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둑맞은 시간을 되찾기로 했다 - 타인의 시간에서 자신의 시간으로 삶의 축을 옮기는 법
사소 쿠니타케 지음, 유민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소 쿠니타케는 일본의 경영자이자 작가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도시 생활을 떠나 자연 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시간 도둑"이라는 개념을 통해 현대인의 시간 관념과 생산성 추구가 가져오는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소 쿠니타케는 책을 통해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시간의 주어"로 살아가기를 권유합니다. 그는 생산성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시간을 재구성함으로써, 타인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내적 리듬에 맞춘 삶을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책은 '왜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할수록 더 바빠질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현대인의 공통된 문제입니다. 우리는 효율성을 높여 남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하려 노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늘 시간에 쫓기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현상을 “시간 도둑”의 존재로 설명합니다. 이 존재는 우리가 자본주의의 속도로 살아가며 남의 기준에 맞춰 생산성을 추구하도록 부추깁니다.


책의 핵심 개념은 ‘트랜지션(Transition)’입니다. 이는 외부적 변화가 아닌, 내적 가치관과 정체성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단번에 삶을 바꾸는 극단적 시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타인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을 제안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트랜지션의 본질은 작은 변화의 축적입니다. 오늘의 작은 전환이 내일의 새로운 길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SNS의 소음을 멀리하고, 자연과 교감하며, 가족과 이웃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변화가 트랜지션의 시작점입니다. 이는 효율적 시간 사용의 의미만이 아닌, 시간을 버는 법으로 이어집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간을 나누는 방식인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는 책의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크로노스는 객관적이고 직선적인 시간 개념이며, 카이로스는 주관적이고 현재를 온전히 느끼는 시간입니다. 크로노스의 시간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현대인의 사고방식을 상징한다면, 카이로스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며 순간에 몰입하는 행복감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우리의 태도가 오히려 시간의 부족을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현대인이 더 많은 ‘카이로스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시간에 대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해줍니다. 숲을 천천히 산책하거나, 아침 커피를 마시며 명상에 잠기는 시간은 생산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의 내면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저자는 시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강박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며 삶의 여백을 만들어가는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시간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버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생산성을 높이면 여유가 생긴다는 믿음이 사실은 착각임을 깨달은 저자는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새로운 생활 방식을 실험합니다.

그는 도쿄 근교 가루이자와로 이주하며 시간의 주체가 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시간이 부족했던 이유가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책이 주는 통찰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시간 부족을 느끼는 이유를 단순히 일정 관리의 실패로 돌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시간 도둑이 우리의 삶을 침범하고 있으며, 이를 자각하지 못한 채 스스로 그 덫에 갇혀 있다는 점을 명쾌히 드러냅니다. 우리는 하루 24시간이라는 동일한 시간을 받지만, 이를 사용하는 방식과 의미 부여에 따라 삶의 질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소 쿠니타케의 책에서 중요한 것은 장소의 변화가 아니라, 시간에 대한 우리의 태도 변화입니다. 이 책은 자신만의 카이로스의 시간을 만들어가며 삶을 재구성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책이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부분은 타인의 시간에서 자신의 시간으로 전환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이는 우리 삶의 모든 선택 기준을 재검토하고, 나에게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시간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립하는 과정입니다.

이 책은 시간을 빼앗긴 느낌에 허덕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삶을 '시간'이라는 렌즈로 되짚어보도록 돕는 철학적 안내서이기 때문입니다. 시간 부족에 허덕이던 독자들에게 이 책은 ‘시간 도둑’이 누구인지 깨닫고, 타인의 시간에서 자신의 시간으로 전환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