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르의 거미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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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 무언가가 있다” 아. 여름엔 호러물이지. 재밌는 점은 신화, 생물학, 호러, 의학 모든 장르가 있다는 책의 띠지다. 호러에 먼 장르가 다 있지?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걱정마시라. 한숨에 읽게된다. 일본 신화. 모두가 출입을 꺼려하는 황천의 숲. 그곳에 들어가면 모두 죽는다는 신화가 있는 숲을 어느 회사가 개발을 시작한다. 그리고는 곧 모든 인부가 처참하게 도륙당해 죽었다. 경찰은 불곰의 짓이라고 판단, 대규모 불곰 포획을 시작한다. 불곰이 아니고서 성인 남자를 한번에 그렇게 죽일 생물은 없으니. 하지만 죽은 인부의 부검 중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죽은 이들의 내장에서는 불곰의 유전자가 발견되었으나, 불곰이 죽였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예리한 자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은 불곰의 소행으로 단정짓는다. 이 사건을 접한 아카네. 아카네는 7년전에 해당 숲에서 가족이 실종되었다. 이 사건과 자신 가족의 일이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 불곰 포획작전에 포함된 지인인 가지와 함께 숲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발견된 아이. 사람의 능력이라 보이지 않는 아이의 행동들..2m를 가뿐이 뛰어오르고 죽은 곰의 내장을 먹는다. 겨우 아이를 진정시켜 병원으로 데려왔지만 아이는 계속해서 알수 없는 행동을 하고, 아이의 자궁에 있는 종양이 아이의 이상행동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는 담당의의 결론에 따라 조직 절제를 결정. 외과의인 아카네가수술에 참여한다. 아이의 수술에서 발견된 이상조직. 분명 마취중이였던 아이가 갑자기 깨어나고, 조직도 암조직 같지 않다. 마치 태반같달까. 점점 알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이메르의 거미”는 오래동안 황천의 숲으로 전해지는 신화를 정면으로 파고든다. 왜 갑자기 사람들이 실종되고 사라지는 것일까. 아이의 몸속에서 발견된 그 조직은 무엇일까. 신화에서 시작해 호러로 들어가 지금부터는 생물학이다. 대체 죽은 이들의 몸의 날카로운 자상은 무엇일까. 책의 중반까지 무수한 의문으로 존재하는 이야기는 중반 이후부터 하나씩 던져두었던 떡밥을 회수한다. 시신에서 발견된 야광빛을 내는 거미. 그 거미와 다른 무언가와 섞인 수평생식. 거기에 더해 밝혀진 수많은 유전자들. 자연의 유전자 전달은 수직을 통해서만 이뤄나는데, 수평생식이라니. 그게 끝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매체는 다름아닌… XX다. 여기서 이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스릴러의 정석! ’아무도 믿지말라…아.무.도.’ 황천의 숲에 들어가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은 옳았다. 신화가 과학이 되고, 호러가 되어도 어른들의 말은 옳다. 신화가 증명된다고해서 경고가 사라지지 않는다. 이 말의 의미를 아마 끝까지 읽는다면 알게될 것이다아!! 마치 고대에서 시작해 현대로 넘어가 미래까지 이어지는 요 요상한 호러물은 이런 케이스가 정말 있을지도 모르는 오싹함을 자아낸다. 으흐. 여름엔 이맛에 호러를 읽는 것이지. 재밌다. “하프 음색과 같은 노래와 함께 ‘사람‘의 입에서 어렴풋이 반짝거리는 자잘한 결정이 쏟아져 나왔다. 인간은 결코 낼 수 없는 아름다운 선율과 푸르스름한 빛을 아카네와 오코노기는 황홀한 표정으로 받아들였다”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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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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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한국은 불시착했다.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김영민 작가님은 그날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아마도 그날의 일로 김영민 작가님이 대한민국에 대해 썼던 글들과 새로 쓴 글들을 모아서 이 책을 내신거 같았다.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하여.

면면에 대한 짧은 글들의 모음집이지만 작가님의 글은 읽고 있다보면 허를 찔리는 느낌이다.
웃기기도 하고,
숙연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뜨끔..하기도 하고,
어떤 글은 아.. 싶은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는.

과거 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글은
단군 신화 였다. 사실 나는 단군 신화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고조선이라는 나라 그러면서도 단군 신화 속의 "신"의 등장이 왜 인지에 대해서. 작가는 그것을 중국이 우리를 바라보는 식민 사관에 대항하여 등장한 것이라 말한다. 중국황제마저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권위. 그것은 곧 '신'이다. 환인의 서자 환웅을 통해 하늘신의 이름으로 '홍익인간'의 가치를 내세워 '신'이라는 존재가 세운  홍인인간의 나라라는 것. 고조선이라는 것이 허망인 것이 아니라, 고조선에 씌워진 '신'이라는 의미가 그렇다는 것이다. 

"단군 신화는 제국을 의식한 정치 신학이다"

이 밖에도 한국의 과거에는 유교, 노비에 대한 이야기 등등. 가장 웃겼던 전염병 파트에서 킹덤이 등장할 줄이야. (킹덤 때문에 전염병 파트가 과거에 들어있는 걸까.ㅋㅋㅋ)

그리고 등장하는 현재. 현재의 첫 이야기는 "서울의 봄"이다. 쿠테타. 아마도 12.3일의 그날이 있었기에 가장 처음으로 선택된 글 이였을까. 저자는 쿠테나는 위법이 아니라 "법을 어기고 지키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권위 자체에 도전하는 것이 쿠테타의 본질 p. 137" 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쿠테타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현재 대한민국의 제일 하단을 받치는 근간을 뒤엎은 것. 
우리가 민주화 과정을 통해 지켜낸 그 근간이 다시금 시험대에 오른 것이 12.3 내란인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인간"이란 무엇일까. 시민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저자는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통해 말한다. 짐승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증거.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도덕적 수준과 별개로 특정한 윤리적 파동이 현장에서 발생" p.148 하는 것. 인간은 나 자신을 지키는 일을 하는 존재이면서, 옳지 않은 일에 생존을 버리고 타인과 함께 스크럼 속으로 들어가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끝내 우리는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없겠지만, 우리가 가지는 각자에 대한 믿음은 포기하지 않는 다는 작가 한강의 말을 저자의 글을 통해 읽으며 새삼 뜨거워지는 무엇을 울컥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광장 이후에 대한 "혁명을 끝내는 법".
2016년 촛불 혁명 이후 우리가 생각했던 대한민국은 무엇이였을까 무엇이였기에 그토록 실망해 다시 그 혁명을 촉발시켰던 정당의 인물을 다시 대통령에 올렸던 것일까를 다시 돌아보게 한 챕터다. 
"가두 시위라는 큰 희생을 치르고 혁명을 이루었다고 생각하기에, 정부에게 그만큼의 큰 보상과 관심을 요구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정치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p.156
생각해보면 혁명의 시작은 정치가  사회가 무너졌다고 생각했던 것이 시작이다. 그렇다면 혁명의 완성은 무엇일까?! 완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지금 빛의 혁명은 시작인 것일까? 아니면 끝난것일까.진행중일까.
이 질문은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을것인가"라는 챕터와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 
본 챕터는 '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나'와 함께 하는 '사회'에 대한 나의 질문이기도 하다. 
아...정말 사는거 어렵다.

미래는 
지금 사회가 가지는 이슈.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말한다. 꽤나 시니컬하게 느껴지는 글들은 미래에 어때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렇다~라는 상황과 이것이 과연 미래에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글들이랄까. 그래서 과거나 현재와 달리 내게는 다소 냉소적으로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기적이란 무엇인가"라는 챕터의 번 아웃. 번 아웃이 오는 것에 대한 글은 정말.. 와..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가셨나 싶은 느낌이랄까. 
"잘난 사람이 되고자하는 욕구도 시들고, 잘나 보이는 사람이 되고자하는 욕구만 남는다. 잘난 사람이 되는데 실패하면 분발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잘나 보이는 사람이 되는데 실패하면 토라지는 마음이 생긴다" p.265
이 마음이 타인을 비난하며 자기 존재의 존엄을 찾으려 드는 사회가 된다는 글. 후..... 과로로 인한 번아웃이 만든 사회는 "돈"을 구걸하는 사회가 되어간다. 아이들의 꿈이 건물주라는 말은 지금 우리 사회가 처해있는 현실이지 않은가.
아.. 미래가 정말 장미 빛이 될 수 있을까..
날씨도 뜨거워지는데, 머리도 뜨거워 열이 오르네..ㅠ


"공동체의 생멸을 생각한다" 창조되고 사라지는 것을 말하는 "생멸"
이 챕터에서 말하는 생멸의 대상은 대한민국이기도, 인간이기도, 관계이기도, 나이기도 하다. 물리적인 죽음이기도 하고 사회의 죽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라짐, 죽음의 정의는 뭘까. 지금 대한민국은 생멸해가는 중인걸까?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간다는데, 나라는 존재는 죽으면 끝나는 것일까. 나는 여기서 12.3 내란 이후 우리 공동체가 보였던 행위들이 떠올랐다. 추운날 밖에서 시위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버스. 각종 카페에 선결제. 알지 못한 이들이지만 나와 지금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믿음을 보이는 각종 행위들. 기나긴 시간을 놓고 보자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생멸해가는 중이겠지만, 내가 없어도, 나를 기억하는 누군가가 나의 이후에도 나를 기억하고 시대를 기억한다면 아직은 생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거 아닐까.

진짜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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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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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 추천으로 읽은 책. 너무 재밌다길래~ 머리도 식힐 겸 읽었다. 안식혀짐.. 몰입해서 보느라 책을 펼쳐서 닫지를 못했다.ㅋ 보통 추리물을 읽다보면 범인의 윤곽이 잡힌다. 아.. 이사람이겠구나. 이사람이 누구겠구나.. 싶은 그런..
    완전히 오판이였다.

    트리샤와 이선은 집을 알아보는 중이다. 그러던 중개인 루디의 소개가 있던 집을 찾던 중 폭설에 오도가도 못하게 된다. 그리고 와중에 집을 찾았다. 하지만 트리샤는 그 집이 웬지 모르게 불길하다. 루디의 소개였고, 눈으로 더이상 움직일 수 없었던 그 날. 왜 그리 그집이 불길한 것인지.
    그 집의 주인인 에이드리언 박사가 실종되었기 때문일까.
    하지만 이선은 1/4가격으로 그 집을 매입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에 그저 기쁘다. 누군가 죽었을지도 모르는 집인데..

    트리샤는 집을 둘러보던 중 비밀 서재를 발견한다. 그저 시간을 때울 책을 고르던 중이였다. 그 서재에서 트리샤는 에이드리언 박사가 내담자와 나누었던 대화를 녹음한 파일 리스트를 발견한다. 비밀서재이기에 아마 경찰도 못찾은듯.
    그곳에서 박사가 EJ라는 자신의 환자에게 자신의 치부가 든 동영상으로 인해 협박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중요한건 그집에 누군가 있다는 것이다. 이선은 내가 예민한 것이라하지만, 나의 촉은 속일 수 없다. 
    우리와 함께 누군가 있다. 내가 무섭다고 한 초상화. 이선이 분명 돌려놓았는데 누군가 다시 돌려놨다. 먼지가 내려앉지 않은 침낭 등등. 분명 누군가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이선은 아니라한다.
    뭐지. 박사의 영혼인가.

    개인적으로 빈집에서 저렇게 태연할 수 있는 이선이 나는 가장 두려웠다. 빈집이 얼마나 무서운데, 거기다 미국의 빈집이니 사이즈가 어마어마. 책의 배경에 이 집은 더군다나 산속 깊숙히 있다는 설정이다.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근데 그런 집에서 어쩜 이리 태연할 수 있지? 혹시..
    싶은 생각이 계속해서 들어 책을 멈출 수가 없었다. 트리샤에게 얼른 도망가. 혼자라도. 라는 말을 혼자 중얼거리며.
    하지만 작가는 나의 뻔한 추리를 보란듯이 뒤엎는다.
    아니아니. 
    그것도 당당히. 
    아니아니.
    내가 보았던 그이름이 아니야.(혼자 자기부정 중..)

    머리를 식히려 들었던 책을 머리를 식힐 세도 없이 읽어나간 미친 흡입력.
    네버라이.
    제목의 의미를 마지막에 알게 할 줄이야.

    "두 사람이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사람이 죽어서 사라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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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의 연구 암실문고
    앨 앨버레즈 지음, 최승자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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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으로 책을 집어들게했다. 첫 머리말을 읽고서 읽어봐야지.라는 마음을 먹게한 책.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죽음에 관한 책이 늘 궁금하다. 알지 못하는, 절대 알 수 없는 그것이기에 그런 것일까. 죽음에서도 자살은 특별하다. 생명의 기본 욕망은 “살아있음”을 유지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스스로 그 삶을 놓는 이들의 선택 자살. 그렇기에 더욱 궁금했다.

    참고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내게는 정말 어려웠다. 여전히 어렵다. 문학적으로 풀어가는 자살이라는 개념은…


    첫장 “실비아 플러스” 저자의 지인이기도 했고, 시인 이였던 이. 그녀의 글과 그녀의 삶을 통해 왜 그녀가 자살을 했어야 했는지를 돌아보는 장. 제 3자의 눈이고, 그녀 스스로가 죽음에 대해 어떤 글도 남겨놓지 않았기에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그녀의 삶의 궤적과 시를 통해 짐작만 할 뿐. 그것은 그녀가 남편과의 이별을 통해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이별을 동시에 다시 떠올리게 했고 그것은 곧 사무치는 상실감을 되새기게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것.

    어느 순간 부터 드러난 그녀의 슬픔과 깊은 어둠이 시를 통해 드러나지만, 저자는 말한다. 예술가가 창조적 활동을 통해 그 슬픔과 상실을 드러낸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때로는 그 창조적 활동이라는 수단을 통해 그 심연에게 더 가까이 가도록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극을 통해 카타르시스 즉 부정적 감정의 해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관중들에게만 해당되었던 말 이였던 걸까.

    잠깐씩 등장하는 그녀의 시들은 내게는 너무나도 어두웠다. 짙었고.


    그리고 자살의 역사

    자살을 부정하는 역사에서 기독교는 빼놓을 수는 없다. 처음부터 기독교에서 자살을 죄악시 하지는 않았다. 6세기에 이르러서야 ”살인하지말라“는 항목에 의거하여 다소 독특하게 해석한 것아 근거였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인간의 영혼을 담는 그릇인 육체는 신이 주신 선물이기에 헛되이 하는 것은 안된다는 것. 그것을 계속해서 공고히 만들어가며 자살은 곧 금기. 그리고 두려운 무엇이 되었다.

    자살에 대한 역사적 시각에서 로마법은 다소 이상했다. 로마법에서 자살은 죄가 아니다.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남의 목숨은 더더구나 아끼지 않는 법이다” p.122라는 이유로 자살자를 처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앵..? 자살을 하는 이유가 아니라 행위 그 자체만으로 판단하는 근거라기엔 너무나도 확장된 해석 아닌가.. (더군다나 노예는 그 목숨이 주인의 것이기에 그 자체가 주인의 투자금으로 보았다는 점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알고 있음에도 하.. 하는 한숨만 나왔다)


    3장과 4장에서 다루는  자살이라는 세계 및 문학 부분은 문학가들의 글을 통해 자살을 다루지만, 읽을 수록 “죽음”이라는 그 자체에 매몰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소 난해하고, 문학가들의 어두운 문장 속에서 “죽음”이라는 것에 침잠해가는 무엇을 보는 느낌이랄까. 아. 그 자체가 우울감을 가져온다는 말이 아니다. 내 감정이 아니라 문학 그 자체가 오롯이 심연만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는 의미다. 시대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기도 했지만.. 2차 세계 대전의 강제 수용소 같은 환경..


    ”그 개인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또한 어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다. 그러한 죽음은 그 개인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도장을 찍어 줄 뿐이었다“ p.419


    나의 자살이 나의 삶의 흔적이라니. 얼마나 끔찍했던 시대란 말인가. 강제 수용소의 죽음은 한 개인이 아니라 한 집단에 대한 학살을 통해 인간 자체의 몰개성을 나타낸다. 

     그런 시대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증명이 나의 죽음 뿐 이였던,,,, 너무나 극단의 시대였다는 점이 너무나 끔찍했다. 아.. 정말 3장과 4장은 나에게는 꽤나 난해하고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 흑.



    마지막 장은 작가 스스로가 자살이라는 유혹. 행위로부터의 해방을 보여준다. 왜 이 책을 썼을까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는 부분이랄까. 서론을 읽으면서는 가까웠던 이의 죽음을 보며 들었던 생각이 이 책에 이르렀는가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기에 이토록 자세하게 파고든 저자의 의도가 궁금했던 쯔음. 저자 스스로 역시 삶의 끝이라는 것에 매여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가 왜 그 선택을 했는지, 그 선택의 결과로 그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가 담담하게 쓰여진 마지막장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내면에 어쩌지 못하는 절망감을 품고 한번쯤은 떠올려봤을 법한 그 단어가 삶 속에서 어떻게 해소? 또는 묻어져? 가는 것인지가 쓰여있다.저자의 모든 감정에 동의 하진 않으나 저자가 이른 결말에는 부분 이해가 가기도 했다.


    흥미로운 책이다. 여전히 터부시 되는 그 행위에 대해 쓴 연구.  말그대로 연구다. 연구. 담담하고 건조한 문체로 쓰여진. 그것을 옹호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조금 어려웠지만,

    읽어볼만하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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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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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논스톱 의료 서스펜스‘ 여름엔 이런 소설 책이 딱이지. 제목만 들었을 때는 순간 ”그레이 아나토미“가 생각났던건 왜일까.ㅋ (이웃집이란 단어에 로맨스를 떠올렸나봄..ㅎㅎ)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직업 의사, 간호사와 그 배경의 병원 서스펜스는 늘 재밌다. 두렵기도 하고. 사실이 된다면 치료받아야하는 마지노선에서 일어나는 범죄이다보니.. 읔.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미오는 스스로가 간호조무사인게 부끄럽지 않다. 환자와 가장 가까이서 일하고, 환자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그들의 치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일본에서 간호조무사는 별도의 자격증 없이 일 할 수 있고, 그 어떤 의료행위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다른 개념) 그런 미오는 일본 최고의 외과팀이 있는 세이료대학교의 간호조무사이다.

    그러던 어느날 미오는 자신이 돌보던 환자 하나에의 암수술을 앞두고 그녀가 평소 지병으로 가졌던 통증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모두가 그녀의 말을 무시했지만, 외과병동 탑 오브 탑의 플래티넘 의사인 류자키만이 그녀의 말을 제대로 경청해주었다. 그래서 수술에 앞서 환자의 대동맥 이상을 감지함으로써 수술 중 사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환자를 구했다.
    하지만 류자키는 의심을 한다. 어떻게 간호조 무사의 의료 지식이 이토록 높을 수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미오와 이웃으로 맞닥뜨린 어느 날 그녀가 짓는 매듭을 보고 그녀가 외과의사 였음을 알게된다.

    사실 미오는 외과 의사다. 수련까지 제대로 마친. 일류급의. 하지만 그녀는 의사로써 환자를 맞닥뜰릴 수가 없다. 그녀 스스로가 그녀가 가장사랑했던 언니의 죽음에 일조했다는 죄책감을 지울 수가 없었기에. 언니의 죽음으로 PTSD를 진단받으며, 더이상 치료행위를 할수 없던 그녀를 안타깝게 여긴 히가미 즉 현재 세이렌 외과병동 최고의사가 그녀를 간호조무사로 일하게 해준 것.

    어느날 집에 갔던 그녀는 자신의 집이 쑥대밭이 되었지만  사라진 것은 노트북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언니와 연인관계였던 경찰로 부터 언니가 자살이 아닌 타살일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사라진 노트북. 그리고 기자였던 언니가 마지막으로 취재했던 내용들에 대한 퍼즐들이 언니의 타살 정황을 점점 더 확신으로 만들어간다.
    언니를 죽였을지도 모르는 인물과 류자키가 함께 있는 것을 보게된 미오.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언니는 타살일까.
    언니의 죽음과 류자키는 관련이 있을까.

    오로지 기술만이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류자키의 냉정함. 정 반대로 그것이 다가 아니라 환자에 대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하지만 의사로써의 기능을 할 수 없는 미오. 무엇이 진정 환자를 위하는 것인지는 모른다.
    언니의 죽음을 파헤치는 서스펜스와 별도로 저자는 의료 행위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종교적 이유로 인해 자식의 수술을 거부하는 엄마, 아들을 살리기 위한 범법자의 히든 수술 등을 통해 의사의 어떤 점이 환자에게 더 나은 것인지, 옳은 것 인지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던지지만 글쎄. 그부분은 모르겠네.

    재미있으면서도 던지는 화두는 묵직한 책.
    살짝 우리의 상황을 떠올리게도 하기에 좀 더 깊이 다가왔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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