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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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난 이분을 참 좋아한다. 라디오나 TV에서 말씀하시는걸 들을때, 국제 정세를 막힘없이 날카롭게 분석하고, 의견을 내놓으시는것에 거침이 없다. 그 말에 어거지도 없고, 굴욕도 없다. 그런 자신감있는 말씀이 좋아서 였다. 그런 분이 책을 내셨다길래, 얼른 읽었다.

이전에 외교관이였던 분들의 책을 몇권 읽은 적이 있다. 읽으며 정말 답답했었는데, 왜냐고.. 정말 극한직업인것 같아서. 근데 이 책을 보면서도 답답했다. 우리나라가 하는 행위가... 


나라와 나라 사이에 맺는 관계를 '외교'라는 단어를 쓴다. 참... 고상한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 관계는 그냥 과장 좀 보태서 조폭세계다. 군사력 강하고 더 큰나라가 꽥!하고 소리지르면 깨갱!해야하는 관계라는 것이다. 미국이 그랬고, 중국이 그랬다. 그런 면에서보자면 고대부터 현대까지 나라사이에 평등한 외교는 없었다. 그때는 칼들고 와서 소리질렀다면 지금은 웃으면서 뒤에 핵무기랑 돈 쌓아놓고 소리지르는 거랄까.(말 안들으면 핵으로 위협하고 돈으로 위협하는)


우리의 오랜 역사를 놓고보자면 고구려 때만해도 우리는 중국을 상위국가로 보지 않았다. 대등한 관계였고, 중국도 우리를 신하의 나라로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나당연합군으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면서 중국과 우리의 관계는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선까지. 임진왜란 때 명에서 도와줬다고하지만  사실상은 일본이나 명나라나 우리한테는 매한가지였다. 남의 땅에서하는 전쟁이니 우리한테 그게 뭐그리 큰 이득이였겠는가. 뭐 암튼 그렇게 명과 청을 거친 사대 외교를 했고, 일제 치하를 거쳐 북한과 전쟁, 그리고 휴전. 미국이 들어왔다.  왜 우리는 누군가의 밑에만 있어야 했던 것일까? 지정학적 영향이 컸기도했지만, 우리가 너무 우리가 가진 힘을 무시했던건 아닐까. 팍스 코리아나의 꿈을 가질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우리를 너무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현재진행형이다.


저자는 그런 우리나라에 대해 우리의 역할을 찾아야한다고 말한다. 특히 북한과의 관계에서. 미국편에 붙어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가고, 자체붕괴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럴수록 북한은 더 핵을 발전시킬 것이고, 더 강하게 나올 것이다. 정세현 장관은 그 이유를 약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약자이기 때문에 더 강한 모습을 내보일수밖에 없다고, 대북제제가 계속되고 남북관계가 단절될수록 북한은 더 핵을 만들어내고 발전시켜갈것이고,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듯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동감한다. 그것은 지난 수십년을 통해 보아왔으니까. (그럼에도 우리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것은 왜일까. 이부분이 진짜..답답했다)


남북관계는 여러나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있다.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결국 각 나라는 자신의 이득대로 움직이다. 그들의 이득에 우리가 끌려다니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미국이지. 그렇기에 당사자인 우리와 북한이 나서야 한다. 북한이 우리를 상대하려하지 않아도, 우리는 끊임없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해야 하고, 그래서 남북관계가 개선이 되어야 미국도 움직일 것이고, 중국도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시도는 그들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의 이익으로 올 수 있게 우리가 만들어야 함을 정세현 장관은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그런 시도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울뿐.)


예전 대통령후보 토론회였나 어디서였나 어떤 후보가 다른 후보에게 물었다. 우리의 주적이 누구냐고. 나는 그 질문이 너무 유치했다. 우리나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주적을 찾는 것인가? 우리에겐 주적이 없다.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면 누구하고도 대화를 해야한다. 그것이 북한이든 미국인든 중국이든 말이다.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자주 외교, 자주 국방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군사력도, 외교력도 갖춘 지금 여전히 60년대 냉전시대를 방불케하는 대북정책은 좀 보지 않았으면 하는 요즘이다. 우리는 북한보다는 강한나라지만 예의를 갖춘 나라니까. 제발 조폭처럼 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의견에 동의했지만, 책 속과 너무도 다른 현실과의 괴리에 많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자주국방, 자주외교 굉장히 당연한 단어가 현실속에서 당연하지 않아 슬프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 우리가 우리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는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남의 손이 아니라.


추천!


"분단국가 국민들은 분단 그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에의해 더 고통받는다" - 영화 강철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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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죄
윤재성 지음 / 새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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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죄> 검찰이라는 조직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 우리나라는 검찰 조직에 대한 국민 신뢰가 낮은 편이라고 알고 있다. 국회에 대한 신뢰만큼.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그렇게 된지 꽤 시간이 흘렀다. 궁금했다. 소설 속에서 검사는 어떤 존재로 비춰지고 있는가.


보육원에서 학대받고, 고통받았던 한 아이는 보육원 원장을 죽이고 불을 질렀다. 모두가 죽고, 혼자 살아남은 아이. 그 아이를 누군가는 풀어주었다. 그들이 눈감았던 보육원에 대한 비리에 대한 속죄였을까. 그 아이는 자라 검사가 되었다. 무엇이든 한번보고 외울만큼 비상한 머리를 가진 아이는 어떤 뒷배경도 없이 중앙지검까지 오고, 그 무렵 자신의 집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한 검사의 죽음을 목격한다. 일면식도 없던 검사가 왜 자신의 집앞까지 왔고, 왜 살해당해야만 했을까.

그는 그의 죽음이 석연찮았다. 대검으로 인계된 조사는 흐지부지 되었고, 그가 만났던 죽은 검사의 수사관까지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그는 그 사건을 파헤치기로 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전말. 조직의 수장과 그 윗선, 그리고 재계까지 이어진 카르텔.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 였지만 그 카르텔을 파고들수록 자신의 과거와 연결이 되어있음을, 그리고 그가 잊지 못하는 그 과거를 그들이 무기로 잡고 흔들수록 그는 그 사건을 더욱 깊이 파고 들수 밖에 없었다. 그는 그 카르텔을 단죄할 수 있을까? 그 자신의 죄는...?


누군가 잘못을 저지르면 경찰에서, 그다음은 검찰을 통해서 그 죗값을 받는다. 그렇다면 죄를 묻는 카테고리 안에서 가장 상위에 있는 검찰은. 검찰이 잘못을 저지르면 그 죄는 누가? 검찰 조직 안에서 서 가능할까? 깨끗한 조직이라도 때로는 모순됨을. 잘못을 알고도 조직을 지켜야한다는 명분으로 사건을 무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군다나 그 조직이 권력에 가까울수록 더 그러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말이다. 왜? 그래야 자신들의 권위가 선다고 믿으니까. 정말 그럴까.

그래서 작가는 묻고 있다. 그 권력 안에서 당신들의 손에 쥐어진 죄를 어떻게 할것인가? 어쩌면 그래서 판타지 같은 결말이지만 그럼에도 책의 결말을 읽고 있다보면 씁쓸하다. 누군가의 죽어가면서 던진 양심선언 조차도 죄는 내부의 가장 썩은 부위를 향한 것이 아니라 외부였다는 사실이 말이다. 또한 불법적인 행위가 아니라면 밝혀내기조차 힘든 누군가의 위법행위를 단죄하기조차 힘들다는 사실이. 이런 소설속 스토리가 대한민국이 내세우는 가장 기본의 평등권이 더이상 지켜지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는것 같아서 말이다.


사법체계가 모쪼록 국민의 신뢰를 받기를 바란다.(가능 할지는 모르겠지만.)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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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리커버 에디션)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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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말할 것도 없는 대단한 작품임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도 영화도 제대로 본 기억이 없어 이번 개정판을 읽었다. 사실 읽으면서 굉장히 오래전에 나온 작품이기에 어느정도 뻔~함이 있지 않을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읽는 내내 소름이 끼칠 정도 였다. 작가가 스토리를 끌고가는 힘이 이정도일 줄이야.

클라리스가 가진 내면, 클라리스와 렉터의 대화, 클라리스의 추리. 버팔로 빌이라는 또다른 연쇄살인마. 스토리를 읽는 내내 그 무엇도 허튼것 없이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는 렉터가 클라리스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에서조차 숨조차 편히 내쉴 수 없을 정도 였다. 와.우.


여자들의 시체가 발견되기 시작한다. 시체는 가죽이 벗겨진 상태였다.

존 크로포드 FBI 부장은 FBI 연수원생인 클라리스를 불러 한니발 렉터라는 식인종 연쇄살인마이면서 천재 정신의학박사의 면담을 요청한다. 미제 해결 사건을 위한 프로파일링 목적으로.

그렇게 클라리스와 렉터의 만남이 되고, 클라리스를 만난 렉터는 클라리스의 이야기를 듣는 조건으로 버팔로 빌이라는 연쇄 살인자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그는 그를 어떻게 추리해내는 것일까? 그가 죽였고 그의 환자였던 라스페일의 자동차라는 단서를 시작으로 클라리스는 렉터와의 대화를 곱씹으며 버팔로 빌에 대한 추적을 시작한다.

버팔로 빌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상원의원의 딸 캐서린이 납치되고, 캐서린 역시 버팔로 빌의 희생자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클라리스는 렉터와의 면담을 통해 버팔로 빌의 내면적 특징을 알아낸다. 그와 별도로 상원의원은 정확히 버팔로 빌의 정체를 알고 있는 렉터와의 협상을 통해 범인의 이름을 알아내려하는데.. 

클라리스는 렉터의 마지막 힌트를 통해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상원의원에게 건낸 렉터의 정보는 진짜였을까.. 렉터가 클라리스에게 건낸 힌트는 과연 진실일까 아닐까. 렉터를 둘러싸고 FBI, 경찰, 클라리스의 숨막히는 추리가 계속되는데..캐서린이 살아있을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사라져간다. 이제 고작 하루남짓만 남았을뿐.


버팔로 빌에 대한 추적, 렉터가 던지는 말들, 어느것 하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스토리였다. 두명의 사이코패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내용으로 가득찬 이 책이 30년전에 출간된 내용이라는것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말이다.

이 무시무시한 책을 읽으며 별개로  전화기 줄이 언급되는 부분, 자동차 납치 등을 읽으면서는 전화기 줄이 왜 나오지? 자동차 납치면...블랙박스...는?하는 시대적 차이가 느껴지긴 했지만, 한니발 렉터천재 사이코패스 살인자와 버팔로 빌의 여성에 대한 섬뜩한 집착은 시대와 상관없이 소름끼치는 부분이다. 읔.


버팔로 빌의 여성이 되고자하는 광기어린 갈망은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연상되기도 했고, 이 책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인물인 한니발 렉터는 대체되는 사람도 소설속 인물도 없을만큼 냉정하고 침착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광기를 가진 인물이다.(이상하게도 영국드라마 셜록홈즈에서 셜록홈즈가 자기가 소시오패스라고 언급한 부분이 생각났는데, 만약 그가 미쳤다면 저런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영뚱한 생각이 들기도.. 셜록홈즈 애청자분들 죄송합니다.. 그냥 그랬다고요.. 사실 대체 불가 사이코패스인물...)

 왜 제목은 <양들의 침묵>이였는지, 책을 통해 읽으며, 렉터는 클라리스가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것인지. 아닌것인지. 궁금했다. (다음편 한니발을 꼭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이 부분에서 하게됨..) 클라리스에게 침묵하는 양의 의미를 알고 있는 그가 왜 클라리스를 찾아가지 않는다 말하면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인지. 저자의 다음편을 꼭 읽게 만드는 결말이다.

 정말 한니발 렉터는 작가가 또 이 소설이 만들어낸 최고의 살인마이다. (현재에 저런 살인마가 있다면 사법체계가 감당할 수 있을까..싶을 만큼)


진짜 재밌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꼭 영화를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리고 다음편 한니발이 궁금하다!


"하지만 클라리스. 당신이 보게 될 지하 감옥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야. 앞으로 수 차례 보게될 것이고 당신이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양들은 한동안 축복처럼 침묵하겠지. 양들의 울음소리는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고, 그 울음은 아마 영원히 멈추지 않을거야" p.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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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역습 - 금리는 어떻게 부의 질서를 뒤흔드는가
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임상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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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후반부터 미국이 올리기 시작한 금리로 인해, 우리나라도 금리가 빅스텝이 아니라 자이언트 스텝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2019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러쉬로 당시 낮았던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샀던 소위 영끌족의 위기에 대한 기사부터, 부동산 매매 시장의 가파른 침체로 인한 폭락론 등에 대한 기사가 연일 쏟아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보고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내용일까?
경제를 잘 알지 못하기에 책의 내용을 100%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내용을 읽으면서 충격이였다. 우리는 여전히 과거로부터 배운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돈이라는 것이 등장했던 고대부터,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늘 쉬운길을 택해왔다. 쉬운 길이라기보다 말그대로 국가 경제에대한 마스터플랜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대증처방으로 이끌어 왔달까...씁쓸했다.


저자는 이자라는 개념의 시작부터 설명한다. 이자란 무엇일까? 기독교에서 돈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죄악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당시의 이자는 고리대금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다수가 있었기에 그러했다. (고리대금은 시간을 파는 것인데, 시간은 하나님께 속한것이기에 그렇다고 말한이도 있었다.) 그렇다면 정당한 이자란 어떤 것인가, 대체 이자는 무엇일까. 이자에 대해 언급했던 많은 글들중 케인즈의 의견이 기억에 남았다.. 재밌어서ㅋ

"케인즈는 이자의 존재이유를 저축자들에게 뇌물을 주어 안전하게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용도라고 생각했다.” p.381

그런 이자, 금리라는 것을 국가가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고대와 중세를 거쳐 현재까지의 역사를 읽다보면, 지금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배자들이 각종 전쟁으로 인해 나라재정이 파탄이 났을 때 선택했던 것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였다. 은행을 통해서, 그렇게 쏟아낸 돈은 금융 머니를 다시 벌어들이기위해 투입되고, 실물 경제에서 건전하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금융 경제만의 거품으로 계속해서 커져간다. 17세기 로의 미시시피 금융이 그러했다. 액면가 500리브로로 시작한 미시시피의 주식이 한해동안 1만리브로에 육박하는 광기가 된다. 그 뒤에 영국 왕립은행이있었고, 많은 이들의 부에대한 광기가 있었다. 이런 광기가 지금은  없을까. 2007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사실상 금리가 0%까지 떨어뜨리며, 말그대로 나라 부채를 통해 망해가는 금융기관에 투자하게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풀린 돈은 전세계로 풀려갔고, 각국은 미국 달러에 맞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풀린 돈은 실물 경제로 흘러가 건전하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엘리자베스 홈즈의 테라노스와 같은 말그대로 말도 안되는 기업에 대한 정확한 검증도 없는 유령 사업에 흘러들어갔고, 좀비 기업을 만들고, 부동산으로 흘러 전세계의 부동산 가격을 미친듯이 올렸고, 사실상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러운 가상화폐의 폭등을 가져왔으며, 각 기업이 내실을 다지는 것이 아니라 싼 이자를 통해 얻은 이지머니를 통해 자사주 가치를 끌어올리는 금융 공학이 곧 그들의 가장 큰 실적이 곧 기업가치로 보이는 현재를 낳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17세에도 있었고, 1929년 대공황에도 있었고, 198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시작에도 있었고, 2007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에도 있었고, 2020년 코로나에도 있었다. 전세계는 계속해서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 반복 속에서 세계의 빈부격차는 계속해서 커져가고, 가장 돈이 많은 자본가 계급은 돈으로 돈을 버는것이 더 쉬워졌고, 말그대로 신용이 낮은 사람들은 높은 이자의 대출을 받아야한다. 그들이 가장 리스크가 크고, 가장 쥐어짜기 쉬운 계급이기 때문이라는 책속의 글을 보며, 반박할 수 없는 무력감이 들었다. 


어렵다. 낮은 금리의 유지가 디플레이션을 막고, 무너지는 기업을 회생시켜, 경기의 침체를 막기위한 선택이였다 한다면, 그로 인한 부작용의 여파를 우리는 역사에서 보아왔다. 거품으로 인해 2007년의 사태를 보았는데, 현재의 거품은 그때보다 더하다. 그 거품의 여파가 터질때, 우리는 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또 언발에 오줌누기와 같은 선택이 반복될까? 고통스러운 현재를 안고서, 마스터 플랜이 계획될 것인가? 국가가 나라 경제를 통제하는 수단인 금리의 역사를 보며, 말그대로 현재와 미래에도 적정한 금리는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3년전부터 들리는 각종 사모펀든 관련한 사건, 주택시장의 혼란, 디플레이션의 시작이라며 한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지 모른다는 각종 어두운 뉴스를 보며 경제를 잘 알지 못하는 나도 답답해지는 요즘이다.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재밌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현재의 경제를 보니 재밌다는 표현을 쓸수가 없달까..) 흥미로운 책이다. 원제인 The Price of Time이라는 의미도 계속해서 생각해보게한다.
그냥 주어지는 돈은 없다. 어떤 돈이든 결국은 댓가를 치르게 하니까. 

추천!


“확실하진 않아도, 자연 이자율이 지배하는 세상이 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는 일은 유용하다. 로크의 생각처럼 돈을 다른 상품처럼 시장에서 자유롭게 빌려주고 빌리는 개인들이 정하는 이자율, 사회의 시간 선호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이자율, 지나치게 많이 빌리거나 적게 저축하지 않으며 자본을 반드시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토지와 다른 자산에 정확한 가치를 부여하는 이자율, 저축자들에게는 공정한 수익을 제공하고 은행가와 금융계에 보조금을 줘야 할 만큼 낮지도 않으며 차입자들을 고통스럽게 할 만큼 높지도 않은 이자율이 존재하는 세상말이다.“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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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달걀 요리
쓰레즈레 하나코 지음, 가케히준 그림, 조수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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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아마도 내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질리지 않아하는 정도가 아닌 사랑하는 재료 중 하나 인 달걀.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간다고 엄마는 많이 먹지 못하게 했지만, 그래서인지 더 감질나게 그리웠던  달걀.(이제는 그 오해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런 달걀을 주제로 한 요리책이기에 더 궁금했던 책!


책은 요리와 함께 주인공과 달걀의 간단 만화가 삽입되어 있다. 첫장은 아이돌로 데뷔한 달걀이 조연으로 서브로 취급받아 슬퍼하다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대해주는 주인장 하나코를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달걀은 조연이 아니다! 주연이다에 나는 한표!

책의 첫머리를 넘기고 나면 달걀로 만드는 요리가 나열된 차례가 나온다. 와.우. 달걀을 내 일생동안 사랑했지만 부끄럽게도 이렇게 많은 달걀요리가 존재하는 줄은 몰랐다... 달걀이 주인공인 요리부터 반찬까지. 수천년간 인간의 중요 식자재로 이용된 달걀이다보니 더 그러한듯. 

그렇게 우리가 달걀을 다루는 첫번째, 이동부터 섞기와 풀기의 차이, 깨는 방법, 삶은 시간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로 시작한다. 깨는 방법에 따라서 달걀 껍질이 요리속에 들어갈수도 있다고하니, 첫장은 꼭 읽고, 그 다음부터는 원하는 요리법을 찾아 읽는 방법을 추천하는 바이다. 


재밌던 부분은 삶은 달걀위에 올라가는 다양한 재료에 따라 밥반찬이 되기도, 샐러드가 되기도, 심지어 술안주가 되기도 한다.ㅋ (술안주가 제일 맛있어보이는건 안비밀)

오믈렛 역시 들어가는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이 가능하고, 계란 노른자는 그 무엇보다 맛있는 소스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한식, 중식, 일식, 서양식, 간단식 심지어 카레와도 잘어울리는.. 달걀은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으로도 응용이 가능해보인다. 아니지, 벌써 그렇게 이용해서 먹고 있지 않은가ㅋ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간식인 떡볶이와 함께하는 달걀, 김치볶음밥에 토핑으로 올라가는 달걀, 물론 스타일은 서니사이드업이어야지. 그 밖에도 뭐 달걀이 안들어가는 요리가 있을까? 새해 첫날 먹는 떡국부터 달걀과 함께인데~


아, 오늘 저녁은 푹익은 묵은지 꺼내다 종종썰어 찬밥 털어넣고 김치볶음밥해서,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튀기듯이 흰자는 익히지만 노른자는 살려 볶음밥위에 얹어 노른자 톡! 터뜨려서 먹어야겠다~(계란은 기름을 충분히 써야 맛나요, 책에나온 팁ㅋ)

계란 좋아하시는 분, 아이가 있으셔서 계란요리를 자주하시는 분 모두모두 추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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