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공산당이 내새웠던 강령은 100년 전의 주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급진적이고 선구적이었다. '8시간 노동, 최저임금, 실업수당 보장, 유급 출산 휴가, 성 평등, 성매매 철폐'같은 것들이다. 현대 사회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주제들이다.
그들은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백정, 기생, 여성, 청소년까지 아우르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지향했다. 기존의 모든 차별과 불평등을 전복하고 완전히 새로운 인간상을 바탕으로 유토피아를 건설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 치열함 덕분에 지금 내가 당연하게 누리는 권리들의 씨앗이 뿌려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