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겠습니다 (에세이 에디션) - 책과 가까워지는 53편의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
황보름 지음 / 어떤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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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황보름 작가님이 쓴 책에 관한 에세이. 이 책이 먼저쓰였지만, 나는 휴남동 서점을 읽고서 이 책을 찾았다. 휴남동 서점에서 읽은 작가님의 따스한 글이 좋아서. 이 책은 다른 책을 소개하는 에세이라기보다 ”책“ 그자체를 말하고 있었다. 신선하면서도, 첫문장과 함께 깊게 빠져든 책.


애서인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에세이를 읽으며 맞어맞어.싶기도 했고, 읽었던 책에 대한 언급이 나올때는 신기했다. 이 책이 이런 의미를 담고 있었어? 싶었어서.. ㅠㅠ 사실 기억이 안난 책도 다수.
나는 요즘 책을 읽으며, 내가 왜 책을 읽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읽었던 책의 대부분의 내용을 잊고, 내게 남는 것이 없는데 나는 왜 책을 읽을까..? 책은 내게 어떤 의미 일까..?
이 에세이는 그런 나의 생각에도 답해주는 듯했다.(책을 읽고 잊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구나하는 안도감 한 스푼.ㅎㅎ)

”조금만 시간이 흘러도 기억의 그림자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 도대체 왜 글을 읽는단 말인가?
이러한 질문을 안고 거듭 고민하던 쥐스킨트가 내놓은 답은 독서에서는 ‘기억’이 아니라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였다.“ p.43

도서관의 의미, 전자책과 종이책의 차이. 서평쓰기, 서평 읽기 , 어려운 책을 읽는 다는 것, 병렬독서는?(개인적으로 한번에 한권의 책만 읽는 사람으로, 병렬독서를 하는 분들 존경함..) , 병렬독서를 시도했다가 아무 책도 안읽은것 같았던 일인...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나누는 책 수다 부분에서는 ㅎㅎ 알쓸신잡이 언급되어 오호라 빙고! 싶기도... 이 책의 목차를 보며 나도 떠올린 프로그램이라.
작가님이 쓴 책에관한 에세이이지만 작가님들만의 리그에서 쓰여진 에세이가 아니라, 그저 독자인 나조차도 읽으면서도 깊이 공감할 수 있어 더 좋았던 책.

“ ‘나는 한 시간의 독서로 누그러들지 않는 어떤 슬픔도 알지 못한다.’ 오늘의 내 슬픔을 잊게 해 준 책, 나는 기억하고 싶다” p.181
작가님이 좋아한다는 몽테스키외의 말. 아 멋지다.

내게 책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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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 지느러미 TURN 1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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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작가님의 신작. 강렬한 표지와 제목은 나를 끌어당겼다. 무슨 내용일까. 입속에 지느러미라.

"네가 만든 노래는 뭐랄까.. 지느러미 같아. 고막을 간질이는 지느러미." p.22
삼촌이 선형의 노래를 듣고 한 말이다. 취업준비에 한창일 나이 선형은 노래에 빠졌다. 경주와 함께. 그리고 망했다. 경주의 배신으로인한 밴드해체이지만, 알아주지 않는 인디밴드 얼마나 더 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매달리 공무원 시험.
그러던 어느날 삼촌이 내게 낡은 건물 한채를 남기고 죽었다.
엄마와 어른들은 모두 삼촌의 건물을 팔라고 재촉하고, 선형은 낡은 건물을 청소하던 중, 파니를 발견하고, 선형은 삼촌이 내게 남긴게 건물이 아니라 파니였음을 깨닫는다.

어디선 온 존재일까.
선형은 자신이 놓아버렸던 노래에 대한 열망을 파니를 통해 다시 깨닫는다. 파니의 독특한 음색. 그것의 허밍에서 선형은 헤어나오질 못한다. 그 건물의 지하실에 갖힌채.
삼촌은 선형의 음악을 듣고, 자신과 닮은 선형만이 파니를 돌봐줄 것이라 믿었기에 파니를 그녀에게 남긴 것이였다.
삼촌의 일지를 보며 파니의 충실한 종이되어 오로지 그것의 음색에만 빠져있던 중 밴드 친구들의 모임 약속이 잡힌다.
그곳에서 만난 경주.
그녀는 그를 삼촌의 낡은 건물로 이끈다. 그리고 드러난 경주의 검은 속내.

읽는 내내 파니의 음색은 동화 속 인어공주를 떠올리게했다가도, 파니의 난폭함은  선원들을 음색으로 유혹해 죽게한 세이렌의 모습이 겹쳐,  잔잔한 도입부과 강렬한 후렴부가 마구 반복되는 음악을 연상케 했다. 아.. 음악을 듣는데 쉴 수가 없어.... 그리고 마지막은 영화 속에서 귀신 나오기 전에 깔리는 암시 음악으로 끝냈달까...역시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작가님이야....

파니에 대한 선형과 삼촌의 집착은 무엇이였을까. 단지 음색이였을까. 적어도 선형의 파니에 대한 집착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열망같아보였다. 파니를 통해 나의 음악을 완성시키고싶은 마음. 그렇게 내가 놓아버려, 끝내 만들어내지 못한 세계를 완벽하게 끝맺음 하고 싶었던 그녀의 욕망. 그래서 그녀는 파니를 다른 이에게 보내지 못한 것은 아니였을까... 싶었다. 오롯한 나의 소유로 끝까지 남기고 싶었으니까.

"그거 알아?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계속 계속 생각하다보면 어해에 도달하는 게 아니라 다 상관없어져. 이해하려는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지지. 어차피 끝내 알 수 없을 테니까. 나 아닌 모든 존재는 결국 미지의 영역이니까." p.143


다시 만났을까.
궁금하다.

재밌다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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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핏 쇼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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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가 죽기 직전의 노인이라니. 그것도 처참하게 고문당하며, 마지막까지 불에 타들어가며, 고통속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장면의 묘사...
대체 누가 이렇게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것일까. 왜... 그저 살인자의 광기인 것일까.


상상조차 끔찍한 살인. 이렇게  환상열석에서 발견된 불에 타 죽은 시체'들'의 해결을 위해 포가 복귀한다. 워싱터 포와 브레드쇼의 만남이라. 서로 전혀 다른 성향이면서도, 이멀레이션, 살인자를 향한  집요함은 놀라울 정도로 닮은 콤비다.
워싱턴 포, 그는 정직 중이였다. 수사에 누구보다 탁월하지만 맡았던 마지막 사건에서 연쇄살인마에게 납치된 이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피해자의 부모에게 용의자의 정보를 '실수인지 고의인지(다분히 고의같아 보이지만..진실은 책속에서...)... 흘렸다는 이유였다. 그런 그를 정직으로 부터 복귀시킨 이유는 피해자의 몸에서 나온 표식 때문이였다.
 그리고 다분히 떨어지는 사회성으로인해 그녀가 최고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하지만, 같이 일하고 싶지는 않아하는 브레드쇼. 그런 그녀는 한세기에 나올까말까하는 천재였다. 엄청난 데이터 속에서도 원하는 것을 찾고마는. 

그런 그녀와 포가 만났다.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이성적인 그녀,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말그대로 물불가리지 않는 포. 
마지막 희생자의 몸에 새겨진 그의 이름과 숫자 5는 대체 어떤 의미일까.


사건을 파고들수록, 그리고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할까. 그러니까 살인자를 찾아야할까. 살인에 당위성은...옳지 않다지만, 이 사건의 실체가 언뜻 언뜻 보일때 마다 피해자가 아닌 살인자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살인자가 이토록 잔인한 복수를 저질러야만 했던 그 진실이 한꺼풀씩  드러날때마다 이멀레이션의 행동을 비난할 수 없었다.
왜냐고?
나라도 그랬을테니까.
누구라도 그랬을테니까.

아니,, 나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지.


가장 믿었던 이에게 당한 배신.
그리고 죽음까지 누군가의 쾌락의 도구가 되어버린 이들.
정말....살인을 정당화 해서는 안되겠지만, 
이멀레이션의 단죄는,,,,
 이멀레이션이 친구들에게 보내는 레퀴엠이였고,
홀로 살아남았던 생존자로써  과거를 청산하기위한 몸부림이였으며,
두 번 다시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도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에게는 그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실체까지 도달 할 포가 필요했고, 
그가 남긴 단서를 데이터로써 이성적으로 파고들 브래드쇼가 필요했다.
그들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결국 포는 모두가 아니라고 했지만, 이멀레이션의 바램대로 행동했다. 
개인적으로 포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며,

아.. 정말 ....내가 살인자를 응원하게 될줄이야.

조금 이 이야기와 결은 다르지만, 소설이나 영화속에서 자경단의 등장은 굉장히 속시원한 면이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약자의 피해는 (그저 니가 참으라는 식으로 몰아가며) 모르는 척.
가진 자의 죄는 전혀 반대의 의미로 모르는 척하는게 너무 뻔히 보이니까.

책 속에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고도,
권력자들은 눈을 감았으니까. 망할 것들!


잔인하면서 슬펐고, 그래서 고구마로 끝날뻔한 결말에 짜증이 치밀기도 했지만,,,(그래도 마지막은 사이다 한모금)
그래도 추천! 왜냐고.. 재밌으니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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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일본서점대상 수상기념 리커버)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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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이런 잔잔한 한국 소설들이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실제 우리네 삶과 다르지만, 어쩌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볼만한..? 
우리? 아니면 나의 삶일지는 모르겠다. 쫒기듯 일어나 회사에오고, 회사일에 힘들어 지칠쯤 퇴근해서, 아.. 이렇게 사는게 맞나 싶을 쯤 월급으로 한달을 다시 수혈하는 삶. 그래서 어느날 문득 나는 나의 삶을 영원처럼 살고 있구나..싶은 생각이였다. 마치 이런 날이 영원처럼 계속되는 것 처럼말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일,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조차 생각하지 않고, 그저 하루를 흘려보내듯 사는 나. 그리고 어느덧 말미에 가서는 후회하겠지. 그때 왜그랬을까..싶은..? 

 마치 이 책속 영주의 과거 모습같았달까.(뭐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하진 않지만.^^;;)

이 이야기는 어느 휴남동 골목에 서점을 열게된 영주, 그곳에 고용된 바리스타 민준,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명상이나 뜨개질을 하는 정서. 휴남동 서점에 커피를 공급하는 지미, 엄마의 요청으로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민철 등 서점을 매개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좋아하지만 많이 읽지는 못하는..^^;;) 한 사람으로 서점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꽤나 즐겨 읽는다. 나도 서점을 운영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으니까. 현실의 벽이 높고, 말그대로 먹고사니즘을 걱정하는 한 사람이기에 마음 뿐이였지만.... 책을 좋아하는 것과 서점을 운영하는 것은 아마도 매우 다른 일일 것이다. 서점 운영에 관한 아주 현실적인 책도 읽었던 터라.


그렇지만 책을 매개로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나에게 너무나 매력적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다시 나는 어떤 서점을 만들고 싶었지..? 싶은 생각을 하게했으니까. 책이라는 물성과 서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는 왜 언제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일까..?
전혀 다른 분야의 책을 좋아하면서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왜이리 즐거울까.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영주가 책속의 손님들에게 추천하는 책 들이 인상적이였다. 내 장바구니에 차곡차곡 담겼으니까.ㅎ

그래서  이 책.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속  사람들이 부럽네.



"서점은 책과 관련한 모든 것과 돈을 교환하는 공간이니까요. 이러한 교환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게 하는 것이 사장이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일기를 쓰듯 매일 머리에 새겨 넣었어요." p.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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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p Tree A+ 2 - 이은혜 스페셜 에디션
이은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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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정말 오래 기다렸던 만화책이다. 재 출간되기를. 사놓지 않았던 나를 두고두고 원망하게 만들었던.
내가 중학교 때 읽었던 이 만화책은 나로 하여금 고등학교의 로망을 안겨줬다. 대학입시가 코앞이기에 절대 가고싶지 않았던 고등학교를 말이다.
오빠가 없던 내게 오빠란 이런 존재구나 하며, 오빠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게도 했었고.
교복을 입는 학창시절의 마지막에 대한 푸릇한 환상을 갖게했었던 책. 
어쩌면 그래서 중년을 바라보는 지금 이 책이 더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아주 오래전에 가졌던 추억을 다시 들췄을 때, 빚바랜 기억이 되어버리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더 이상 그 때의 내가 아니기도하고, 상황이 더 이상 그시절과는 다르니...뭐.. 그래서 그저 추억만으로 충분한 어떤 것들..그래서 이 책의 재출간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기뻤지만, 그럼에도 나는 책을 받고도 한동안 포장 조차 뜯지 않았다. 웬지 그래버릴까봐.. 이미 중학생의 내가 아니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게 이 책은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다. 되려 내가 90년대 중학생 나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역시 오래토록 잊히지 않은 만화는 여전히 멋지구나..

주인공 혜진이. 여주인공으로 멋진 친구다. 혜진이처럼 되고 싶었고, 혜진이 처럼 솔직한 감정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ㅎㅎ. 그리고 그런 혜진이를 바라보는 애어른 승주. 혜진이의 베프 유선이.  태림이. 예쁜 수경이. 깡패(?)같지만 누구보다 속깊은 휘경, 그리고 휘경의 뮤즈 지현. 그리고 나로하여금 친오빠라는 로망을 갖게한 현목("우리끼린 노크하지 않아도 괜찮아." 꺄!!!!!!!!!! 옵뽜~) . 그리고 어려운 말로 싸우는 태준과 정원(ㅋㅋㅋ) 고등학생은 이토록 고차원적인 사고를 하는건가.. 싶었는데, 지금 다시 읽어봐도 고차원적이야....

그시절의 나는 그 때의 소중함을 몰랐다. 아마 먼 훗날 알게 될 지금의 소중함도 나는 여전히 흘려보내고 있는 지금이겠지만.
이 책은 지금의 나를 소중했던 그 시절로 다시 이끌었다. 여전히 지나온 시간이지만 설레고, 그래서 더 그립게 만드는 시간 으로 말이다. Jump Tree A+. 지금 그때의 내 친구들과 이 책 이야기해보고 싶어지게 만드네. 

최근 나의 추억속 만화들의 재출간 소식에 누구보다 기쁜 일인으로 마구 수집하고 있는 요즘, 이 책이 주는 결은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르다.  뭔가 현실 속의 이야기여서 그런가. ㅎ
다른 책 속 주인공들의 현재를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문득 혜진이가 나보다 나이가 위인데,  혜진이의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ㅋㅋㅋㅋ
궁금하다. JTA 친구들의 지금이.
뜬금없이.

으흐흐.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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