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도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곽수진 그림, 이지은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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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너무나 예쁜 책이었다. 초록 초록한 색들이 다가올 계절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하고, 집안 생활이 늘어나 갑갑해진 마음을 조금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오로지 그림에 반해 만나게 된 책이었지만, 책을 읽어보니 책 속 그림들의 뼈대가 된 시도 그림 못지않게 참 좋았다.




책 속 시는 일본의 동화작가이자 시인, 농업과학자인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라는 시이다. 시인은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급성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 시는 그의 유품을 정리하던 동생이 수첩에서 발견하여 발표한 것이라고 한다. 소박한 삶’, ‘타인을 위한 삶을 노래했던 시인의 작품들은 안타깝게도 생전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일본 각지에서 그를 위한 기념 행사가 열리고, 박물관과 기념관, 마을 등이 조성될 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나와 연결된 주변의 시름과 고민에 귀 기울이는 삶.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주변의 소음에 흔들림 없이 내가 믿는 것을 행하는 삶. 그가 노래하는 삶의 자세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잔잔한 위로로 다가온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애쓰며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시였다.


시와 그림을 함께 읽으니 시인의 마음이 더 가까이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언어로만 전달할 때 부족했던 부분을 그림들이 메꿔주는 것 같았다.







‘바람에도 지지 않고


어둡고 추워 보이는 풍경 가운데 밝은 빛을 품은 집과 주인을 마중 나온 멍멍이가 보인다. 밖에는 바람이 불어대지만 저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따뜻하고 안전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쌩쌩 부는 바람을 이겨내고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집으로 돌아가는 남자. 따뜻함으로 자신을 녹여줄 집이 있기에 그는 바람에도 지지 않는 힘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런 힘을 줄 수 있는 집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밝고 따뜻한 존재가 되고 싶다.







‘모든 일에 내 잇속을 따지지 않고


욕심을 버리고 주어지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삶. 고기를 많이 잡는 날은 많이 잡는 대로, 적게 잡는 날은 적게 잡는 대로 매일의 상태에 만족하는 삶. 편안한 그림과 글에 따라오는 편안한 생각에 내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졌다.







‘모두에게 바보라 불려도 칭찬에도 미움에도 휘둘리지 않는


비를 맞고 있는 고양이에게 쓰고 있던 우산을 내어줄 수 있는 마음.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내 주변의 아픔에 공감하고 도움의 손길을 뻗는 마음. 글이 품고 있던 따뜻한 마음을 그림은 더 자세히 전달해주었다.






<비에도 지지 않고>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와 그림을 감상하며 마음의 휴식을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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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드로잉 무작정 따라하기 - 진짜 진짜 쉬운
난희(표지희) 지음 / 길벗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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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프로크리에이트라는 그림 앱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림의 기술을 소개하기보다는 귀엽고 깔끔하게 대상을 그리는 방법, 15분 안에 예쁜 그림을 그리는 방법 등 쉽고 빠른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 취미로 디지털 드로잉을 도전해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작하였습니다.” (p.3 머리말 중에서)




이전에 초보용 아이패드 드로잉 책을 만나보았지만, 이번엔 좀 다른 그림체로 연습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진짜 찐짜 쉬운 아이패드 드로잉 무작정 따라하기>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웹툰을 보는 듯한 귀여운 그림 예제들이었다. 그리고진짜 진짜 쉬운’, ‘그림 실력 걱정 없이 시작하는과 같은 수식어들은 내게이 책은 너를 위해 쓰여진 책이니 얼른 선택하렴~’이란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아직 아이패드 드로잉 초보인 나는 내 수준에 맞는, 귀여운 그림들이 가득한 이 책과 함께 새로운 드로잉들을 연습해보기로 했다.




저자는 영상으로 따라하고 싶을 경우, JEI재능TV JEI홈스쿨존 난희의 디지털 드로잉 무작정 따라하기를 시청하거나, 저자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강좌를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총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아이패드 드로잉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part1에서는 아이패드 드로잉이 어떤 것인지, 준비물과 사용하는 앱에 대해 소개한다. part2 [기초 드로잉 따라하기]편으로, 여기에서는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사용해 실제로 드로잉을 하는 방법을 간단한 채소, 과일 그림 예제와 함께 설명한다. Part3,4,5는 각각 초급, 중급, 고급 드로잉 예제들이 실려 있다. 초급부분에서는 간식, 음식, 귀여운 동물들을 그려보고, 중급부분에서는 가구 및 소품, 전자기기, 탈것, 아이부터 청년까지 사람 그림을 그려본다. 고급 부분에서는 어른, 풍경, 날씨, 행성을 그려본다. 고급까지 마치고 나면 마지막 part6에서는나만의 굿즈를 제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림체도 귀엽고 설명도 차근차근 쉽게 해주기 때문에 아이패드 드로잉에 관심이 있는 초등학생들도 따라해보기에 괜찮은 책인 것 같다. 아이들의 취향에 잘 맞는 책이어서 그런지... 우리 아이는 책을 받자마자 자기 책처럼 한참을 구경하였다. 그리고는 책을 보며 아이패드에 그림을 따라 그려보았다. (엄마가 하던대로 따라함ㅋ) 그리다가 어려워 보이는 부분은 엄마에게 도움을 청해 (우리 아이는 아직 많이 어려서 원하는대로 표현하기는 좀 어려웠음) 그림을 완성하기도 했다.




귀여운 표정의 그림을 따라 그리고 있으니, 나도 어느새 그림 속 미소를 따라 지은 채 드로잉을 하게 된다. 예제들 중에서 행성 그리기가 특히 재미있었다. 드로잉 책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유형의 그리기라 신선했고, 다양한 효과와 브러시를 통해 행성의 색과 질감을 나타내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책은 겨울 방학을 맞이해 심심한 아이들에게, 아이패드 드로잉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예제들로 나만의 그림을 완성해보고, 그것으로 굿즈까지 제작해본다면 아이들에게 재미와 더불어 너무나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아이가 배워도 될 만큼 쉬운 수준이니, 성인 초보 아이패드 드로잉 도전자들에게도 추천한다. 귀여운 그림들로 드로잉 연습을 하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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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돋보기 : 공룡이 궁금해 똑똑한 책꽂이 21
카밀라 드 라 베도예 지음, 도노그 오말리 그림, 장혜진 옮김 / 키다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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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돋보기 공룡이 궁금해>는 움직여지는 돋보기를 이용해 땅 속 공룡 화석을 관찰하는 내용의 책이다. 돋보기로 관찰하는 공룡 화석은 4가지이다. 아이는 돋보기를 움직이며 뼈를 관찰해보고 누구의 뼈인지 나름대로 추측을 해본다. 책에는 아이의 추리를 도와주는 설명들이 함께 나온다. 우리 아이는 이전까지 공룡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이 책만큼은 재미있게 보았다. 흔히 보았던 책들과는 조금 다른 형식을 가져서인지 아이는 매우 흥미로워했다. 책을 눈으로 읽기만 할 때와 달리, 돋보기를 직접 움직여보고 어떤 공룡일지 맞춰보는 과정을 통해 좀 더 능동적으로 읽을 수 있어서였던 것 같다.







초식공룡, 포식자 공룡, 하늘과 바다의 공룡들로 나누어 각 공룡들의 특징을 그림과 함께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준다. 이전에 아이가 공룡 백과사전에 관심을 보여 구입해서 보았는데, 그때는 너무 많은 종류와 이름과 특징에 복잡함을 느꼈었다.(우리 아이는 공룡덕후가 아니어서 그런지 좀 지루해했다.) 그러나 이 책은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설명들로 채워져 있어서, 아이도 책 속 지식을 더 쉽게 받아들이고 오래 기억했다.



책을 읽으며 아이는 자연스레 공룡 화석은 어떻게 발굴되는지, 공룡 박물관에서 보았던 뼈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전시된 것인지, 그 시절 공룡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가장 재미있어 했던 부분은 19페이지에 나오는 공룡 화석이다. 어린아이들은 오줌, 똥 이런 주제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번 공룡 화석에는 공룡 똥 화석도 함께 나와있어 아이가 보면서 너무나 즐거워했다. 공룡 똥 화석에는 물고기뼈가 그려져 있었다. 아이는 이 공룡이 살아있을 때 물고기를 먹었고 그래서 물고기뼈가 똥으로 나왔다며,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에 한참을 웃었다.




공룡 화석 발굴 키트와 함께 볼만한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나서 아이가 발굴 키트를 이용해 직접발굴 경험을 해본다면 매우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다른 공룡 관련 책들과는 조금 다른 형식의 책이어서, 공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아이도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기에, 아이에게 공룡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심어주고 싶은 이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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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심리학 - 운명을 이기는 관상의 비밀 김동완 교수의 관상 시리즈 2
김동완 지음 / 새빛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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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관상가들이 고대의 관상서를 들먹이며 족집게 예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비법을 이야기하며 숙명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대의 관상가들이나 고대의 관상서에는 족집게 예언을 경계하고 숙명론을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상은 마음의 상보다 못하다는 관상불여심상(觀相不如心相)이나 생김새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상유심생(相有心生)등 관상은 예언론, 숙명론이 아닌 노력을 강조하고 마음 씀씀이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쓰면서 가능한 예언적 관상은 멀리하고 분석적 관상을 중심으로 성격, 직업적성, 직무역량, 심리분석, 심리상담을 파악하는 데 노력하였다.” (p. 7~8)



작년, 저자의 이전 저서 [사주 명리 인문학]을 재미있게 읽어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이번 신간 [관상 심리학] 역시 기대되는 마음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이 책은 1,2장에서 인상학과 관상학에 대한 각각의 의미와 역사를 살펴보고, 3장에서는 ‘관상학의 성격 분석과 리더십 분석 실제’에 대한 주제로 관상의 분석 방법과 관상학에 대한 동서양의 옛 서적들, 그리고 동서양의 관상가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이 책에서 가장 궁금하고 기대되는 부분인 ‘얼굴 부위별 성격 및 리더십 분석’법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 부분이 가장 궁금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기로 했다.




앞부분(인상학과 관상학의 의미, 역사)은 솔직히 조금 지루했다. 그러나 1,2장은 아주 짧게 소개되기에 (9장 정도 분량) 금새 흥미로운 내용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3장부터 본격적으로 관상을 보는 법에 대한 설명들이 나온다. 저자가 예시로 든 유명인들의 관상 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의 얼굴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분석을 해 보았다. 사실... 내 얼굴을 가장 많이 들여다보고 따져보았다. 그 중에는, 맞네!’ 싶은 부분도 있었고, 어떤 부분은아닌거 같은데...’ 싶은 부분도 있었다. 책 속 내용만 가지고 얼굴을 분석하기에 조금 애매한 형태들도 있어 관상을 읽어내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딱 어느 유형이라고 분류되기 보다는 몇 가지가 중첩된 형태들이 많아서 그 부분을 해석하는 것이 좀 어렵게 느껴졌다. 그러나... 관상을 분석해보는 과정은 정말 재미있었다. 뭔가 남몰래 비밀을 들춰보는 기분도 들고, 남들에겐 없는 나만의 무기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관상, 수상, 족상을 비롯한 만 가지 상이 제아무리 좋아도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관상이기 때문이다. 심성은 마음속 깊이 간직되어 있으니 알아볼 수 없지만, 얼굴빛과 이목구비의 균형, 흑점 등으로 그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은 곧바로 얼굴로 옮겨진다. 신경질적인 성정은 반드시 신경질적인 얼굴로 드러난다. 느긋하고 여유가 넘치는 사람은 얼굴 표정이 온화하다. 오랜 세월 가난에 쪼들리고 고통과 고난을 겪으면 그런 상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빈곤한 상으로 나타난다.” (p. 87)

이렇듯 관상은 자신의 내면이 얼굴로 투영된 것이다. 잘생기고 못생긴 것은 부모 덕분이지만 관상의 좋고 나쁨, 맑음과 탁함, 귀함과 천함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돌아보고 수양하며 기도하는 사람을 살아가야 좋고 맑은 귀한 좋은 관상을 얻을 수 있다.” (p. 89)


흔히 관상이라고 하면 무언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관상을 가졌기에 이렇게 행동하고 이렇게 될 것이라는 예언처럼 받아들이기도 하고 미리 한계를 그어 놓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관상의 좋고 나쁨, 맑음과 탁함, 귀함과 천함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타고난 것도 중요하겠지만, 마음을 잘 가꾸어야 진짜 좋은 관상을 가질 수 있다.






지난해 한창 유행했던 MBTI 유형을 사주, 관상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화창한 가을 마의선사가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 나무꾼이 옆을 스쳐 갔는데 그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관상을 살펴보니 곧 목숨을 잃을 운명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마의선사는 뒤돌아서 그에게 다가갔다.

이보게 젊은이, 얼마 안 가서 힘든 일을 당할 걸세. 너무 무리하지 말고 편안히 지내시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자네 얼굴을 살펴보니, 곧 죽을 상이네.”

나무꾼은 그 말에 크게 한탄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산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그때 계곡물에 떠내려오는 나무토막에 수많은 개미가 달라붙어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나무꾼은 자신의 신세와 다름없는 개미들 모습에 연민이 일었다. 그는 계곡물로 들어가 나무토막을 건져내 개미를 모두 살려 주었다.

얼마 후, 산에서 내려오던 마의선사는 우연히 다시 산에 오르던 나무꾼과 마주쳤다. 그런데 묘하게 그의 모습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다시 살펴보니 그의 얼굴에 서려 있던 죽음의 그림자는 걷히고 은은한 서기마저 깃들어져 있었다. 관상이 부귀영화를 누릴 상으로 바뀐 것이다. 나무꾼은 죽는다던 그날 자신이 계곡물에서 구해 준 개미 떼를 기억해 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의선사 머릿속에서 소리가 났다. 큰 깨달음을 얻은 선사는 산에 오르던 나무꾼을 급히 불러 세운 후 기뻐하면서 말했다.

자네의 관상이 변했네. 부귀영화를 누리고 장수할 상으로 말이야.”

나무꾼은 선사에게 큰 절을 올리고 산으로 뛰어 올라갔다. 선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p. 197~198)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여서 좀 길지만 그대로 옮겨보았다. 관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상이다. 그러나 그 심상보다도 중요한 것은 덕상(德相)이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여서 기억에 오래 남았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나에게 주어진 운명을 읽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주어진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였다.







앞으로 다른 이의 마음이 궁금할 때면 나는 집에 와 이 책을 펼쳐볼 것 같다. 한 두번 읽는다고 여기에 나오는 내용을 다 기억할 수 없으니 여러 번 펼쳐보게 될 것 같다. 물론 관상이 전부이진 않으나, 관상은 관찰만으로 어느 정도 그 사람에 대해 알아낼 수 있다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책을 읽으며 내 얼굴을 이렇게 열심히 들여다보기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거울을 들여다보며여기가 이렇게 생겼었나?’싶은 생각도 여러 번 들었다. 그러고보니 그동안 내 눈, , 입을 이리도 세심하게 관찰해본 적이 없었다. 관상학이 궁금해서 읽게 된 이 책으로 내 얼굴의 생김새에 대해 제대로 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관상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관상학과 심리학을 연결 지은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가볍게 한번 읽어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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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3.0 - 뇌공학자가 그리는 뇌의 미래
임창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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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읽었던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에서뉴럴링크에 대한 내용을 짧게 접했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개발하고 있다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새로운 기술의 이야기에 많이 놀랬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장면이 진짜 우리의 미래가 되다니… sf영화에서 암울하게 그려냈던 미래의 이미지들 때문인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 왠지 두렵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런 생각이 뇌공학, 인공지능에 더욱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런 와중에 [브레인 3.0]이란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 책은 그런 나의 관심과 의문, 걱정에 대한 올바른 답을 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브레인 3.0]의 저자 임창환은 현재 한양대 공대 생체공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한양대 뇌공학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공학 문화의 확산과 과학 대중화를 위해 강연과 방송 출연을 하며 ‘뇌공학과 뇌과학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책 표지의 저자소개에서 일부 발췌)고 한다. 이번 신간은 저자의 이전 책인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2015), <바이오닉 맨>(2017)에 이어지는 뇌공학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이 책은 2017~ 2019년까지 진행했던 저자의 강연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강연 중 받았던 중요하면서도 흥미로운 질문’들에 대한 답들이 이 책 안에 담겨있다고 한다. ‘우리 신체를 인공 장기로 대체할 수 있다면 과연 신체의 몇 % 정도가 기계로 대체됐을 때까지를 인간으로 볼 수 있을까요?’(p. 52-57), ‘로봇과 자동화시스템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설 자리가 점점 부족해지는 시대,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p.110-115), ‘시간이 지나면 구글이나 타임의 예상처럼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세요?’(p. 123-129), ‘기계가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요?’(p. 147-154) 등 재미나고도 흥미로운 질문들이 열일곱 가지나 실려 있으니 저자가 들려주는 큰 줄기의 이야기에 곁들여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강연의 구성을 닮은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1부인 브레인 1.0’에서는 경이로운 인간의 뇌에 대해 소개합니다. 2부인 브레인 2.0’에서는 인간이 만든 또 하나의 뇌인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해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3부인 브레인 3.0’에서는 뇌공학을 바탕으로 인간이 가진 자연지능과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기술에 대해 소개합니다.” (p. 9~10)



나는 이 책을 통해 뇌공학 전문가가 알려주는 쉽고 재미있는 뇌공학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그려보고 싶었고, 잘 알지 못하기에 생겨나는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싶었다.




♣ ♣ ♣ ♣ ♣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해면 아래와 같다.




1.




이 호문쿨루스라고 하는 사람의 형상은, 우리 신체의 각 부위가 우리 대뇌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역의 면적에 비례해서 사람을 다시 그려 놓은 것입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손으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하고 따라서 진화 과정에서 손의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교한 입의 움직임이 필요했고, 의사소통에 능한 인간이 생존에 보다 유리했을 것이므로 진화 과정에서 입과 관련된 뇌 부위가 커지게 되었겠죠.” (p. 37)


이렇게 시각적으로 표현해 놓으니 우리의 대뇌에서 담당하는 각 신체 부위의 비중이 잘 와닿고 기억에도 오래 남았다. 다른 부위에 비해 손의 움직임과 관련된 부분이 저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몰랐다.





2.


영구자석이 인간의 뇌를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은 2010년대에 들어와서야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영구자석이 N극과 S극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계시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머리에 N극을 가져다 대거나 S극을 가져다 대거나에 관계없이 자석 바로 아래에 있는 뇌 영역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실험에서 관찰됐습니다.” (p. 74)


저자는 영구자석을 뇌졸중, 우울증, 편두통 등의 뇌질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만성 통증이라는 질환을 예로 들어 설명해주었다. 이 질환은 신체 특정 부위가 이유 없이 계속 아픈 증상을 보인다. 이는 해당 부위의 감각을 담당하고 있는 뇌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통증을 느끼는 것이며, 이때 영구자석을 문제가 있는 뇌의 영역 위에 올려 두기만 해도 그 영역의 활동성이 저하되어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3.


나이가 들면 정말 뇌가 굳는 걸까? 흔히들 나이가 들수록 매일매일 뇌세포들이 죽어가기 때문에 머리가 나빠진다고 믿기도 한다. 뇌세포는 나이가 들어서도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은 현재까지도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뇌세포를 만들어낸다는 주장이 가장 최근의 발견으로 알고 있었는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2018년에 새롭게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는 ‘13세 이후에는 해마 부위에 새롭게 생겨나는 신경세포의 숫자가 급격히 감소해서 관찰이 어려워진다’(p. 80)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나이가 들어도 노력만 한다면 여전히 쌩쌩한 뇌를 가질 수 있다고 믿어왔는데 찬물을 확 끼얹는 결과에 조금 우울해졌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뇌의신경가소성을 이야기하며 우울해 할 독자를 위로해준다.


앞서 소개한 메첼리 교수의 연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경가소성은 나이가 들면 점점 약해집니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똑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어릴 적에 비해 배우는 속도가 느린 이유죠. 하지만 나이가 든다고 해서 신경가소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뇌의 신경가소성을 운동을 통해 근육을 발달시키는 과정에 비유하는데요. 나이가 들면 똑 같은 운동을 해도 젊을 때보다 근육 발달이 잘 되지 않지만 꾸준히 운동을 해 온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 시절의 근육을 유지할 수 있죠. 우리 뇌도 꾸준한 훈련을 통해서 얼마든지 젊을 때의 뇌기능으로 회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pp. 84~85)


꾸준한 노력으로 젊은 뇌를 유지해야겠다. 더 열심히 읽고 생각하고 써야지...





4.




인공지능이 발달한 미래 사회에서도 그것들은 단순한 지식을 입력해 수행하는 분야에 한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일을 할 때 인간의 감정이 그다지 요구되지 않는 그런 분야 말이다. 예술과 같은 분야에서는 여전히 인간이 우세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가 소개한딥 드림deep dream’이란 인공지능이 그려낸 그림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들려주는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들은 놀라웠다. 이미 일본의 약국에서는 처방전의 QR코드를 이용해 자동으로 약을 포장하고 제대로 조제되었는지 확인까지 하는 기계가 보급되어 있다고 한다. 음악계에서는 인공지능과 협업해 작곡한 노래(프로듀서알렉스 다 키드 IBM의 왓슨이 함께 만든 ‘Not Easy’란 곡)가 빌보드 록 인기차트에서 1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 기자가 신문기사를 쓰기 시작한지는 벌써 수년이 흘렀다’(p.105)고도 한다. 인공지능은 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그리고 가까이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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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차분하게 설명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조금 어렵다 볼 수 있는 주제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편안한 문체 속에 담긴 내용은 매우 흥미로웠다. 읽어 나갈수록 눈이 반짝여지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더 놀랍고 흥미로웠다. SF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던 것들이 더이상 상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시작된 새로운 변화들 사이에서 미래의 우리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걱정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뇌공학 기술이 생각보다 많이 발전된 것에 대해 놀라신 분들도 계실 것이고 뇌공학 기술의 발전이 초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해 걱정이 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여러분들에게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이 강연의 가장 중요한 목적입니다. 여러분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셨다면 성공한 강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뇌공학을 연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뇌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이 기술이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또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p. 227)



[브레인 3.0]은 뇌공학이나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뇌공학자의 쉽고 재미있는 설명을 듣고 싶다면, 앞으로 변화될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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