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긴 뭐야, 간지 나는 맥주잔이지. 미안합니다, 필립 K. 딕 선생님.
유빅을 믿고 저 맥주를 마시면 나는 불멸을 얻게 된다.
또한 나는 알고 있다.
불멸을 자꾸 추구하다가는 자칫 무의식 탐구도 가능하리라는 것을.
손에 들어보니 무게감이 좋아
더 갖고 싶다 더 더 더.
나흘 설거지 안 해도 만날 수 있게
또는
술친구 셋과 즐거운 파티를 하기 위해.
역시 시는 어렵구나. 갖고 싶은 책은 충분해서 유빅 잔 획득에는 문제가 없겠으나! 어디 내가 그렇게 지출할 돈이 많았던가-_-. 난 ‘우아하게 가난한’ 사람이잖아.
오늘 책을 이렇게↑ 받았는데 알라딘 중고서점 신촌점에 들러 또 이만큼↓ 데리고 왔다.
중고서점은 역시! 품/절판본을 만나는 짜릿함이다. 척 팔라닉의 <서바이버>가 이상하게 오래 전부터 나를 불러왔던 참인데 신촌점에는 무려 3권이나 있더라. 가장 깨끗하고 비싼!(3800원ㅎ) 걸로 뽑아오는 기분이 끝내줬다. 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을 시작했던 아침이었는데, 집에 들어와 섹시한 새 책들을 보니 아... 로렌스 님 책갈피 물고 잠깐 물러나주셔야겠어요. 미안합니다, 곧 다시 찾아뵐게요.
그러면 새 책 상자에 같이 왔던 아이스텀블러는 뭐간?
뭐긴 뭐야, 빨대맥주잔이지.
불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