식인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는 책의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크로노스는 객관적이고 직선적인 시간 개념이며, 카이로스는 주관적이고 현재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입니다. 크로노스의 시간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현대인의 사고방식을 상징한다면, 카이로스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며 순간에 몰입하는 행복감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우리의 태도가 오히려 시간의 부족을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현대인이 더 많은 ‘카이로스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시간에 대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해줍니다. 숲을 천천히 산책하거나, 아침 커피를 마시며 명상에 잠기는 시간은 생산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의 내면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저자는 시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강박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며 삶의 여백을 만들어가는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시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버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생산성을 높이면 여유가 생긴다는 믿음이 사실은 착각임을 깨달은 저자는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새로운 생활 방식을 실험합니다.

그는 도쿄 근교 가루이자와로 이주하며 시간의 주체가 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시간이 부족했던 이유가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책이 주는 통찰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시간 부족을 느끼는 이유를 단순히 일정 관리의 실패로 돌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시간 도둑이 우리의 삶을 침범하고 있으며, 이를 자각하지 못한 채 스스로 그 덫에 갇혀 있다는 점을 명쾌히 드러냅니다. 우리는 하루 24시간이라는 동일한 시간을 받지만, 이를 사용하는 방식과 의미 부여에 따라 삶의 질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소 쿠니타케의 책에서 중요한 것은 장소의 변화가 아니라, 시간에 대한 우리의 태도 변화입니다. 이 책은 자신만의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들어가며 삶을 재구성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책이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부분은 타인의 시간에서 자신의 시간으로 전환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이는 우리 삶의 모든 선택 기준을 재검토하고, 나에게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시간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립하는 과정입니다.

이 책은 시간을 빼앗긴 느낌에 허덕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삶을 '시간'이라는 렌즈로 되짚어보도록 돕는 철학적 안내서이기 때문입니다. 시간 부족에 허덕이던 독자들에게 이 책은 ‘시간 도둑’이 누구인지 깨닫고, 타인의 시간에서 자신의 시간으로 전환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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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미술관 - 명화가 건네는 위로의 말들
추명희 지음 / 책들의정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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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술가들의 상처와 그들이 빚어낸 명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상처받은 당신의 삶 또한 하나의 빛나는 작품이 될 수 있다.”


추명희 작가는 예술과 치유의 관계를 탐구하며, 독자들이 예술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이를 치유할 방법을 찾도록 돕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이 어떻게 우리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조명했습니다. 또한 예술가들의 고통과 상처가 비극적인 이야기에서만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어떻게 더 깊이 있는 예술을 탄생시켰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독자들이 예술의 치유적 힘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에서도 위로와 성찰의 도구로 삼기를 바랐습니다.


"상처받은 사람을 위한 미술관"은 상처 입은 영혼과 예술이 서로에게 던지는 위로와 공감을 들여다보며, 고통의 순간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책을 통해 예술가들의 삶 속 고통과 상처, 그리고 그것이 작품 속에서 빛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은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낸 예술가 17인의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프리다 칼로, 에드바르 뭉크, 빈센트 반 고흐 등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들의 삶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림이 자신을 구원해 줄지도 모른다”
📌“밝음에서 나오는 밝음이 아니라 어둠을 통한 밝음이 진정한 밝음이다”

프리다 칼로는 끊임없는 신체적 고통과 사랑의 배신 속에서 자신의 아픔을 캔버스에 담았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고통을 직시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강인함을 배웁니다. 프리다 칼로의 끊임없는 신체적 고통과 실연, 에드바르 뭉크의 죽음에 대한 공포, 클로드 모네의 상실감까지, 책은 이들이 겪은 고통이 단순한 개인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두려움과 고통이 없었다면 나의 삶에는 방향키가 없었을 것이다.”

에드바르 뭉크의 삶은 “죽음이 늘 곁에 머물렀던”인간의 내적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죽음과 고독에 대한 두려움을 예술로 치환하며, ‘절규’와 같은 작품을 통해 인간이 가진 원초적 감정을 강렬하게 드러냈습니다. 그의 일기를 통해 고통 속에서도 진리를 탐구하는 예술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삶이 그저 아름답다고만은 말하지 못하겠어. 그래도 가슴에 활활 타오르는 열정과 열망이 있었기에 나는 버틸 수 있었지."

책의 메시지는 고통과 상처를 무조건적으로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이 더 깊고 숭고해진다는 것입니다.


📌“가장 어두운 밤도 언젠가 끝나고 해는 떠오를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그의 가장 어두운 시기에 탄생한 작품입니다. 병실에서 완성된 이 그림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견하려는 그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삶에서도 고통 속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하려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킵니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그림들이 언젠가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썼습니다. 그는 평생 찬사를 받지 못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의 고통이 빚어낸 예술에 깊이 공감하며 위로받습니다.


책은 우리에게 “예술은 어떻게 우리를 치유할 수 있을까?” 라며 질문을 던집니다. 이를 위해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연결 지으며,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치유와 성장이 가능함을 보여줍니다. 각 예술가의 고난을 읽다 보면,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은 고통을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모네가 상실의 슬픔 속에서 📌“빛이 색채로 드러나듯, 인생은 고독으로 드러난다”라고 느꼈던 것처럼, 우리도 고독 속에서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작품과 예술가의 삶을 돌아보면서 독자는 자신의 삶과 내면을 성찰하게 됩니다. 각 장은 단순한 미술사적 설명이 아니라, 상처와 회복의 서사로 이어집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술이 시각적 아름다움 이상의 것이며, 마음속 깊은 곳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상처는 숨기거나 도망칠 것이 아니라 품고, 직시하며,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이 명작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자는 명화 속에 담긴 고통과 그 너머의 치유를 이해하며, 자신의 상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화려한 색감 뒤에 숨겨진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완벽해 보이는 세상 속에서도 불완전함이 진정한 아름다움임을 깨닫게 했습니다.

예술가들이 삶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예술로 승화시킨 과정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재해석하고 받아들일 힘을 얻게 됩니다. 이 책은 예술에 관심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삶의 아픔과 시련 속에서 위로와 희망을 찾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고통을 마주하며 만들어진 작품들이 세월을 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듯, 우리의 삶 또한 상처를 통해 빛나는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음을 이 책은 조용히 속삭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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