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앤발레오 미네랄 마스크팩 세트
미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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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이전에 다른 미네랄 마스크팩을 사용해본 적이 있거든요. 개어서 사용하는 워시오프 타입이었는데, 몇 번만 사용해도 피부가 깨끗해지는 것이 눈에 보이더라구요.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어 참 좋았더랬는데, 이 펠로앤발레오 미네랄 마스크도 아마 비슷한 효과를 볼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더군요. 이번에도 피지와 노폐물제거에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물을 섞어서 하는 게 아니라 앰플을 섞어서 하니까 뭔가 더 좋을 거 같은 기분. ^^

clay라고 해서 내용물이 황토처럼 붉은 가루가 아닐까 했는데 미색의 연한 아이보리색 가루에 향은 없어요. 앰플도 처음엔 아무 향이 안나는 거 같았는데, 나중에 파우더와 섞은 후에 맡아보니 생약같은 은은한 향이 납니다. 파우더에 부을 때는 물 같은 질감이라고 생각했는데, 붓으로 섞다보니 꽤 점성이 있는 거 같아요. 다 섞어놓고 나니 물풀같은 그런 느낌이 되더라구요. 한 팩의 양도 넉넉해서 덧바르다가 다 못바르고 급히 다른 사람에게도 발라줘야 했어요. 앰플 양이 넉넉해서 그런지 약간 묽은 거 같아 피부에 전체적으로 두껍고 고르게 발리지 않는다는 점은 좀 아쉽지만, 그래도 얇게 발린 부분은 말라갈수록 모공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네요.

팩의 경우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은데, 특히나 미네랄 마스크는 피부에 트러블이 없어서 더 좋은 거 같아요. 미네랄 자체만 해도 피부에 좋을텐데, 이 패키지의 경우 앰플에 코엔자임 Q10이며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피부와 탄력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네요. 팩을 하고 나면 얼굴이 전체적으로 맑고 깨끗해 보이구요, 특히 두 번째 하고 났을 땐 모공상태가 깨끗해진 것이 눈에 확연히 드러납니다. 늦게 자고 일어나면 원래 얼굴이 많이 푸석해보이고 칙칙해지는데, 팩 하고 난 다음날은 늦게 자고 일어났는데도 얼굴이 말끔하면서 매끈매끈한 것이 잠까지 푹 잤더라면 얼굴에 반짝반짝 윤이 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화장도 잘 먹구요. ^^

전에 사용했던 미네랄 마스크는 하고난 후에 피부가 따끔거릴 정도로 건조하고 당기고 그랬는데, 이 펠로앤발레오 마스크는 앰플 덕분인지 막 씻어내고 난 후에도 피부가 보들거리면서 촉촉하고 매끄러워요. 그 후에 보습까지 챙겨주면 퍼펙트~ 피부가 탱탱해지는 거 같은 기분도 들고, 무엇보다 요즘 계절상 피부가 건조하고 땡기는 시기인데 피부도 환하고 깔끔해지면서 촉촉함까지 찾아주니 정말 마음에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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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행복이 커지는 가족의 심리학 토니 험프리스 박사의 심리학 시리즈 1
토니 험프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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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자기계발이란 것도 ‘나’라는 개인에 집중되게 마련인 것 같다. 하지만 한번쯤 단지 나 자신의 내면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고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나를 바꾸고 발전시키려고 애를 쓰다가 외부환경과 직접 대면하는 경우 맥없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는데, 공허한 기분을 느끼며 혼자서만 발버둥 치는 게 아니라 가족끼리 서로 북돋우며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다면, 그것은 한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긍정적인 일이 되지 않을까. 가족은 개인의 정서적 토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작은 사회이면서 일종의 보호막이자 큰 사회로 나아가는 관문이기도 하니까.

현재의 가족, 그리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지금의 가족을 떠나고 분리하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을 단순히 어떤 사례나 문제적 상황을 통해서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징후나 말 같은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보여주기에 공감도 크고 더욱 확실하게 와닿는다. 폭력적인 가정의 아이가 폭력적으로 되는 등 부정적인 부모의 모습을 닮아가는 자녀들에 대해서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그 과정 역시 심리적인 면에서 좀 더 밀도있게 접근하는 편이다. 이중소통, 이중결박 같은 낯선 용어도 금새 이해될 수 있게끔 예시도 적절하고, 감정표현이며 어떻게 말을 할 것인지 같은 방법적인 면에서도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문제있는 가족과 건강한 가족의 특징이나 대화하는 모습을 골고루 보여주니, 문제점 인식 후에 필요한 롤모델을 세우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뻔한 소리가 아닐까 하던 처음의 의심은 간데없고, 읽어갈수록 점점 더 집중해서 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적당히 개입된 사례들이며 구성도 좋고, 단계별로 조목조목 짚어가는 전개방식임에도 지루하지 않으면서 술술 읽힌다. 도구적・정서적 욕구 같은 어휘면에서 좀 어려울 때도 있지만, 사실 전혀 생소한 것들을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니다. 막연하고 추상적이었던 느낌이나 어떤 현상들을 좀 더 확실히 인식하고 구체화하는 느낌이랄까. 그간 누적해온 지식들이 소화되지 않고 더부룩한 상태로 남아있기에, 실천으로 연결되지 못해 정작 어떤 변화도 끌어내지 못하면서도 괜히 뭔가 잔뜩 섭취한듯한 착각에 빠져있던 상황 역시 제대로 직시하게 된다. 어른이 되어 부모와 함께 살거나 주말마다 부모를 찾는 것이 부모에 대한 의존과 자아확립을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말은 가족간 유대가 비교적 강한 우리정서에 좀 안맞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특별히 이질감이나 문화적 차이가 느껴지지 않고 공감대도 무척 높다. 극단적인 사례들도 있지만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집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좋은 실마리가 되어줄 것 같다.

문득문득 별거 아니라 생각했던, 혹은 그렇게 믿고 싶었던 상황들이 지적될 때는 뜨끔하면서 겁나기도 했다. 아이를 2등인간 취급하지 말라는 얘기며, 의외라고 생각될 정도로 방심하던 부분에서 허를 찔리는지라, 잘못된 편견이나 사고방식 같은 것을 나도 모르게 많이 가지고 있었구나 새삼 놀라게 된다. 심지어 ‘거짓말하지마라’는 것도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행동이라고 하니,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도 남을 지배하려는 행동들도 꽤 많이 하고 있구나, 별 생각없이 일상적으로 하는 말들, 은연중에 하는 행동들에 그런 면들이 다 내포되어 있구나 하고. 문제를 인식하면서 개선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자극도 받게 되고, 부모와의 올바른 관계나 성숙한 어른이 되어 내 아이, 내 가족 역시 성숙하게 키워내는 것, 나 자신의 자아를 찾고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가족전체의 변화가 큰 도움을 주리라는 것, 한 사람의 인격과 자아형성에 가족이라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가족의 심리학’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는 스스로 독립하여 온전히 자신을 책임지지 못하고 어느 정도 부모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에, 그만큼 아이와의 관계를 더 조심하고 중시해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부모뿐만 아니라 가족의 누구라도 먼저 문제의식을 가진다면 지금 우리 가족이 어떤 상태인지를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면서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바꿔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족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적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대개 상대방 말을 귀 기울여 듣기처럼 어찌보면 의외로 간단하고 사소한 배려와 관심들이다. 하지만 장기간을 거쳐, 나부터 시작해 가족 모두가 변해야하는 만만치 않은 미션인지라 슬쩍 겁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단지 현상만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상황과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차근차근 추적해 근원적인 문제부터 바로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족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을 안다.

쉽다면 쉬운 일일테지만 사랑으로 지지하면서 단호하게 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특히 애정표현을 잘 못하고 서투른 가족에겐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거듭 강조하듯이, 그리고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나 자신도 익히 알고 있듯이 무엇보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해서,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피로 맺어져 있다고, 혹은 한 공간에서 산다고 해서 다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정서적으로 이해하고 위하는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서로에게 힘을 주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좀 더 행복하고 아늑한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 조그만 변화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이제 더 이상 상처없는 행복한 가족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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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긍정적 심리학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죠?
그만큼 행복심리학, 긍정적심리학과 관련된 서적들도 많이 쏟아지고 있구요.


하지만 '아는 만큼 행복이 커지는 가족의 심리학'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의 강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물론 부정적인 측면의 극복도 강조하고 있는데요,
긍정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뿌리깊은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서는 행복을 위한 기초가 탄탄해질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연습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나쁜 영향의 굴레를 끊는 것, 가족의 악영향을 극복하는 것 역시 함께 훈련하게 됩니다.


어린시절의 정서적 성숙이 성인이 되어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이들 들어보셨을겁니다.
가족의 심리학에서도 문제있는 가족의 예로 등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폭력적인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폭력적이 된다든지, 수동적으로 굴복하기만 하는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아의식이 희박하게 자란다든지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튼튼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어릴적의 아픈 기억을 극복하고 자아를 제대로 확립해야하는데요,
어린시절의 마음상한 꼬마아이를 안아주기, 어린시절의 자신을 보듬어주기라는 데서 도움이 될수있는 책이 바로 따귀맞은 영혼이 아닐까싶네요.

마음상함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현재의 우울한 상황, 불행한 일들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릴적의 안좋은 기억들과 부정적인 환경들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지적하며,
무조건 화살을 자신에게로 돌려서 자신을 학대하거나 혹은 그 기억들에게 끊임없이 괴롭힘 당하지않도록,
상처받은 어린 자신을 보듬어주며 아픈 기억을 극복해내면 현재의 문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례들을 보여줍니다.


계속해서 덮쳐오는 어두운 과거들을 마냥 모른척만 하고, 긍정적인데만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 것은 정작 해결된 것은 없이 그런'척' 하는 것이 되거나, 아니면 일순간의 효력을 끌어내는데 지나지 않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 언젠가 덮쳐오는 고통스러운 기억에 무너져버리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자아의식이 희박한 사람은 남의 자아를 키워주기가 힘들다고 하죠.
아픔이 많은 사람은 남의 아픔을 돌아볼 겨를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의 아픔을 먼저 극복하고 공동체에 힘을 보태줄수 있는,
아픔이 많은 사람들이 만나 만든 상처투성이 가족, 그 가족들이 진정 함께 자아의식을 키워나갈수 있는 행복한 가족이 되기위해서, 그 전단계로 상처회복에 큰 도움을 줄수 있는것이 따귀맞은 영혼이 될거 같습니다.

진정한 행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일단 자신의 아픈 과거와 깨끗이 결별하는 것,
완전히 상처가 아물고 나서 밝고 긍정적인 기운들을 한껏 키워나가고자 하는데서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을 찾을수 있겠습니다.
행복한 개인에서 행복한 가족으로, 그 길에 이 두 책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지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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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네즈 슬라이딩 팩트 블루 SPF24 [피지조절효과]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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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이 지복합성 피부를 지닌 사람에게 피지조절은 정말 곤란한 일중의 하나인데요, 특히 여름처럼 피지분비가 활성화되는 계절에는 보송보송한 얼굴로 메이크업한지가 언젠가 싶게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얼굴이 번들번들해지고 말거든요. 이제 계절이 가을로 넘어온 참이라 조금 덜해지는 거 같긴 하지만, 역시 이 슬라이딩 팩트처럼 ‘피지조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면 눈이 번쩍 할 수밖에 없달까요. ^^

일단 상큼한 색깔의 케이스가 너무 이쁩니다. 반짝반짝~ 조금 긴 길이감인 팩트의 전면이 거울인지라, 커다란 거울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더 만족스러울 거 같아요. 슬라이드 팩트라 아래쪽을 조금만 당겨주면 부드럽게 내용물인 팩트가 미끄러져 나오는데요, 그 아래 퍼프까지 수납공간 이용도 잘 된 거 같아요. 거기다 살짝 꺾어주면 되는 센스! 손에 쥐기가 좀 어정쩡하지 않나 했는데, 살~짝 꺾어주면 고정이 되어 거울 보면서 두드리는 게 가능합니다.

트윈케이크도 아니고 파우더 팩트라 커버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는데요,  피부에 쏙 잘 먹는데다가 곱게 피부에 밀착되어서 그런지 가려줄 것은 제대로 가려주네요. 얼굴의 번들거림도 확실히 잡아주는지라 순식간에 얼굴이 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얼굴이 맑고 깨끗해보이면서 밝은 색 팩트임에도 얼굴이 둥둥 떠보이거나 하지 않네요. 피부톤이 많이 어두운 사람에게 발라줬는데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더라구요. 거기다 미세한 펄감이 들어있는 파우더라서 얼굴이 더 밝아 보이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보통 한 시간쯤 지나면 처음의 보송보송은 간데없고 얼굴이 좀 지저분해지는데, 이 제품도 보송보송함은 없어지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번들거림이 조금 덜한 거 같아요. 그리고 화장을 고칠 때 보통 그 위에 바로 두드리면 잘 먹지 않고 둥둥 뜨고, 기름종이를 사용한 후에 바르면 건조해져서 또 애매하곤 했는데, 이 제품은 그냥 바로 팩트를 두드려줘도 피지를 깔끔하게 잡아주면서 얼룩덜룩하거나 뜨는 것도 없는 점이 편하고 맘에 들어요. 좀 더 기름 넘치는 여름에 제대로 활용해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 중입니다.

겉에 따로 커버같은 게 없어서 케이스에 스크래치가 많이 날수 있다는 점이나, 파우치 안에 넣어 다니다가 다른데 부딪혀서 거울이 깨지지나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세련된 케이스가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효과면에서도 참 만족스러운 제품인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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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마이클 루이스 지음, 윤동구 옮김, 송재우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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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사건으로 꼽힌다는 꼴찌 팀, 연봉 최하위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어낸 것은 어떤 식으로 가능했을까. 좋은 선수가 있으면 승리의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막대한 자금과 물량공세라면 누구나 최고의 선수들을 데리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봉 최하위의 팀이 이끌어낸 눈부신 성과이기에, 한정된 연봉 안에서 어떻게 좋은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었는지, 그들의 승리엔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더 주목하게 되는 책이 바로 이 ‘머니볼’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단장인 주인공 빌리 빈은 고교 유망주 시절을 지나 평범한 마이너리그 선수과정을 지냈다. 선수생활동안 저조한 성적 때문에 자기 자신과 자신의 재능을 믿기 힘들었지만, 빌리는 승리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끝까지 버리지 않고 이것을 직접 경기에서 뛰는 것보다 선수들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쪽으로 바꾸기로 한다. 지금은 야구에서 선수들의 성적에 대한 통계를 중요시하는 것이나 그것을 기본으로 전략을 짜는 게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지만, 십 여년 전 다른 팀들은 관심도 없을 때부터 빌리의 전임단장인 앨더슨은 이런 과학적 통계를 중시했고, 출루율을 최우선으로 두고 조직문화 전체를 개선하는 등 그 외에도 새로운 것들을 많이 도입하려고 하던 중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팀 전체 타율에는 주목해도, 출루율이란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던 시절에 말이다. 이후에 펼쳐지는 빌리의 혁신적인 전략은 멘토처럼 빌리를 효과적으로 끌어주었던 앨더슨의 영향에 힘입은 바 크다.

과연 자신이 모두가 원하는 빅리거가 될 수 있을까 스스로 의심을 해야했고, 사람들이 갖는 기대치에 눌려 쓰러졌던 장본인이 바로 빌리 빈 자신이기에, 그는 직감이나 앞으로의 장래전망에 의지하기보단 통계수치를 근거로 한 과학적 선발을 추구한다. 빌리와 그의 보좌관 폴은 이른바 파이브 툴이라는 스피드, 어깨, 수비, 정확도, 장타력의 기존 스카우터들이 중시하는 요소들을 고루 갖춘 인물을 뽑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포지션에 따라 필요한 특정 강점에 주목한다. 이미 선수들의 몸값이 예전의 몇 십배로 치솟은 때, 그때까지의 스카우트 방식에 의하면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선수들을 자신들 나름의 통계와 과학적 수치에 근거해 가능성을 보고, 심지어 스스로도 빅리거가 되리라는 생각을 못하던 선수들과 한정된 연봉예산 안에서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오클랜드의 승리전략은 간단하다. 좋은 선수들을 데려와 최대한 활용하는 것. 남들이 주목하지 못한 가치까지 발견해내면서 말이다. 선수들 입장에선 곤욕일지는 모르지만, 좋은 선수들을 최대한 일찍 발굴해 내 저렴한 가격으로 붙들어두는 것도 적은 연봉으로 오클랜드가 좋은 선수들을 보유가능 했던 이유다. 남들이 모두 정보가 없을때 누구도 모르는 불모지에 먼저 발을 딛는 것, 그리고 다들 그 가치를 인식하고 가격이 폭등했을 때 유유히 발을 빼는 것, 다른 구단들이 트레이드와 드래프트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않았을 때 그것을 재도약과 역전의 기회로 삼았던 것도 역시 주목할만한 일이다. 올스타 시즌이후 하위팀들은 남은 경기를 자포자기하고 그나마 쓸만한 선수를 트레이드하는데 여념이 없지만, 오클랜드는 바로 그때부터 쓸만한 선수들을 싼값에 사들여 화려한 재도약을 꿈꾼다.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 팀 중에서 가장 낮은 연봉을 지불하는 팀의 하나임에도 많은 경기를 이기고, 해마다 성적이 좋아지면서 2000년부터는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게 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사람들은 오클랜드는 운이 좋은 정상궤도 이탈 팀이라고 말하지만, 새로운 사고, 과학적 통계 등을 거침없이 받아들이는 태도는 가난한 팀 오클랜드가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통계는 과거의 성적만을 평가할뿐 미래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가이드다. 인간의 행동은 불확실과 위험에 둘러싸여 있지만, 오클랜드의 목표는 이 위험을 최소화 하는 것. 한 인간이 모든 것을 잘 할 순 없고,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무엇이며, 그를 잃을 경우 그것을 어떻게 대체할까 하는 강점에 주목하는 방식이다. 최고 선수를 비싼 몸값을 주고 데려오거나 붙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조금 부족해 보이는 사람일지언정 그들 내부에서 필요한 역할의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다.

생생한 스토리와 짜릿함을 전해주는 에필로그까지, 빌리 빈과 그의 개혁에 동참한 선수들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믿음하나만으로 빅리거로 성장할 수 있던 선수들의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채드 브랫포드의 이야기도 그렇고, 그들의 인생역정과 변신까지의 과정 역시 생동감 있고 때로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마인드 컨트롤, 멘토 같은 것들이 선수들이 지나온 길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오클랜드 프런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최대의 성과를 위해 주도면밀하게 연구하고, 그것을 침착하게 입증해나가는 모습은 때로 비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여기는 메이저리그 아닌가. 인간을 마치 승수 올리기와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조직목표를 위한 부품 취급하는 것은 좀 걸리지만, 어차피 처절한 약육강식 생존의 현장인 것이 달라지지 않는 바에야, 만약 무능하다고 퇴출될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고 극대화해서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도 서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를테면 공을 던질 수 없어 포수로서의 생명은 끝난 스캇 해티버그를 1루수 타자로 기용하는 식으로 말이다.

경기시작 30분전까지도 숨막히게 전개되는 박진감 넘치는 트레이드, 초반 등장하는 ‘마일로 붙이세요’가 난무하는 드래프트 준비과정부터가 킬킬 거리면서도 스피디함과 긴장감이 넘치게 한다. 메이저리그의 물밑에서 벌어지는 스카우트 모습도 새롭고, 메이저리그의 역사 속 변화와 용어들에 대한 접근도 세밀해서 한층 더 재미있다. 굳이 빌리 빈의 경영노하우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도 트레이드를 중심으로 하는 긴박감 넘치는 현장의 뜨거운 열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가난하다고 해서 거대한 자본을 가진 이들과 맞서 필연적으로 패배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와 전략이 있으면 충분히 게임을 해볼 수 있다는 메시지와 희망을 전하는 점에서 이것은 야구에 관한 이야기임에도 단순한 야구이야기가 아니다. 놀라운 선구안을 가지고 그것을 과감히 실천할 수 있었고 현재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대단한 사람 빌리 빈. 물량공세보다는 작고 효율적인 운영을 하려는 빌리 빈 식 전략이 다른 이들에게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지금, 그가 이끌어낸 감동적인 승리는 더욱더 짜릿하고 통쾌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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