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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뮤니스트 - 마르크스에서 카스트로까지, 공산주의 승리와 실패의 세계사
로버트 서비스 지음, 김남섭 옮김 / 교양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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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세기는 자본주의에 대항하여 더 나은 삶을 꿈꾸던 공산주의가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다가 이내 스르르 사라지는 시간이었다. 일부 국가는 여전히 공산주의의 치맛자락을 놓지 않고 있지만 혁명의 가능성을 넘보던 열기 같은 것들은 이제 소멸했다. 그러나 시대의 어려움을 타파하려는 정신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라면 계급 착취 없이 누구나 행복할 권리를 마땅히 누리고 사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열망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공산주의 체제가 허무하게 고꾸라진 것도 현실이 이상을 도무지 따라가지 못한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수의 국가들이 서로 다른 형태로 공산주의 체제를 경험했지만 그것이 태동하고 몰락한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은 이 책이 연대순으로 공산주의의 역사를 훑으면서도 헝가리, 쿠바, 인도, 영국, 미국 등 공산주의 운동이 닿았던 국가들의 공통된 특성을 유사한 패턴으로 서술하는 이유다. 옮긴이와는 달리 내 깜냥으로는 그러한 서술이 그들 각자의 개별성을 얼마나 감춘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그것은 적어도 이 책이 목표하는 바에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공산주의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흐름을 포착하려 애쓴 덕분에 이 책은 그 운동의 탄생과 쇠멸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값한다.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이걸 한 번 읽었다고 공산주의의 역사를 야무지게 정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도 않았지만, 역시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여기에 등장했던 여러 이름들이 머리를 둥둥 떠다니고 있다. 다행히 시기별로 내용이 정리되어 있으므로 언제든 꺼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나처럼 무지한 사람도 이 책을 통해서 한 가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산주의의 승리와 실패의 역사가 대부분 비슷하다는 점이다. 그것을 통해서 지나간 일이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면,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종말론 따위만 운운하는 한심한 일은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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