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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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늘 하루 회사에서 어떤 말을 남기셨나요? 숨 가쁘게 돌아가는 회의 시간, 무심코 내뱉은 방어적인 답변이나 후배에게 건넨 영혼 없는 칭찬 때문에 퇴근길에 마음이 찜찜했던 경험, 아마 한 번쯤은 있으실 거예요.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저는 업무 능력보다 더 어려운 게 바로 '말'이더라고요. 딱히 나쁜 의도는 없었는데 툭 던진 말 한마디가 칼이 되어 상대를 아프게 하기도 하고, 때론 상대방의 무례한 말에 제 하루가 송두리째 흔들릴 때도 있죠. 오늘은 말하기의 기술이 아니라, 말에 온기를 더해주는 훈련 노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다리가 있어야 강을 건널 수 있듯, 대화가 있어야 서로의 마음을 건널 수 있다.

본문 중에서

기술이 아닌 태도가 만드는 진짜 어른의 대화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법, 협상에서 이기는 대화법 같은 실용서를 주로 찾아 읽었던 것 같아요. 논리적으로 완벽하면 제 커리어도 탄탄해질 거라 믿었죠. 하지만 시간이 쌓이다보니 알겠더라고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현란한 언변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고유한 분위기, 다시 말해 '품격'이라는 것을요.

이 책은 말을 유창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말에 우리의 인격이 스며든다는 점을 일깨워주죠. 목차를 넘기다 '경청은 사랑해의 또 다른 표현이다'라는 글을 보았어요. 사실 늘 내 말이 제대로 전달될지 불안해서 상대가 말할 틈을 주기보다 내 목소리만 채우곤 하잖아요. 그런데 저자는 진짜 품격은 멈춤에서 시작되고, 들을 줄 아는 태도에서 완성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말의 한계가 곧 세계의 한계다.

본문중에서

상사에게 혼나고 욱해서 날카롭게 반응했던 날, 저는 이 문장을 필사하면서 제 마음을 조금 식힐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하는 말이 내가 머무는 세계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것. 날이 선 말로 상대를 이기려는 마음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상황을 한결 부드럽게 넘길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진정한 경청은 상대에 대한 가장 깊은 존중의 표현이다.

본문 중에서

일에 치여 글자가 싫어지기도 하고, 동시에 글에 의지하게도 되는 요즘, 이 책은 '쓰는 행위' 자체로 작은 휴식이 되어줍니다. 눈으로만 읽는 독서가 아니라 손으로 직접 따라 쓰는 필사 노트 형식입니다. 왼쪽 페이지에 담긴 좋은 문장들을, 오른쪽 여백에 한 글자씩 천천히 옮겨 적다보면 신기하게도 머릿속에 맴돌던 잡생각이 조금씩 잦아들어요.

말과 글의 지성을 깨우는 필사 노트

양원근

정민미디어

요즘 저는 잠들기 전 10분 동안 스마트폰 대신 이 책을 펼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이 책은 4단계 필사 훈련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차근차근 따라가기에 딱 좋았어요. 거창하게 잘 쓰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짧은 메모라도 솔직하게 내 감정을 적어 내려가는 그 순간, 어느새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말과 글은 결국 나를 돌보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랍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자칫 거칠어지기 쉬운 내 언어를 다시금 곱게 다듬고 싶다면, 오늘 밤 조용한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사각사각 펜을 움직이며 필사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웃님들은 요즘 어떤 말버릇을 고치고 싶으신가요? 혹은 듣고 나서 하루 종일 기분 좋았던 '예쁜 말'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우리 같이 따뜻한 말 그릇을 만들어봐요. :)


#30대직장인 #직장인자기계발 #직장인취미 #퇴근후루틴 #멘탈관리 #자존감높이기 #말예쁘게하는법 #글쓰기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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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큰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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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큰숲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난 주말, 큰맘 먹고 집 안의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습니다. 바로 구급상자예요. 유통기한 지난 연고랑, 언제 샀는지 기억도 안 나는 처방약들을 바닥에 쏟아부으니 한숨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언제부터 이렇게 약 없으면 못 사는 몸이 된거지?"

20대는 깡으로 야근도 버텼는데 나이가 들면서 소화제, 진통제, 영양제... 종류별로 쟁여두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더라고요. 쓰레기봉투에 폐의약품을 분류하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인간은 언제부터 이 작은 화학물질들에 의존해 생몀을 이어오게 된 걸까요?

오늘 소개할 책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는 바로 거실 바닥에 굴러다니는 흔한 알약들의 '출생의 비밀'을 다룬 책입니다. 그냥 버릴 뻔했던 유통기한 지난 약들이, 알고 보니 인류 역사를 뒤흔든 주인공들이더라고요.

생어는 여성이 자신의 몸과 출산을 스스로 결정할 때 비로소 평동흘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녀는 이를 사회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산아제한'이라는 강력한 구호를 내세웠다.

본문 중에서

직장인의 교양을 채워줄 반전 포인트 3

이 책은 약사이자 역사 덕후인 저자가 들려주는 약에 얽힌 썰 모음집이에요. 어려운 화학식은 빼고, 문과생 직장인도 '헐 진짜?' 하며 읽을 수 있는 포인트 3가지를 뽑아봤습니다.

1. 커리어의 일등 공신은 '피임약'이다? 마거릿 생어의 '어머니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여성 스스로 선택할 권리다'라는 문장이 인상 깊었는데요. 여성이 지금처럼 경력을 쌓고 팀장으로 승진하고, 내 삶을 계획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 작은 알약이 있었다는 사실. 피임약은 그냥 알약이 아니라 여성에게 '자유'를 선물한 혁명템이었습니다.

2. 필수템 '활명수'가 독립운동 자금? 속 쓰릴 때 약국에서 사 먹던 부채표 활명수, 다들 아시죠? 이 약의 판매 수익금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자금으로 쓰였다고 해요. 사장님이 옥고를 치르면서까지 지켜낸 약이라니... 앞으로 속 쓰릴 때 마시는 활명수가 더 비장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어디 가서 아는 척하기 딱 좋은 지식이죠?

3. 30대부터 준비해야 할 뇌 건강? 요즘 건망증이 심해지셨나요? 책에서는 레이건 대통령도, 대처 수상도 피하지 못한 알츠하이머 이야기를 다룹니다. 무서운 병이지만, 저자는 약의 발전사와 함께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까지 제시해 줘서 든든했어요.

당뇨는 인류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병이다. 예전에는 살이 찌고 활동량이 적은 사람에게 흔하다 해서 '부자병'이라 불렸지만, 현대에는 인구 대부분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 되었다.

본문중에서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 챕터에서 왠지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1922년 전까지 당뇨는 걸리면 죽는 병이었대요. 수없는 실패 끝에 기적처럼 치료제가 개발되고, 죽어가던 14살 소년 레너드가 다시 일어나는 장면은 영화 같았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저는 당장 3가지를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약통 정리와 유통기한 체크예요. 오늘 당장 집에 있는 약들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폐의약품은 약국/보건소 수거함에 버리세요. 변질된 약은 독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책에서 알츠하이머 예방에 가장 좋은 건 약보다 '유산소 운동'이래요. 뇌세포를 새로 만든다고 합니다. 내일 점심엔 밥 먹고 무조건 회사 주변 20분 걷기!


지적인 스몰토크 장착하기. 점심시간이나 미팅 때 어색한 침묵이 흐르면 한마디 던져보세요. '팀장님, 활명수가 원래 독립운동 자금이었던 거 아세요?' 분위기도 풀고, 센스 있는 직원이 되는 건 덤!

약이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도구라면, 생명을 가격표로 나누는 것은 과연 합당한 일일까? 유전자 치료제 시대의 약값은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이다.

본문 중에서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는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오면서 코로나19 백신이나 비만 치료제(위고비, 삭센다) 같은 최신 이슈까지 꽉 채워졌답니다. 건강이 슬슬 걱정된다면, 혹은 뻔한 자기계발서 말고 지적인 자극이 필요한 직장인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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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큰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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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큰숲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후 3시만 되면 습관처럼 서랍을 엽니다. 유산균, 종합비타민, 두통이 올 때를 대비한 진통제까지 있는데요. 언제부터인가 사무실 책상이 작은 약국이 되어버렸어요.

"이거 먹으면 좀 덜 피곤 하겠지?", "머리 아프니까 일단 한 알 먹자."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삼키며 치열한 하루를 버텨냅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애체 이 하얀 알약들은 어디서 왔을까? 내가 먹는 게 나를 살리는 '약'일까, 아니면 나를 서서히 망가뜨리는 '독'일까?

오늘 소개할 책은 번아웃과 건강 염려증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딱 필요한 지적 해독제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입니다.



진통제는 인류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간절히 원했던 약이라 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아아'와 '타이레놀'에 중독된 이유

이 책은 단순히 페니실린이 언제 발명됐다 식의 지루한 역사 교과서가 아닙니다. 현직 약사인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놀랍도록 지금의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었어요.

점심 먹고 마시는 콜라 한 잔이 예전에는 진짜 약이었다고 해요. 초기 코카콜라에는 실제 '코카인' 성분이 들어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피로를 잊기 위해 마시는 음료들의 기원이 사실은 강력한 각성제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섬뜩하더라고요.

진시황은 약 때문에 사망하게 되었다는데요. 불로장생을 꿈꾸며 먹었던 수은이 결국 진시황을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책에서는 이를 '약화(藥禍)사고'라고 표현해요. 몸에 좋다는 건 무분별하게 직구해서 먹고 있는 제 모습이 겹쳐보였습니다. 과유불급,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죠.

환자를 깊이 재워 통증을 차단하는 마취제는 현대 외과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능케 한 숨은 영웅이다.

본문중에서

항생제 파트는 코로나 시대를 겪은 우리에게 더 깊게 다가옵니다. 인류를 구원한 페니실린이지만, 남용으로 인해 이제는 '슈퍼박테리아'라는 더 큰 적을 마주하게 된 현실. 약은 '양날의 검'이라는 메시지가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머물렀던 문장은 바로 '아편전쟁'과 관련된 부분이었어요.

초기에는 통증이 사라지고 일시적으로 기운이 솟는 듯한 착각을 주었고 '만병을 고치는 약'이라는 잘못된 믿음까지 겹쳐 중독의 경계심은 더욱 낮아졌다.

본문 중에서

이 문장이 마치 현대 직장인의 초상처럼 느껴졌다면 비약일까요? 우리는 종종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고통을 잊기 위해 무언가에 의존합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숏폼 콘텐츠(디지털 마약)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퇴근 후 맥주 한 잔, 혹은 습관적인 진통제일 수도 있죠.

이 책에서는 '인류의 손에 약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따라 역사는 희극과 비극으로 갈렸다'고 말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약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우리의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지금 삼키는 것이 나를 잠시 마비시키는 '아편'인지 아니면 내일의 나를 치유하는 '치료제'인지 구분할 수 있는 지혜. 이 책이 저에게 준 가장 큰 소득입니다.

#인류를구한12가지약이야기 #책리뷰 #도서리뷰 #베스트셀러 #과학책추천 #생기부필독서 #고등학생권장도서 #약의역사 #건강상식 #인문학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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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
바바라 몰리나르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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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

바바라 몰리나르

한겨레출판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바바라 몰리나르는 평생 글을 썼으면서도 쓰는 족족 찢어버리고 불태워버렸다는 작가, 죽음만이 인생의 유일한 경이라고 말했던 삶을 살았던 작가라고 합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이 소설책은 사라지고 싶지만 동시에 기억되고 싶은 내면의 모순된 욕망을 대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하나같이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 듯한 기묘한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소설 속 인물들이 마주하는 상황은 초현실적 이지만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은 정말 현실적이었습니다.

이따금 거대한 어둠 속 회랑으로 이어지는 평평한 지점에 도착했고, 그는 또 다른 구멍과 사다리를 발견할 때까지 걸었다. 그러면 희망이 되살아났고, 다시 허공 속으로 몸을 던졌다.

본문 중에서

<머리 없는 남자>의 주인공은 사람들 틈에서 머리 없는 남자를 발견하고 사랑에 빠지고 시골로 떠납니다. 그런데 남자의 머리가 생기자 갑자기 절망하면서 도망을 칩니다. 여자의 모습에서는 불완전함에서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고 완벽해 보이는 세상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현대인의 비틀린 심리를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집에서는 개인의 불행을 넘어 끝없는 경쟁과 불안 속에 놓인 현대 사회의 악몽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가장 깊고 어두운 심연을 드러낼 때, 독자들은 그 안에서 나만 홀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는 기이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집과 대지를 덮고 있던 장막은 오늘 아침 벗겨졌다. 주변의 모든 것이 감탄스럽다. 내눈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다.

본문중에서

이 책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마르크리트의 헌신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자신의 글을 끊임없이 파괴하려는 바바라와 그 조각들을 주워 모아 기어이 책으로 엮어낸 뒤라스의 우정은 꼭 한편의 드라마 같았습니다.

책의 말미에 실린 뒤라스와의 대담을 읽다보면 두 여성이 나눈 대화가 서로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또한 백수린 작가의 섬세한 번역 덕분에 그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진 것이 적어서, 너무 적어서 이렇게 신발을 버리는 일조차 그를 꽤 슬프게 만들었다. 마치 집을 느닷없이 빼앗기라도 한 것처럼. 그는 다시 내달리기 시작했다.

본문 중에서

이 소설집은 밝고 희망찬 이야기를 건네지 않습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고독하고, 병적으로 불안하며, 죽음과 가까운 이야기들입니다. 억지로 '힘내'라고 강요하는 긍정의 말들보다 '나도 이렇게 캄캄한 어둠 속에 있어'라고 말해주는 이 책의 솔직함이 더 깊은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나 혼자만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이 밀려올 때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합니다.


#바바라몰리나르 #나는혼자고지금은밤이다 #마르그리트뒤라스 #백수린 #프랑스소설 #서평 #직장인독서 #실존적불안 #소설추천 #밤의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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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이 좋을 리가 있나 - 고립과 은둔의 시절 넘어가기
햅삐펭귄 프로젝트 지음 / 파람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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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이 좋을리가 있나

햅삐펭귄 프로젝트

파람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회가 정해놓은 정답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팔다리를 자르거나 늘려야 하는 고통을 보여주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현대 사회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 고통을 견디다 못해 방문을 닫아버린 50만 명의 청년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나약해서 숨은 것이 아닙니다. 마치 눈보라가 몰아칠 때 생존을 위해 웅크리고 버티는 어린 펭귄 처럼, 너무도 거친 세상의 풍파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른 것뿐입니다. 이 책에서는 실제 은둔을 경험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은둔과 고립 그리고 재은둔, 재고립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단기적 탈출 시도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본문 중에서

120kg의 거구가 발소리조차 내지 않으려 까치발을 들고 다녔다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흔히 방 안에 있는 청년들을 보면서 '편하게 쉰다'고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고백에 의하면 방구석은 결코 편안한 휴식처가 아니었습니다.

끊임없이 자기를 혐오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며 싸우는 치열한 전쟁터이자 벙커였습니다. '안무서운회사'를 만든 승규 씨의 이야기처럼 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시선, 실패에 대한 낙인, 또다시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섬세한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수년 동안 방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않은 아들을, 부모 누구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괜찮은지, 아프지는 않은지, 들여다보지 않았다.

본문중에서

어쩌면 그 청년들은 나보다 훨씬 더 감수성이 예민하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가두는 선택을 한 착하디착한 사람들. 자녀가 방문을 닫으면 부모는 조급해집니다. 얼른 끄집어내어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상처 입은 마음이 아물고 딱지가 앉을 떄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십 번의 방문이 헛수고로 끝나도 그 시간은 청년의 마음 속에 빚처럼 쌓인다. 미안함이 켜켜이 쌓이다가, 문을 열어주는 순간이 온다는 걸 안다.

본문 중에서

다그치지 않고, 그저 '네가 나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라고 말해주는 단 한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이 책에서 증명해주더라고요. 하지만 은둔에서 벗어났다가도 다시 방으로 돌아가는 재고립의 비율이 50%가 넘는다는 냉정한 현실도 가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너무 차갑고 버거울 때, 우리도 언제든 그 방으로 숨어들 수 있는 잠재적 은둔자들입니다. 이 책은 은둔과 고립을 겪고 있는 청년과 가족들에게 구체적인 희망과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책이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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