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킬 수 없는 도마뱀 청소년 2
빅토리아 잉 지음, 강나은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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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삼킬 수 없는"은 섭식장애를 중심으로 자신의 몸과 자아에 대한 혼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섭식장애라는 질병을 단순한 다이어트나 외모 관리의 문제로 보지 않고, 그것이 심리적 상처와 사회적 억압에서 비롯된 정신적 질환임을 이야기하며, 이 과정을 겪는 소녀 발레리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특히 밸러리의 이야기는 섭식장애가 단순한 ‘몸매 관리’가 아닌, 더 깊은 심리적 고통의 발현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밸러리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과도한 기대에 맞추어 살아왔습니다. 어머니는 딸의 먹는 것을 철저하게 통제하며 "맛만 봐"라고 요구한다. 밸러리는 착한 딸이 되고 싶었고,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음식을 절제했지만, 결국 자신의 몸에 대한 불안과 강박감으로 섭식장애를 겪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밸러리는 자신이 음식과 엄마의 기대,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자신의 몸을 거부하는 단계에 이르고 맙니다.



밸러리의 섭식장애는 단순히 외모나 몸매에 대한 집착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에 대한 외부의 기대와 완벽해야 한다는 내면의 강박에서 비롯된 심리적 고통을 의미합니다. 밸러리가 엄마에게 늘 순종적이고 착한 딸로 남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점차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깊은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성격도 착하고, 외모도 괜찮아야 한다’는 강요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끊임없이 부과되는 부담이며, 섭식장애는 그 부담의 한 표현일 뿐입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외적인 것에 집착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섭식장애가 단순히 외모에 대한 강박이 아니라, 억눌린 감정과 자아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밸러리가 겪는 섭식장애는 음식을 통한 자기 통제,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통제하려는 필사적인 시도입니다. 음식을 거부하거나 먹은 후 토해내는 행위는 자기 몸을 향한 거부감이자,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지 못하는 삶에 대한 저항입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에게는 외모에 대한 엄청난 기대와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입니다. 날씬해야 하고, 아름다워야 하며, 동시에 성격도 착해야 한다는 이중적 요구는 여성들로 하여금 자기 몸에 대한 불안을 강화하고, 그로 인해 자기 파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밸러리가 끊임없이 자신이 먹는 것을 걱정하고, 남들 앞에서 완벽한 몸을 유지하려는 모습은 현대 여성들이 겪는 몸에 대한 불안과 자아 상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작품은 여성의 자아 찾기와 성장이 쉽지 않은 과정임을 보여주면서도, 그 여정의 끝에서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밸러리의 모습을 통해 독자에게 희망을 전합니다.



섭식장애는 현대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SNS와 대중 매체에서 끊임없이 완벽한 외모와 이상적인 몸매를 강조하면서, 특히 젊은 여성들은 그 기준에 부응하기 위해 왜곡된 자아상을 형성하고는 합니다. 아이돌이나 모델과 같은 미디어 속 이미지는 일반인 여성들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심어주며, 그로 인해 자신을 비교하고, 불안감에 시달리게 만듭니다.

사회가 강요하는 이상적인 몸과 개인의 자아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이 책에서도 주인공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엄마의 기대와 사회적 억압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렸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자신의 섭식장애를 인식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밸러리는 끝까지 변하지 않는 엄마의 말과 태도에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발레리의 자아 발견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감동을 줍니다.


"삼킬 수 없는"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과정을 통해 자아를 회복하는 이야기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 독보적인 추천 이유입니다. 현대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과도한 기대와 외모 중심적 시선이 얼마나 큰 고통을 야기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밸러리의 섭식장애는 우리 사회가 여성들에게 부여한 억압적 프레임과 강요된 완벽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 작품은 섭식장애를 겪는 이들에게는 위로와 공감을,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집니다.

섭식장애는 단순히 몸매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억압과 심리적 상처에서 비롯된 심각한 질병임을 인지하며, 사회가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완벽함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밸러리가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여정을 보며, 독자 역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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