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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7월
평점 :
"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는 메리 쿠비카의 최신작으로,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인간 내면의 욕망과 두려움을 깊이 파고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습니다. 또다시 메리 쿠비카의 작품이 주는 긴장감과 충격적인 반전을 체험하고 싶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에서 작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인간의 이기적 행동과 그 결과를 깊숙이 파고듭니다. 주인공들이 저지르는 비합리적인 선택과 행동을 통해, 인간이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그 끝을 보여줍니다.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이뤄지는 범죄와 악의적인 행동들은, 인간의 본성과 어두운 욕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주인공 니나 헤이스는 남편 제이크와 완벽해 보이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홀연히 남편 제이크가 사라지고, 그녀의 삶은 완전히 뒤집히고 맙니다. 니나는 남편의 실종이 단순한 가출이 아니며 더 큰 음모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의심하게 됩니다. 한편, 니나의 친구 릴리와 그녀의 남편 크리스티안은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들의 삶 역시 혼란에 빠집니다.
실종된 남편 제이크와 그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릴리와 크리스티안의 갈등, 그리고 이들이 감추고자 했던 모든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며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결말로 치닫게 됩니다. 니나와 크리스티안은 각각 다른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며, 이들의 사랑이 얽히고설킨 상황 속에서 배신, 기만, 그리고 파국적인 결말로 치닫는 이야기는 독자를 마지막 순간까지 몰입하게 만듭니다.
(인상깊은 문장)
📌"그 순간, 오직 두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는 것." (p.8)
💬주인공들이 처한 절박한 상황과 앞으로 펼쳐질 사건에 대한 긴장감을 암시해주는 문장인 것 같습니다. 소설 전체의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문장을 고르라면 단연 이 문장이 될 것으로, 독자는 이 순간부터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내 직감이 맞았다. 이 집에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 나와 함께 이곳에 있다." (p.159)
💬이 문장은 불안과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독자들에게 무언가 감춰진 진실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 순간부터 독자는 이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강한 의혹을 품게 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메리 쿠비카의 소설은 늘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는 그녀의 기존 작품들보다 더욱 깊이 인간 내면의 본성을 파고들며, 독자가 불안하고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을 체험하게 만듭니다. 특히 이 소설에서 눈에 띄는 점은, 사건의 전개가 단순히 스릴러적인 긴장감에 머무르지 않고, 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그로 인한 행동들이 매우 정교하게 그려졌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를 정교하게 서술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인간이 자신만이 내세우는 이유로 합리화시키고 타인을 해치고자 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 악의적일 수 있는지를 한올한올 아주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크리스티안은 아내 릴리의 살인을 숨기기 위해 점점 더 큰 범죄에 연루되며, 자신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합니다. 반면, 니나는 사랑했던 남편의 실종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그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가장 강렬했던 와닿았던 부분은 인간이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저지를 수 있는 악행과 그 결과였습니다. 크리스티안은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할 결심을 하게 되고, 그가 자신의 행동을 ‘사랑’이라는 이유로 정당화하는 모습은 독자에게 오래도록 남을 강렬한 질문을 던집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밝혀지는 진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야기의 반전이 단순한 충격에 그치지 않고, 인물들이 그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고통과 갈등이 깊이 있게 그려져 있어 더욱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인물들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말은 독자에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안겨주었습니다.
메리 쿠비카의 "밤은 눈을 감지 않는다"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두려움, 사랑이라는 감정의 어두운 이면을 깊이 탐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두 인물의 시점에서 교차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밝혀나가며, 독자로 하여금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소설은 사랑이 얼마나 쉽게 집착과 이기심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끔찍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 냅니다.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입니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며 드러나는 충격적인 반전은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