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지느러미 TURN 1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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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작가님의 신작. 강렬한 표지와 제목은 나를 끌어당겼다. 무슨 내용일까. 입속에 지느러미라.

"네가 만든 노래는 뭐랄까.. 지느러미 같아. 고막을 간질이는 지느러미." p.22
삼촌이 선형의 노래를 듣고 한 말이다. 취업준비에 한창일 나이 선형은 노래에 빠졌다. 경주와 함께. 그리고 망했다. 경주의 배신으로인한 밴드해체이지만, 알아주지 않는 인디밴드 얼마나 더 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매달리 공무원 시험.
그러던 어느날 삼촌이 내게 낡은 건물 한채를 남기고 죽었다.
엄마와 어른들은 모두 삼촌의 건물을 팔라고 재촉하고, 선형은 낡은 건물을 청소하던 중, 파니를 발견하고, 선형은 삼촌이 내게 남긴게 건물이 아니라 파니였음을 깨닫는다.

어디선 온 존재일까.
선형은 자신이 놓아버렸던 노래에 대한 열망을 파니를 통해 다시 깨닫는다. 파니의 독특한 음색. 그것의 허밍에서 선형은 헤어나오질 못한다. 그 건물의 지하실에 갖힌채.
삼촌은 선형의 음악을 듣고, 자신과 닮은 선형만이 파니를 돌봐줄 것이라 믿었기에 파니를 그녀에게 남긴 것이였다.
삼촌의 일지를 보며 파니의 충실한 종이되어 오로지 그것의 음색에만 빠져있던 중 밴드 친구들의 모임 약속이 잡힌다.
그곳에서 만난 경주.
그녀는 그를 삼촌의 낡은 건물로 이끈다. 그리고 드러난 경주의 검은 속내.

읽는 내내 파니의 음색은 동화 속 인어공주를 떠올리게했다가도, 파니의 난폭함은  선원들을 음색으로 유혹해 죽게한 세이렌의 모습이 겹쳐,  잔잔한 도입부과 강렬한 후렴부가 마구 반복되는 음악을 연상케 했다. 아.. 음악을 듣는데 쉴 수가 없어.... 그리고 마지막은 영화 속에서 귀신 나오기 전에 깔리는 암시 음악으로 끝냈달까...역시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작가님이야....

파니에 대한 선형과 삼촌의 집착은 무엇이였을까. 단지 음색이였을까. 적어도 선형의 파니에 대한 집착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열망같아보였다. 파니를 통해 나의 음악을 완성시키고싶은 마음. 그렇게 내가 놓아버려, 끝내 만들어내지 못한 세계를 완벽하게 끝맺음 하고 싶었던 그녀의 욕망. 그래서 그녀는 파니를 다른 이에게 보내지 못한 것은 아니였을까... 싶었다. 오롯한 나의 소유로 끝까지 남기고 싶었으니까.

"그거 알아?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계속 계속 생각하다보면 어해에 도달하는 게 아니라 다 상관없어져. 이해하려는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지지. 어차피 끝내 알 수 없을 테니까. 나 아닌 모든 존재는 결국 미지의 영역이니까." p.143


다시 만났을까.
궁금하다.

재밌다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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