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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좌파 -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 강남 좌파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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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은 강남 좌파에 대한 개념을 최초로 사용했다. 강남 좌파란 보수 진영이 운동권 출신 486세대 진보 인사들을 꼬집어 쓰던 용어로 사상은 좌파적이지만 생활수준은 강남 사람 못지 않은 이들을 뜻한다. 그런데 저자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진보 정치인 가운데 강남 좌파가 아닌 사람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좌파든 우파든 모두 강남에 귀속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꼭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강남 좌파는 엘리트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는 좌우를 막론하고 리더십을 행사하는 정치 엘리트가 되기 위해서 학력이나 학벌, 생활수준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 사회적 성공을 거두는 것은 필수적이므로 정치 영역에서 활동하는 좌파가 강남 좌파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강남 좌파 자체를 무조건 비판하는 건 좌파를 싸잡아 비판하겠다는 우파의 정치적 책략이라는 혐의를 피하기 어려우므로 강남 좌파의 공감대를 넓히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그것은 진정한 소통의 정치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노무현, 문국현, 조국, 박근혜, 손학규, 유시민, 문재인, 오세훈 등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강남 좌파의 실체와 배경을 상세히 소개한다. 사적인 생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언론 자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정치와 관련한 저서에서 그들에 대한 평가를 적절히 인용하고 있다. 저자는 특정 당이나 좌우의 입장과 관계하지 아니하면서도 각각의 인물이 안고 있는 문제와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분위기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차후 대선을 위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여서 그것이 과거에 대한 분석에 그치지 아니한다.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이 지닌 문제가 결국 다른 성질의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종국엔 소통과 화합을 위해서 정치인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제시하는 데에 이른다. 그러나 벽 대신 다리를 세우자는 마지막 말에 방점이 찍힌 것 같지는 않다. 그것에 비해 강남 좌파의 등장과 어원을 필두로 주로 다수의 정치인들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는 탓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시대에 강남 좌파가 차지하는 위상과 의미가 무엇인지 그간의 이야기를 재정립하고 집대성한 결과물에 해당한다.  

무거운 이야기도 재밌게 할 줄 아는 저자의 역량이 복잡하고 다변화하는 정치 세계의 흐름을 읽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유시민과 문재인에 대해서 유독 비판적인 자세를 심하게 드러내는 것은 전체적인 균형에 어긋나는 느낌이다. 노무현 정신을 겉으로만 계승하는 문제에 관한 지적은 좋으나 저자의 사적인 주장이 그 두 챕터에서 특히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또한 학벌 좌파와 입시전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다소 추상적인 것은 아쉽다. 그러나 이 책은 강남 좌파가 지닌 진짜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적합하며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비교적 객관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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