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보물 노는날 그림책 15
호아킨 캄프 지음, 이현아 옮김 / 노는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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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캄프의 "진짜 보물"은 단순한 도둑들의 모험을 그린 그림책 같지만, 그 속에는 삶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가 녹아 있습니다. 은행 금고를 털기 위해 끊임없이 땅을 파는 세 명의 도둑들, 그리고 그들이 마주하는 예기치 않은 상황들은 유머와 교훈이 담긴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습니다.


책의 중심 이야기는 도둑1, 도둑2, 도둑3이 은행 금고를 터는 단순한 계획에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유명한 선생님에게 땅파기 수업까지 듣고, 한밤중에 땅을 파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이지만, 예상치 못한 장소들에 도착하며 계획은 차질을 빚습니다. 오케스트라 공연장, 레슬링 경기장 등 은행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 도착하는 도둑들은 매번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치고, 그 속에서 잠시 즐거움을 느끼지만 결국 다시 땅을 파기 시작합니다.

끊임없는 실패의 반복은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만듭니다. 도둑들이 목표한 은행은 계속해서 멀어지지만, 그 과정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소소한 순간들은 책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도둑1, 도둑2, 도둑3은 외모는 닮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릅니다. 도둑1은 끈질기고 묵묵히 계획을 밀고 나가려 하고, 도둑2는 느긋하게 행동하며 종종 잠에 빠집니다. 그리고 도둑3은 항상 생각이 많아, 보물과 성공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세 도둑은 각각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는 방식과도 닮아있습니다. 끈기 있게 목표를 쫓는 사람, 여유롭게 현실을 즐기는 사람, 그리고 더 깊이 생각하고 진짜 가치를 찾으려는 사람. 도둑3의 마지막 질문, “보물은 꼭 땅을 파야 나오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이미 보물을 갖고 있는지도 몰라.”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그동안 은행을 털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도둑들이 발견한 것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던 ‘뻔한 행복’이었습니다. 도둑3의 깨달음은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떠올리게 하며, 보물을 놓치는 순간 진짜 보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책의 전개는 단순하지만, 그 반복성 속에서 중요한 교훈이 드러납니다. 도둑들은 매번 다른 장소에 도착하면서 보물을 찾지 못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나 레슬링 경기를 즐깁니다. 목표에만 집중하며 달려가는 동안 우리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작고 소소한 행복들을 쉽게 놓치곤 합니다. 하지만 도둑들이 돌아온 집, 즉 ‘뻔한 풍경’과 ‘뻔한 음식’이 있는 일상은 결국 가장 큰 보물임을 깨닫게 합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우리의 일상에도 적용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더 나은 무언가를 찾고자 노력하며,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그러나 종종 그 과정에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의 가치를 잊어버리곤 합니다. "진짜 보물"은 그런 순간에 한 번 멈춰 서서, 이미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라고 말합니다.


호아킨 캄프의 일러스트는 작품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입니다. 작가는 2019, 2023, 202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만큼, 그의 그림은 이야기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줍니다. 세밀하게 그려진 도둑들의 모험과 각 장소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상황들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특히 한국 독자들을 위해 그려진 특별한 그림들은 책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유쾌하고 재치 넘치는 그림들은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이야기의 전개를 한층 더 재미있게 만듭니다. 특히 도둑들이 각기 다른 장소에 도착할 때마다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기대감을 높입니다. 또한 각 도둑들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그들의 성격을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진지한 모습, 여유로운 태도, 철학적인 고민은 그림 속에서 그들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독자들에게 친근한 느낌을 줍니다.


단순한 도둑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끊임없이 목표를 쫓으며 달려가는 도둑들은 결국 진정한 보물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고, 일상에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는 이 책은 웃음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아이들에게는 재미있고 유쾌한 모험 이야기로, 어른들에게는 삶의 본질을, 우리가 인생에서 무엇을 진정한 보물로 삼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도둑들의 엉뚱한 모험 속에서, 우리가 이미 가진 보물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이 책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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