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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평점 :
SF 장르를 꽤 좋아 했었다. 다만 글이 아닌 애니매이션과 영화로. 그동안 만화와 스크린으로 만난 SF 영화는 꽤 되지만 이상하게 글을
통해서 만나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른 장르는 글로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유독 글과 친하지 않았던 SF. 아마 글을 통해서 만나는 것 보다는
화려한 영상, 시각효과로 만나는 것을 더 좋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애니매이션으로 만나는 것 역시 시들해졌다. 어렸을땐
상당히 열광했었는데, 이제는 영화를 통해서 간혹 만날 뿐인 이 SF.
사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영화때문이다. 흥미로운 소재로 최근 미국에서 개봉되어 극찬을 받고 안정적인 흥행기록을 보이고 있는
'컨택트' 때문이다. 미국 개봉 제목은 'Arrival' 다. 국내 개봉을 손꼽아 기다라던 중 반갑게도 원작의 출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다른 SF 영화였다면 원작보다는 영화로 만나길 기대했을텐데, 작가의 화려한 이력이 눈길을 끌었다. 최고의 과학소설에 수여되는 상들을 석권하며
세상을 놀라게 만들며 많은 소설을 쓰지 않은 작가는 단 한 권의 작품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로 위대한 과학 단편소설 작가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영화도 좋지만 책으로도 만나고 싶어서 만나게 되었다.
책엔 8편의 단편이 실려있지만 가장 먼저 만난 건 영화의 원작인 '네 인생의 이야기' 다. 소설은 참 특이하게 전개된다. 지구에 느닷없이
나타난 외계 비행물체. 하나가 아닌 지구 전역에 백열두 개가 나타났다. 이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던 정부는 언어학자인 주인공을 찾아와
녹음된 외계인의 소리를 들려주지만 주인공은 외계인들과 직접 얘기를 해야 그들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을거라고 해서 그들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의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지구인과 같이 말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에 매료된 주인공이 들려주는 딸과의 이야기. 계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뭐지 하게 된다. 지구인이 들려주는 이야기패턴에 익숙해있는 나 역시도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힘든데, 그녀가 만난
외계인들의 언어를 익히게 되는 후반부쯤에 이르러,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게 만드는 소설.
이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이야기가 꽤 놀랍다. 매우 짧은 이야기 하나를 빼면 다라고 할 수 있다. 바빌론의 탑 역시도 꽤 흥미롭다. 오래전 대홍수 이후 하늘의 물이 담긴 저수지와 그 위에 있는 야훼의 주거란 도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해 하던 중 하늘에 닿는 바빌론의 탑 꼭대기에서 하늘의 천장을 뚫을 광부를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된 힐라룸은 지원을 하게 된다. 그러나 탑에
올라 꼭대기 까지 올르기의 여정이 결코 쉽지많은 않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도착한 탑의 정상. 그는 일행과 함께 하늘의 천장을 뚫기 위한 작업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세계의 제 2의 대홍수를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를 하면서. 그러나 그만 저수를 뚫고 만다. 과연 제2의 대홍수가
일어날것인가? 그리고 하늘의 천장은 어떤 곳일까? 힐라룸은 무사할까? 바빌론의 탑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이야기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측불허의 즐거운
이야기들로 책읽는 즐거움을 확실하게 주는 [네 인생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