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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역습 - 금리는 어떻게 부의 질서를 뒤흔드는가
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임상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평점 :
2022년 후반부터 미국이 올리기 시작한 금리로 인해, 우리나라도 금리가 빅스텝이 아니라 자이언트 스텝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2019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러쉬로 당시 낮았던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샀던 소위 영끌족의 위기에 대한 기사부터, 부동산 매매 시장의 가파른 침체로 인한 폭락론 등에 대한 기사가 연일 쏟아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보고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내용일까?
경제를 잘 알지 못하기에 책의 내용을 100%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내용을 읽으면서 충격이였다. 우리는 여전히 과거로부터 배운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돈이라는 것이 등장했던 고대부터,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늘 쉬운길을 택해왔다. 쉬운 길이라기보다 말그대로 국가 경제에대한 마스터플랜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대증처방으로 이끌어 왔달까...씁쓸했다.
저자는 이자라는 개념의 시작부터 설명한다. 이자란 무엇일까? 기독교에서 돈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죄악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당시의 이자는 고리대금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다수가 있었기에 그러했다. (고리대금은 시간을 파는 것인데, 시간은 하나님께 속한것이기에 그렇다고 말한이도 있었다.) 그렇다면 정당한 이자란 어떤 것인가, 대체 이자는 무엇일까. 이자에 대해 언급했던 많은 글들중 케인즈의 의견이 기억에 남았다.. 재밌어서ㅋ
"케인즈는 이자의 존재이유를 저축자들에게 뇌물을 주어 안전하게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용도라고 생각했다.” p.381
그런 이자, 금리라는 것을 국가가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고대와 중세를 거쳐 현재까지의 역사를 읽다보면, 지금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배자들이 각종 전쟁으로 인해 나라재정이 파탄이 났을 때 선택했던 것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였다. 은행을 통해서, 그렇게 쏟아낸 돈은 금융 머니를 다시 벌어들이기위해 투입되고, 실물 경제에서 건전하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금융 경제만의 거품으로 계속해서 커져간다. 17세기 로의 미시시피 금융이 그러했다. 액면가 500리브로로 시작한 미시시피의 주식이 한해동안 1만리브로에 육박하는 광기가 된다. 그 뒤에 영국 왕립은행이있었고, 많은 이들의 부에대한 광기가 있었다. 이런 광기가 지금은 없을까. 2007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사실상 금리가 0%까지 떨어뜨리며, 말그대로 나라 부채를 통해 망해가는 금융기관에 투자하게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풀린 돈은 전세계로 풀려갔고, 각국은 미국 달러에 맞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풀린 돈은 실물 경제로 흘러가 건전하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엘리자베스 홈즈의 테라노스와 같은 말그대로 말도 안되는 기업에 대한 정확한 검증도 없는 유령 사업에 흘러들어갔고, 좀비 기업을 만들고, 부동산으로 흘러 전세계의 부동산 가격을 미친듯이 올렸고, 사실상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러운 가상화폐의 폭등을 가져왔으며, 각 기업이 내실을 다지는 것이 아니라 싼 이자를 통해 얻은 이지머니를 통해 자사주 가치를 끌어올리는 금융 공학이 곧 그들의 가장 큰 실적이 곧 기업가치로 보이는 현재를 낳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17세에도 있었고, 1929년 대공황에도 있었고, 198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시작에도 있었고, 2007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에도 있었고, 2020년 코로나에도 있었다. 전세계는 계속해서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 반복 속에서 세계의 빈부격차는 계속해서 커져가고, 가장 돈이 많은 자본가 계급은 돈으로 돈을 버는것이 더 쉬워졌고, 말그대로 신용이 낮은 사람들은 높은 이자의 대출을 받아야한다. 그들이 가장 리스크가 크고, 가장 쥐어짜기 쉬운 계급이기 때문이라는 책속의 글을 보며, 반박할 수 없는 무력감이 들었다.
어렵다. 낮은 금리의 유지가 디플레이션을 막고, 무너지는 기업을 회생시켜, 경기의 침체를 막기위한 선택이였다 한다면, 그로 인한 부작용의 여파를 우리는 역사에서 보아왔다. 거품으로 인해 2007년의 사태를 보았는데, 현재의 거품은 그때보다 더하다. 그 거품의 여파가 터질때, 우리는 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또 언발에 오줌누기와 같은 선택이 반복될까? 고통스러운 현재를 안고서, 마스터 플랜이 계획될 것인가? 국가가 나라 경제를 통제하는 수단인 금리의 역사를 보며, 말그대로 현재와 미래에도 적정한 금리는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3년전부터 들리는 각종 사모펀든 관련한 사건, 주택시장의 혼란, 디플레이션의 시작이라며 한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지 모른다는 각종 어두운 뉴스를 보며 경제를 잘 알지 못하는 나도 답답해지는 요즘이다.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재밌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현재의 경제를 보니 재밌다는 표현을 쓸수가 없달까..) 흥미로운 책이다. 원제인 The Price of Time이라는 의미도 계속해서 생각해보게한다.
그냥 주어지는 돈은 없다. 어떤 돈이든 결국은 댓가를 치르게 하니까.
추천!
“확실하진 않아도, 자연 이자율이 지배하는 세상이 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는 일은 유용하다. 로크의 생각처럼 돈을 다른 상품처럼 시장에서 자유롭게 빌려주고 빌리는 개인들이 정하는 이자율, 사회의 시간 선호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이자율, 지나치게 많이 빌리거나 적게 저축하지 않으며 자본을 반드시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토지와 다른 자산에 정확한 가치를 부여하는 이자율, 저축자들에게는 공정한 수익을 제공하고 은행가와 금융계에 보조금을 줘야 할 만큼 낮지도 않으며 차입자들을 고통스럽게 할 만큼 높지도 않은 이자율이 존재하는 세상말이다.“ 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