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개인적인 군주론 - 나를 지키는 마키아벨리 500년의 지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5
이시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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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531

* 페이지 수 : 212

* 분야 : 자기 계발


* 특징

1. 고전 『군주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2. 깊은 이해를 위한 배경지식 설명

3. 군주가 아닌 평범한 독자들이

어디에 초점을 두고 읽으면 좋을지 포인트를 잘 잡아줌


* 추천대상

1. 고전 『군주론』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

2. 양질의 자기 계발서를 찾는 사람


♣♣♣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군주론의 저자인 마키아벨리와 당시의 시대 배경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이 책을 어떤 식으로 읽으면 좋을지 가이드도 잡아주고, 내용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현대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내용도 함께 들어 있어 고전 군주론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군주론의 내용을 현대에 어떻게 적용해서 생각해 보면 좋을지 나와 가까운 예시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는 부분이 내게는 가장 유용했다.


고전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는 사실 군주가 아니라 말단 공무원이었다고 한다. 1513년에 쓰여진 이 책은 당시의 이탈리아 군주였던 로렌초 데 메디치를 위해 쓰여졌다고 하는데, 마키아벨리는통치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쓴 글을 군주에게 바쳤다’(p.16)고 한다. 그러니까 <군주론>은 군주의 입장에서 쓴 글이 아닌, 군주의 밑에서 일하며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보다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쓰인 글이라는 것이다. 권력자의 관점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실을 왜곡하지도,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핑계를 댈 필요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론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읽혀 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생명강 이란 시리즈 제목처럼 양질의 강의 한 편을 들은 기분이 들었다. 군주가 아닌 평범한 독자들이 어디에 초점을 두고 군주론을 읽으면 좋을지 포인트를 잘 잡아주고, 이해가 쉽도록 예를 들어 설명해 주기 때문에 상당히 만족스럽게 읽혔다. 편안히 잘 읽히면서도 영양가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고전 군주론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 <아주 개인적인 군주론>을 읽어 보길 추천하고 싶다. 자기 계발에 관심이 있는 이들 또한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군주론의 군주를 진짜 왕으로만 받아들인다면 전 세계에서 이 책의 독자가 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오늘날 군주론』의 독자들은 리더이며, 팀장이며, 오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 구성원들, 그러니까 평범한 우리 모두다. 이 책은 인간관계의 기술, 리더십과 소통, 현명한 이미지메이킹에 대한 이야기 등 인문학과 자기계발서로서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p. 6)


【 『군주론』은 이런 혼돈과 무질서의 시대에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하고, 또 그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탈리아가 그런 군주를 앞세워 강력한 통일국가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키아벨리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p. 39)


물론 고전 말고도 인생에 도움이 되는 책들은 아주 많다. 온갖 정보를 제공하는 실용서와 삶의 지침이 되는 자기 계발서, 인문서 등 스테디셀러에 올라 있는 책들만 해도 그 분야가 아주 다양하다. 요즘은 행운으로 성공한 이들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고전에서는 행운을 다루지 않는다. 그 대신 시대를 꿰뚫는 통찰이 가득하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시대가 검증한 전 세계의 멘토를 만난다는 의미다. (p. 52~53)




*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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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 작은 탐사, 큰 결실
JTBC ‘소탐대실’ 제작팀 지음 / 포르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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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712

* 페이지 수 : 216

* 분야 : 교양과학


* 특징

1. 일상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궁금증에 대해 이야기함

2. 과학 이야기지만 매우 쉽게 설명


* 추천 대상

1. 초등 고학년 이상

2. 호기심이 많은 사람

3. 아는 체하기 좋은 지식들을 쌓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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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33만 명을 보유한, JTBC가 만든 교양 상식 유튜브 채널 #소탐대실 이 그동안의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들을 모아 동명의 책을 펴냈다. 소탐대실 채널은 구독자들에게 궁금했던 것에 대한 제보를 받아 직접 실험도 하고 전문가의 도움도 받으며 궁금증을 풀어주는 채널로, 이번 책에서는 그동안의 영상들 중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질문들만 엄선하여 실었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귤을 주무르면 정말로 더 달아질까?’(p. 12)에 대한 내용이었다. 예전에 TV에서 귤을 주무르면 달아진다는 영상을 본 이후로 귤을 먹기 전 항상 주무르는 습관이 생겼다. 귤을 주무르면 과일을 익게 만드는 에틸렌이 분비되기 때문에 귤의 당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소탐대실 측에서 직접 실험해 본 결과 주물러진 귤에서 에틸렌이 더 분비된 것은 맞지만, 귤의 당도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감귤연구소 연구사의 말에 따르면, 귤은 단기간 손으로 문질러 나온 에틸렌 가스로 인해서는 당도가 올라가지 않는다’(p.15)고 하며, 귤은 비후숙 과일로 거의 다 익은 상태에서 수확되고 당도는 대부분 수확할 시기에 결정된다’(p. 15)고 했다. 그러니까 결국내가 주무른 귤이 더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기분 탓이었던 것이다.


또 하나 놀라웠던 호기심 중 하나는 인공눈물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는 평소 사용 설명서를 잘 읽지 않아서 몰랐는데, 인공눈물을 개봉 후 최초 1~2방울을 버려야 한다’(p.89)고 적혀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나는 그동안 개봉해서 바로 사용했는데….?!!) 그 이유는 개봉한 부위에 용기의 파편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며, 실제로 광학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결과 마이크로 사이즈의 파편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전문가의 실험 결과( ‘라만 스펙트로스코피분석 방법 사용) 이 파편은 LDPE일 것이라 추측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인공눈물을 개봉해서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우리의 눈 속에 미세 플라스틱을 집어넣는 행위와 같으므로 꼭 1-2방울을 버리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볼펜심에서 잉크 윗부분의 투명한 액체는 무엇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는데, 마침 이 책에 그것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그것의 정체는 바로잉크 역류 방지제라고 하며, 보통은 실리콘, 파라핀, 겔화제를 사용하는데, 그 역할은 잉크를 마르지 않게 하고 동시에 잉크를 밀어서 볼펜이 잘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소탐대실>은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 가져본 호기심들을 과학적으로 따져보고 제대로 된 답을 알려주는 책이다. 과학적인 이야기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아주 쉽게 풀어 이야기하기 때문에 내용이 전혀 어렵지 않다. 초등 고학년 이상이라면 무난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각각의 주제마다 QR코드를 함께 실어 두어 유튜브 영상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책 덕분에 잘 몰랐거나 오해하고 있었던 지식들을 바로잡는 기회를 얻어 유익했다.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해소하고 나니 가려운 곳을 긁은 것 마냥 시원하게 느껴졌다. 사소하고 작은 지식들이지만 나만 혼자 알기 아까운 마음에 괜히 먼저 알려주고 싶어 입이 씰룩 거리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는 아는 체하기 좋은 지식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딱 알맞은 책이었다. 평소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았던 사람들에게 이 책 <소탐대실>을 추천하고 싶다.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라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권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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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으로 키워라 - 약점은 강점으로 강점은 탁월함으로
박소연 지음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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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612

* 페이지 수 : 248

* 분야 : 자녀교육 / 육아법


* 특징

1. 아이의 약점보다 강점에 집중하는 #강점육아법

2. 아이를 보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듦


* 추천대상

1. 육아법에 고민이 많은 사람

2. ‘강점 육아법이 궁금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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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으로 키워라>는 소아치과 전문의이자 미국 갤럽 인증 강점 코치인 박소연 교수가 쓴 책으로, 강점에 집중하는 육아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부모 세대인 우리는 잘하는 것은 당연히 잘하게 두고 못하는 것은 잘하도록 노력해 모든 과목을 평균 이상으로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교육받아 왔다. 그래서일까 아이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눈에 띄고, 부족한 부분을 볼 때마다 노력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개선해 주고 싶어진다. 그런데 저자는 앞으로의 세상은 평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성이 중요한 세상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여 그것을 더 크게 키워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의 강점을 찾아 그것에 집중하고 싶지만 무엇이 강점인지 잘 모르겠다면, 저자는 끌림 / 빠른 학습 / 몰입 / 만족 4가지 측면에서 아이를 관찰해 보라고 조언한다. ‘자꾸 무언가가 하고 싶고, 잘하고, 그것을 할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며, 하고 나면 또 하고 싶은 무언가가 바로 강점’(p. 41)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아이의 타고난 재능을 강점으로 발달시켜 아이만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바로 #강점육아 라고 말한다.


저자의 이야기는 마치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듯 편안하게 잘 읽혔다.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공감하는 육아 철학이라는 면에서 끄덕이며 읽어 나갔다. 이 책을 통해 아이의 특성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해 주어야겠다 다시 한번 다짐했다. 아이의 육아법에 고민이 많은 이들은 이 책 <강점으로 키워라>를 한번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다 다릅니다. 부모들도 다 다릅니다. 그래서 옆집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 내 아이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성공한 육아서의 공식이 나의 아이에게는 적용하기 힘든 이유가 이것입니다. 내 아이를 제대로 알고, 내 아이의 강점을 찾아서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p. 19)


어느 부모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완벽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완벽주의자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더 위험 회피형이 된다는 연구보고도 있습니다. 부모의 실패, 실수 경험을 공유하고 거기서 느낀 점을 나누면 아이는 부모를 통해 실패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내 약점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배웁니다. 모든 상황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고 넘어지면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p. 77)


아이에게서 부모의 실패한 과거를 보지 마세요.”

어느 교육 칼럼에서 정신과 선생님이 한 말씀입니다. 우리는 아이가 나처럼 실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상처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얼마나 힘들고 아픈지 몸소 겪어서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서라도 무의식중에 내뱉은 부정적인 말이 반복되면 아이는 실패와 좌절에 견딜 힘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실패를 밑거름으로 삼아 도전하는 아이가 되기보다는 도전을 피하려고 도망 다니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p. 83)


갈등은 내가 잘 안다는 자만에서 시작됩니다. 《티칭하지 말고 코칭하라》의 저자 고현숙 교수는 부모가 판단자가 아니라 학습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판단자는 나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에게 묻지도 않고 따로 생각하지도 않고 상황에 자동으로 반응합니다. 아이의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도 자기가 옳다는 확신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학습자는 호기심을 가지고 알아보려 합니다.


코칭에서는 호기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호기심을 가질 때 판단을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상황과 맥락, 관점과 생각에 대한 호기심을 품을 때 비로소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p. 94)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패러프레이징을 한다고 해서 아이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과 동조를 혼동합니다. 아이의 생각과 부모의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아이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공감은 너와 나의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그래도 너의 생각을 존중한다입니다. ‘존중이 곧 일치는 아닙니다. (p. 109)




* 이 글은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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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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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530

* 페이지 수 : 384

* 분야 : 영미 소설 / 스릴러 소설


* 특징

1. 불안감을 높이는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인상적임

2. 진실의 단서를 하나씩 모아가는 재미가 있다

3. 넷플릭스에서 영상화 예정


* 추천 대상

1. 마지막까지 반전이 이어지는 소설을 찾는 사람

2. 짜임새 좋은 스릴러를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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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폭설이 날리는 도로를 힘겹게 달리고 있는 차 안에서 시작된다. 운전자 어밀리아와 그녀의 옆좌석에 타고 있는 남자 애덤. 둘은 부부 사이로 스코틀랜드로 주말여행을 가는 중이었다. 애덤은 날씨가 좋지 않다는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하고 여행을 미루고자 했지만, 어밀리아는 이 여행이 삐거덕 거리는 부부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에 계획을 밀어붙였고, 그 덕분에 악천후 속에서도 운전 중이었다.


차 바깥으로 발을 내놓자마자 폭풍이 몰아쳐 온몸이 휘청거린다. 코트를 파고든 찬바람이 폐부를 할퀴고, 차가운 눈송이가 얼굴을 후려친다. 트렁크에서 밥을 끌어내린 뒤 우린 눈발을 뚫고 고딕 양식인 커다란 이중 나무 문 앞으로 다가간다. 예배당을 개조한 숙소라고 해서 매우 로맨틱할 거라고 기대했다. 이색적인 묘미를 느끼게 해 줄 거라고. 하지만 직접 와서 보니 공포 영화의 도입부처럼 느껴진다. (p. 16~17)


사방에서 몰아치는 눈보라를 헤치고 도착한 숙소는 인적이 없는 매우 낡은 예배당으로 어딘가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어밀리아의 직장에서 이벤트 당첨으로 오게 된 숙소인데, 숙소 주인은 그림자도 내비치지 않는 것 또한 수상하게 여겨졌다. 그럼에도 애덤은 음식을 보관하는 냉장고나 청소 도구, 현관 열쇠가 어디 있는지 용케 잘 찾아내어 의심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그런데 그것은 아내 또한 마찬가지였다. 위태로운 부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여행을 왔다던 아내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부부 중 한 명만 집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단 뜻 모를 생각을 품고 있었는데


어느새 음악은 멈췄고, 바람이 건물의 틈새를 비집고 들이닥치며 휘파람을 분다. 바닥이 얼음처럼 차가워 양말만 신은 발이 시리다. 와인병을 챙겨 들고 거실로 돌아가려는데 스테인드글라스 창들이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만히 보니 매우 특이하다. 스테인드글라스에 종교적 장면이 아니라 다양한 색상의 얼굴들이 담겨 있다.

얼굴 하나가 움직인 순간 온몸이 굳는다. 나는 비명을 지른다. 창밖의 흰 얼굴은 그림이 아니라 실물이다. 누군가가 창문을 통해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p. 78~79)


작품 속에서 남자 주인공이 안면실인증을 겪고 있다는 설정은 매우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가까운 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안면실인증으로 곤란을 겪는 애덤 부부를 지켜보는 독자는 어느 순간부터 함께 혼란스러워지게 되고 이것은 소설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욱 살려냈다. 또한 이것은 뒷부분의 반전에도 매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어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잘 썼다는 느낌을 전해주었다.


주인공들 각자가 숨기고 있던 진실은 무엇일까. 소설은 이야기가 흘러감에 따라 작은 단서들을 은근히 꺼내 놓는다. 대놓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보일 듯 말 듯 숨겨 놓은 느낌이라 마치 탐정이라도 된 듯 읽으면서 그것들을 발견해 나가는 재미도 꽤 컸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거듭 이어져 끝까지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그들은 우리에게 얼마나 자신을 내보일까. 어쩌면 밖으로 드러난 몇 가지 모습으로 그 사람을 쉽게 판단하는 우리의 경솔함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려운 법이란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씁쓸하게 책장을 덮었다.


이미지가 매우 잘 그려지는 소설이라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넷플릭스에서 영상화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음침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예배당의 모습이 어떻게 표현될지가 가장 궁금하고 기대된다.


반전이 이어지는 흥미로운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찾는 이에게 이 책 <가위바위보>를 추천하고 싶다.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치는 음산한 예배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독서를 통해 더위를 식히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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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각, 10세 이전에 완성된다 -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가 알려주는 평생을 좌우하는 공부 베이스
조지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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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712

* 페이지 수 : 264

* 분야 : 자녀교육


* 특징

1. 한국과 영국의 교육 환경에 대한 비교가 많음.

2. 아이에게 길러주어야 하는 5가지 감각

(학습, 영어, 미래, 소통, 행복)에 대해 이야기함.


* 추천 대상

1. 초등 아이의 양육 및 학습법에 고민이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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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반복적으로 많이 풀게 하고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버티게 독려하면 공부 감각은 오히려 점점 무뎌질 가능성이 크다. 공부 감각은 공부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 논리적인 접근, 적극적인 표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형성된다. 무엇보다 지금 아이들이 발전시켜야 하는 감각은 주변 환경과 사물에 대한 호기심, 탐구심, 즐거움이다. 이 감각이 없다면, 당장 학업에 두각을 나타내더라도 후에 공부가 더 넓고 깊어져야 할 때 벽에 부딪힐 것이다. 이 공부 감각을 찾는 첫 번째 단계는 아이가 무엇에 즐거워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p. 17)


한국 아이들은 피아노를 배울 때 항상 체르니 몇 번까지 배웠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나는 영국에서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때 바이엘, 체르니 등의 진도를 언급하는 대신 좋아하는 곡, 작곡가, 음악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다. 우리는 아이들이 배움의 결과보다 배움의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p. 36)


공룡을 좋아한다고 해서 나중에 다 공룡 박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수학을 좋아한다고 해서 다 수학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열정이다. 한 번 이런 경험을 한 아이들은 더 성숙한 관심사가 생겼을 때 또 건강하게 몰입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가질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무언가를 관찰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해줘야 한다. (p. 60)


수학적 마인드는 수학 문제를 잘 푸는 능력이 아니다. 수학적인 논리력을 살아가면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문제집은 수학적 마인드가 아니라 수학 문제 풀이 능력을 키우는 학습재다. 그러니 문제집에 익숙한 아이는 조금만 문제 유형을 벗어나면 고전을 면치 못한다. 시험을 치고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유형을 풀어내는 공식을 잊어버린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미래 공부는 스킬 러닝이 아니라 마인드 세팅이다. (p. 131)



저자는 한국의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신념들을 깨뜨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뜨끔하기도 하고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어딘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들이 다 하니까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잘못된 기준에 맞추어 아이를 섣불리 판단하고, 정해진 틀을 벗어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괜한 고민에 빠졌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저자가 아동가족학과 언어학을 전공하여서 아이의 언어 학습(특히 영어 교육)에 관해 도움 되는 내용이 많았다. 단순히 자신의 지식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들을 양육하는 면에서도 이야기하기 때문에 내용이 더욱 와닿고 신뢰가 갔다. 게다가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그곳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보니, 한국과 영국의 교육 환경을 모두 경험한 덕분에 이에 대해 비교하는 내용이 많아 흥미로웠다. 좋은 성적을 얻어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에만 열을 올리는 우리나라의 교육과 영국의 교육 방식은 많은 차이점이 있었고, 좀 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는 그들의 방식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제목만 보면 공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책 같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바른 양육 태도에 대한 조언도 상당하다. 기억해두고 싶은 내용이 많아 책을 다 읽고 나니 밑줄 친 부분이 한가득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당장의 시험 성적보다 세상에 호기심을 잃지 않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과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당장에는 조금 느린 것처럼 보이더라도 아이의 미래를 위해 바른 교육관을 가지길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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