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성격을 숫자로 평가해보겠습니다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알고 보니 유사과학?

나는 한동은 MBTI에 푹 빠져 있었다. 사람을 만나면 MBTI가 뭐냐고 묻고 대화의 절반은 성격 유형에 대한 분석으로 채워졌다. 심지어 어떤 사람을 신뢰 할지 말지, 일할 떄 어떤 스타일일지를 MBTI로 판단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MBTI가 실제로는 과학적 근거가 매우 약하며 성격을 고정된 틀로 나누는 것은 인간의 복잡성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억울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 말고도 사회 전체가 얼마나 많은 유사과학의 늪에 빠져 있는지를 알게 되면서 마치 내가 가짜 뉴스에 속은 기분이 들었다.

과학은 진실을 말해주는 냉정한 친구

이 책에서는 유사과학을 틀렸다고 지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왜 그런 믿음이 생겼는지, 사람들은 비과학적인 이야기에 쉽게 빠져드는지 그 심리를 설명해준다. 식단, 다이어트, 해독주스, 맨발 걷기 등 건강에 관한 유사과학을 냉정하게 판별해준다. 책에서 나온 것 중 일부는 내가 돈 주고 해본 것들이었다. 사실 효과를 전혀 본 적이 없지만 돈을 쓰는 중에는 믿고 싶었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보다 내 감정에 더 잘 맞는지 따졌던 것이다.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지만 동시에 정보의 쓰레기장이다. 근거도 없이 그럴듯하게 포장된 말들이 넘쳐난다. 아침 공복에 레몬물을 마시면 해독이 된다든지,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식의 이야기들은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그런 안정감은 허상일 뿐이다. 이 책은 과학이란 결국 사실과 오류를 가르는 잣대이며 삶의 방향을 바르게 잡는 나침반 같은 존재라는 것 상기시켜준다. 과학적 태도를 갖는것은 내 감정과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사실을 바라보는 용기다. 이 책은 잘못된 믿음을 걷어내도록 도와주고 무엇을 기준 삼아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예전에는 자극적인 유튜브 영상이나 인스타그램을 그대로 믿고 공유했지만 지금은 출처와 맥락을 먼저 확인하려 한다. 평소 인터넷 글을 무조건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을 위한 수호지
시내암 지음, 이상인 엮음, 최정주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간적이라 더 강렬한 영웅들

어릴 때부터 이름은 익숙하지만 방대한 분량 때문에 정작 완독해본 적은 없던 책이 수호지였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보니 요약본이라서 좀 더 쉽게 다가왔지만 이야기의 뼈대는 탄탄하게 느껴졌다. 양산박 영웅호걸 108명의 형성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수호지는 무용담 뿐만 아니라 억울함과 분노, 정의감과 연대의 서사임을 알게 된다. 각 인문들의 배경이나 선택의 이유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수호지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는 이규다. 호탕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이규는 술에 취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억울한 자를 도와주기도 한다. 그의 행동은 분명 법의 관점에서는 용납할 수 없지만 독자의 마음 한켠에는 묘한 동정심과 응원이 일어난다. 이런 감정은 이규뿐 아니라 송강, 노지심, 무송, 등 다른 인물들을 통해서도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되새기게 되었다. 때로는 법보다 사람의 도리가 먼저여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수호지는 고전이지만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108명의 인생, 108개의 슬픔

수호지는 108명의 호걸들이 모여 양산박이라는 공동체를 이루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들이 양산박에 보이게 된 배경을 하나씩 따라가보면 대부분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 삶을 빼앗긴 이들이다. 송강은 원래 지방 공무원 이었으나 살인 후 도망길에 오른다. 심지어 요리사나 도둑들도 저마다의 생존 이유가 있고 나름의 신념을 품고 살아간다. 수호지를 읽으며 놀랐던 것은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이 어떻게 한데 어우러질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양산박은 도망자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공정한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유토피아다. 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싸워나가는 모습은 지금 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것 같다.

고전은 낡은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의리'다. 수호지의 인물들은 한 번 맺은 관계에 대해 무겁게 책임진다. 배신은 거의 없고 설령 개인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친구나 의형제의 일이라면 목숨을 건다. 각자도생의 시대, SNS로 사람을 쉽게 언팔하고 이해보다는 단절이 익숙한 시대에 이런 끈끈한 인간관계라니 오히려 더 낮설게 느껴졌다. 그래서 더 그립고 더 배우고 싶어진다. 수호지의 인물들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을 드러내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친다. 자신의 욕망, 두려움, 오해와 싸우면서 조금씩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모두에게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 - 코렛타 스콧 킹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콰미 알렉산더 지음, 데어 코울터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차마 말할 수 없지만 꼭 말해야만 하는 이야기

제목부터 독자를 붙잡는 이 책은 무언가 말하려다가 끝내 삼키는 그러나 결국은 반드시 꺼내야만 하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이 무거워졌고 다 읽고 난 뒤에 가슴 깊은 곳에서 묵직한 울림이 올라왔다. 이 책은 흑인 노예들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어린이의 눈높이로 담아낸 그림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연스레 일제강점기 조선의 사람들을 떠올렸다. 이름도 빼앗기고 억눌린채 살았던 그 시절.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위안부로 전락한 수많은 여성들. 흑인 노예들이 겪은 고통은 멀고 낯선 이야기 같지만 우리의 역사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인간의 존엄이 무참이 짓밟힌 고통의 본질은 같았다. 그들의 모습에는 우리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었다.

책의 삽화는 점토로 형상화한 인물 조각을 오븐에 굽고 목탄화로 감정을 더했다. 조각과 종이 그림이 합쳐져 내 감정을 휘어잡았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을 현실과 과거를 연결하면서 이 역사를 과거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아픈 기억은 무겁게 남아있어야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희망이다. 어둠 속에서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 그 모든 것이 모였을 때 미래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강 작가의 말도 떠올랐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잊어버리기엔 너무 아프고 외면하기엔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를 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 - 호모 사피엔스의 눈부신 번영을 이끈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비밀
장수철 지음 / 바틀비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간다움이란 문화의 힘

살다보면 유전자가 모든 걸을 결정한다고 믿곤한다. 타고난 성격, 재능, 인생의 방향까지도 유전자 탓으로 돌리기 쉽다. 저자는 유전자가 마치 바이올린의 현처럼 가능성만을 품고 있을 뿐 그것이 어떻게 울릴지는 문화라는 활에 달려있다고 한다. 유전자는 설계도가 아니라 문화라는 환경에 반응하며 다채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가능성의 씨앗이라고 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것은 두뇌의 크기나 언어 능력 같은 생물학적 조건이 아니다. 저자는 언어, 예술, 종교, 도덕, 협력 같은 문화적 요소들이 인간의 생존과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나의 취향, 사고방식, 삶의 태도도 결국 내가 자라온 사회, 만난 사람들, 속한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내가 좋다고 생각한 것들이 어쩌면 시대와 사회가 나에게 부드럽게 권유한 방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과학과 인문학 사이

이 책은 생물학이나 유전학처럼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학문학적으로는 꽤나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읽는 내내 복잡하다는 느낌보다는 알아가는 즐거움이 더 컸다. 과학과 인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가 가득했다. 이 책 덕분에 유전자와 문화, 생물학과 철학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갖게 되었다. 기존 생물학이 유전자를 중심으로 생명현상을 설명했다면 이 책은 문화가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 유전적 진화 방향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전개한다. 쌍둥이 연구, 유전자 발현 연구, 비교문화 연구 등을 통해서 환경과 문화가 유전자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한다.

사회를 보는 새로운 프레임

이 책은 문화에 대한 관점을 인간이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지식에 한정하지 않고 생물학적 진화와 함께 움직이는 또 하나의 진화 시스템으로 본다. 문화가 복제되고 전파되는 방식에 주목하면서 밈, 사회적 학습, 제도, 기술 등이 유전자 못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을 덮고 나면 일상에서 보이는 많은 것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말투, 행동, 사고방식까지 그냥 스쳐 넘겼던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오랜 시간 유전자와 문화가 함께 만들어온 결과라는 생각에 세상이 좀 더 새롭게 보인다. 나와 세상을 좀 더 제대로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경영지원팀
강혜영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남의 일이 아닌 경영 리스크

요즘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정말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다. 고령화, 저출산, 불안정한 정치 상황, 점점 복잡해지는 법과 제도까지. 예전에는 그냥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저 열심히만 해서는 회사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이 책은 기업이 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지 그 리스크가 대표나 경영진만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나는 아직 대표가 아니지만 회사의 운영에 관심이 많아 평소에도 이런 부분을 궁금해했는데 이 책을 통해 경영 리스크가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제 기업들이 겪는 문제와 그 해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계약서 작성의 함정, 직원 퇴사 후 영업비밀 유출, 회사가 압수수색을 당했을 때 등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힘든 현실적인 사례들이 가득하다. 솔직히 이런 내용은 평소에 비용이 들까봐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어렵고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 책 한 권으로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어 정말 든든하다.

모두에게 유용한 실무 지침서

<나의 경영지원팀>에는 현실적인 고민을 가진 맞춤형 Q&A가 가득하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를 둘러싼 민감한 문제, 사내근로복지지금의 실제 운영 방법, 민사 소송, 각종 지원금의 신청 방법등은 실무자 입장에서도 꼭 알아야 할 내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대표는 아니더라도 이런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회사 생활에 훨씬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의 미래와 내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법무, 노무, 세무 등 각 분야의 기본적인 지식은 꼭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힐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내 편'이 되어주는 느낌을 준다. 앞으로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이 책을 먼저 펼쳐볼 생각이다. 대표뿐만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제는 비용 걱정 없이 든든한 경영지원팀을 곁에 두고 싶다면 <나의 경영지원팀>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