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반드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 있을 때 종종 외로움이 밀려온다는 점이다. 사람을 만나고 나면 에너지가 소진되고 쉬고 싶어서 혼자를 택하는데도 이내 텅 빈 감정이 나를 휘감는다. 외롭지 않으려고 사람을 만나면 또 지치고 이 모순된 감정 속에서 내가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이 책은 그 답답한 감정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혼자 있는 것과 외로움은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동시에 느끼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요즘은 유튜브나 SNS만 봐도 말 잘하는 사람,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이 대세다. 회식 자리나 팀 회의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자기주장을 분명히 하는 사람이 능력있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반대로 나는 듣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회의가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의견이 정리되곤 했다. 이런 나를 두고 너무 조용하다거나 말 좀 해봐 하는 말을 들을 때면 억지로 말을 했지만 결코 자연스러운 감정은 아니었다. 저자는 이런 내향인의 고충을 아주 섬세하게 짚어낸다.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내향인은 관찰하고 해석하는 데 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세상이 요구하는 외향적 기준에 내 성향을 끼워 맞출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