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이야기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천재 화가와 그의 위대한 작품들
김선현 지음 / 모먼트오브임팩트피티이엘티디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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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의 스승입니다”
📌“빛을 보고 그리렴, 미켈란젤로,
진정한 그림은 빛과 어둠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단다”

김선현 교수는 미술치료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예술과 인간 심리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전문가입니다. 트라우마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카라바조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와 작품 속 감정의 흐름을 새롭게 조명합니다.

카라바조(본명 미켈란젤로 메리시)는 17세기 바로크 미술의 창시자로,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잇는 다리 같은 존재입니다. 르네상스의 이성적 조화와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감정을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바로크 미술의 문을 열었습니다.

'테네브리즘(명암법)'이라는 독창적 기법과 평범한 인물의 현실적인 묘사는 그의 예술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그의 작품을 이해하면, 미술 감상 뿐만이 아니라 시대적 맥락과 예술의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실 속 인간의 고통과 구원을 사실적으로 담아냈으며, 이는 루벤스,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같은 후대의 거장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김선현 작가는 카라바조를 '광기와 천재성'이라는 틀 안에 가두는 대신, 트라우마를 안고 고통 속에서도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인간적 인물로 조명합니다. 그의 폭력적이고 불안정한 행동 뒤에 숨겨진 상처와 예술적 열망을 궁구하며, 독자에게 단순한 평가를 넘어선 공감을 불러일으키고자 했습니다. 특히 작품 속 감정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독자가 카라바조의 내면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김선현 작가는 카라바조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그의 어린 시절과 죽음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으로 설명합니다. 부모와 동생을 잃고 홀로 남겨진 고독과 상처는 그의 작품에 어둡고 강렬한 감정을 불어넣었습니다. 이는 화려한 예술적 기교로 표현된 것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승화하려는 인간 카라바조의 절박한 몸부림으로 다가옵니다.

작가가 트라우마 전문가로서 내린 통찰은 이 책의 백미입니다. 예컨대 📌“삶과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으니까요”라는 구절은 독자로 하여금 카라바조의 내면을 이해하는 데 깊이를 더해줍니다. 예술적 천재성을 넘어 그의 그림 속 인간적인 절박함을 느끼게 합니다.


카라바조의 작품은 르네상스의 이상적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바로크 미술의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그는 테네브리즘이라는 강렬한 명암법을 활용해 빛과 어둠의 대비로 극적인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성 마태오의 소명'이나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에서 볼 수 있듯, 그의 빛은 인간의 내면, 구원과 갈등, 희망과 절망을 조명합니다.

특히 카라바조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을 성경 속 인물로 묘사하며 신성함과 인간적 현실을 연결했습니다. 이 파격은 당시 교회와 권력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왔지만, 그의 예술을 바로크 미술의 초석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책은 이러한 작품의 사회적 맥락을 설명하며, 그의 혁신적인 화풍이 어떻게 후대의 루벤스, 렘브란트 같은 거장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작가는 예술가로서의 위대함뿐만 아니라 인간 카라바조의 약점과 한계를 함께 조명합니다. 폭력적 성향과 법적 문제, 살인 등 그의 삶은 끊임없는 불안과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부정적인 면에 집중하기보다는 그의 예술이 이런 삶의 파편들을 어떻게 긍정적인 메시지로 변모시켰는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특히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에서 보이는 후회의 정서는 그의 마지막 작품에 담긴 상징적 메시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책은 카라바조의 삶과 예술이 그의 내면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려 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독창적이고 감동적인 예술로 승화되었는지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카라바조는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이 책은 그의 위상을 복원하고자 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인간적인 깊이를 가진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며, 그의 작품을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는 미술치료라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카라바조의 예술이 치유와 공감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카라바조의 그림을 통해 그의 고통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내면과도 연결되는 지점을 발견하게 만든다.


"카라바조 이야기"는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예술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유익한 책입니다. 작가는 카라바조의 삶과 작품을 통해 고통과 희망, 죄와 구원의 복잡한 문제를 풀어내며, 예술적 영감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그의 삶과 작품은 인간이 고통을 어떻게 승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증거입니다.

카라바조는 삶과 죽음, 어둠과 빛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탐구하고 표현한 천재였습니다. 이 책은 그를 미치광이나 천재로 분류하기보다, 인간으로서의 그의 모습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카라바조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고통이 어떻게 위대한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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