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을 찾아서 - 2024 칼데콧 영예상, 2024 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 대상 수상작 열린어린이 그림책 32
줄리 렁 지음, 차호윤 그림, 장미란 옮김 / 열린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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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찾아서"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동양과 서양의 용을 찾아 떠나는 흥미로운 모험 이야기입니다. 한국인 최초로 칼데콧 영예상을 수상한 차호윤 작가의 작품으로, 그가 자신의 한국적 정체성과 서양적 경험을 조화롭게 녹여낸 그림책입니다. 이 작품은 용이라는 상상 속 동물을 통해 두 문화의 독특함과 공존을 담아내며, 문화적 차이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따뜻하게 그려냅니다.


가장 큰 매력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를 한 아이의 모험 속에서 만나게 한다는 점입니다. 서양의 용은 전통적으로 "불을 내뿜는 무시무시한 동물"로, 보물을 지키는 존재로 묘사되며, 반면 동양의 용은 "신성한 존재로, 구름과 번개를 부르고 비를 내리는" 신화적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처럼 두 문화를 대표하는 상상의 동물이 동시에 등장하여 각 문화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지만, 작가는 두 문화를 대립시키기보다 이를 하나의 여정으로 연결해 냅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두 세계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용은 불을 내뿜는 무시무시한 동물이란다. 도마뱀 같은 몸뚱이에 박쥐 같은 날개가 있지."

📌"용은 신성한 존재란다. 뱀처럼 긴 몸뚬이로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입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여의주를 물고 있단다."

💬위 두 인용구에서처럼, 서로 다른 용의 모습은 단순한 문화적 차이를 넘어 독자에게 세계의 다양성을 깨닫게 합니다. 동양과 서양의 용이 그려진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하나의 길에만 집중하지 않고 두 세계 모두를 경험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단순히 문화를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차이 속에서 공존의 의미를 찾습니다. 한 가지 길만이 진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두 가지 모두를 발견할 수 있는 여정 속에서 아이는 두 세계의 지혜를 함께 체득합니다. 이는 어린이들에게 하나의 문화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며,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르칩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용은 한 곳에만 살지 않으며, 두 곳 모두를 탐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책은 주인공 아이가 자신 안에 잠재된 힘을 깨닫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 서사입니다. 모험 속에서 만나는 지혜로운 할머니들, 이끼 낀 다리에서의 짓궂은 요정들, 도깨비불의 유혹 등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도전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시험과도 같습니다. 이 도전 속에서 아이는 무언가를 잃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세상을 경험하며 나아갑니다.

📌"네 마음 속에는 두 숲이 만나는 곳이 있단다. 넌 두 숲 모두 가 볼 수 있어."

💬주인공이 단순히 한 가지 선택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음을 상징합니다. 모험이 끝나고 용을 마주한 순간, 주인공은 자신 안에 있는 마법을 깨닫고, 두 세계의 아름다움을 모두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각을 얻게 됩니다.


작가는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에서도 그만의 독창성을 발휘합니다. 생생한 색감과 역동적인 그림체는 책 속의 환상적인 세계를 더욱 현실감 있게 그려냅니다. 각기 다른 그림 기법으로 표현된 동양의 청룡과 서양의 붉은 용은 두 문화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강조하면서도, 그 차이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숲속의 요정, 할머니들의 지혜로운 모습, 모험의 긴장감이 묻어나는 장면들은 독자의 눈을 사로잡고,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또한,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유산을 시각적으로 조화롭게 표현한 이 작품은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책을 읽으며 독자들은 두 문화를 동시에 경험하게 되며, 각각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얻게 됩니다.

특히 한국과 서양의 문화를 넘나드는 배경을 가지고 자라난 작가는, 그가 가진 두 문화의 경험이 책에 그대로 반영해 냈습니다. 한국에서의 민화 수업과 서양에서의 예술 교육을 통해 그는 두 세계의 조화로운 결합을 꿈꿨습니다. 그리고 그 꿈은 "용을 찾아서"에서 구체화되었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와, 자신의 한국 이름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독자는 서양의 할머니가 전해 준 "불을 내뿜는 용"과 동양의 할머니가 전한 "신성한 용"을 모두 이해하고, 두 문화를 아우르는 시각을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다문화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작가는 두 마리 용의 대비를 통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공존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어린이들에게는 다채로운 문화적 경험을 선사하고, 어른들에게는 문화적 존중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이 책은, 사회적 가치를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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