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의 마지막 단계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자들에 대한 묘사는 왠지 섬뜩했다. 이들은 싸우지 않아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털을 가졌고, 오직 먹고 자고 자신의 털을 다듬는 일에만 몰두한다. 하지만 이 쥐들은 구애, 교미, 육아 등 어떠한 사회적 상호작용도 하지 않았다.
개인으로는 가장 완벽하게 최적화된 삶을 영위하지만 집단으로서는 완벽한 멸종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마치 요즘의 젊은이들을 보는 듯했다. 사회라는 시스템의 병을 고치는 대신에 병든 시스템이 만들어낸 아픈 개인에게 약을 처방하는 방식이 주류가 된 것 같다. 아픈 사회 환경이라는 근본 원인은 외면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개인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만으로는 결코 행동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아직 쥐와 다르다고, 이성과 선택의지가 있다고 믿고 싶다. 이 책은 유토피아의 비극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상자의 설계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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