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우리가 역사적 필연성이라는 여신의 강력한 손아귀에 단단히 붙잡힌 셈이로군요."
듀켐 바 노인이 벨 라이오즈의 말을 재빨리 정정했다.
"심리역사학적 필연성."
"만일 내가 자유의지라는 특권을 행사한다면요? 만일 내가 내년으로 공격을 미루거나 전혀 공격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면요? 그 여신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그것도 사전에 충분히 예견했을까요?"
튜켐 바 노인이 어깨를 으쓱했다.
"지금 공격하든 아예 공격을 안 하든, 전투선 한 척으로 공격하든 제국의 모든 군대를 동원하든, 군사 공격을 하든 경제적으로 압박하든, 노골적으로 선전포고하든 은밀하게 기습 공격하든, 귀하의 자유의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려서 마음껏 행사하시오. 그래도 결과는 같을 것이오."
"해리 셀던이 죽기 전에 예측한 것 때문에?"
"멈출 수도 없고 방향을 바꿀 수도 없고 연기할 수도 없는 인간의 집단적인 행위를 수학적으로 예측한 것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윽고 장군은 뒤로 물러나며 이렇게 선언했다.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살아 있는 인간의 의지로 죽은 자의 예측에 맞서 싸울 겁니다."-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