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 세계 최고의 투자 수업
워런 버핏.찰리 멍거 지음, 임경은 옮김, 알렉스 모리스 편저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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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알렉스 모리스

교보문고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가제본 형태의 원고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함이 느껴졌다.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알리는 소식과 함께 찾아온 이 책은, 두 거장이 남긴 유산처럼 느껴져 첫 장을 넘기기 전부터 마음이 숙연해졌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식을 조금씩 모으고 있는 주주로서 찰리 멍거의 부고와 워런 버핏의 은퇴소식은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였다.

시장의 무수한 소음 속에서 굳건한 등대 같았던 두 사람이 떠난 자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불안감이 확신과 신뢰로 바뀌어 갔다. 이 책은 30년간 수만 명의 주주 앞에서 펼쳐졌던 돈, 경영, 인생에 대한 가장 위대한 수업의 기록이었다.

우리는 위험이 투자 기간과 불가분하게 엮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중에서

비록 가제본이라 3부까지의 내용만 읽을 수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이 책이 가진 가치는 충분히 크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라는 두 위대한 투자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향하고 있지만 그들이 30년 넘게 주주총회에서 남긴 지혜와 원칙은 시간을 초월해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

1부 '가치 투자'는 그동안 알고 있었다고 착각했던 투자의 기본을 다시 세우는데 도움을 줬다. '절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단순한 제 1원칙은 매일 급등주를 좇고 단기적인 시장의 변동에 일희일비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으라고 배우지만 그들은 잘 아는 소수의 훌륭한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라고 말한다.

잘 아는 기업이고 가격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거액 투자는 미친 짓이 아닙니다. 반면에 확신이 안 선다 싶으면, 광범위하게 다각화하는 편이 낫습니다.

본문중에서

주식을 사는 것이 곧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라는 명제를 다시금 가슴에 새길 수 있었다. 복잡한 차트나 어려운 경제 용어 없이도 투자의 핵심을 꿰뚫는 그들의 통찰력은, 혼란스러운 시장 속에서 내 길을 밝혀주는 손전등 같다.

2부 '가치 평가와 내재가치'에서는 정형화된 지표에 의존해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려 했던 과거의 방식이 얼마나 얕은 접근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버핏과 멍거는 '성장주와 가치주의 구별은 무의미하다'고 말하면서, 성장은 가치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단순히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버크셔가 소유한 수많은 자회사가 앞으로 창출해낼 가치의 총합을 그려보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보니 가장 큰 범주의 실수는 정말 뛰어난 기업임을 알았음에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거나 좀 더 높은 가겨에 추가 매수하기를 망설인 것이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3부 '자본 배분'에서는 기업 경영자의 관점에서 투자를 바라볼 수 있었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으로 주주에게 돌려줄 것인지, 자사주를 매입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는 데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수십 년 후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 이 책을 통해 버크셔의 수많은 자본 배분 사례를 통해 무엇이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현명한 결정인지를 알 수 있었다. 내가 투자한 기업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아직 못 읽은 뒷부분의 기업 경영, 회계, 코카콜라와 같은 구체적인 투자 사례들이 담긴 내용도 정말 궁금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로서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두 거인이 단단하게 쌓아 올린 버크셔의 문화와 투자 원칙은 앞으로도 굳건할 것이며, 이 책이 투자를 하는 모든 투자자에게 가장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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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의 요정 - 전자기학의 탄생과 격변의 연대기
이태연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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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의 요정

이태연

동아시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퇴근 후 현관에 들어서면서 전기 스위치를 올린다.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컴퓨터를 켜고, 넷플릭스를 보는 모든 일상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인 전기에 기대고 있다. <전기의 요정>은 익숙함에 가려져 있던 위대한 서사를 눈앞에 펼쳐보여주는 책이다.

실제로 보고 싶은 그림인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의 거대한 <전기의 요정>그림에서 책이 시작된다. 현대 문명을 가능하게 했던 108명의 과학자를 담은 그림이다. 이 책은 복잡한 수식이나 어려운 이론 대신에 한 편의 역사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스토리를 진행한다.

페레그리누스는 자석의 실험 관찰을 통해 인력 및 척력에 대해서도 그 기본 원리를 정립하였다.

본문 중에서

과학의 역사를 말할 때 패러데이, 맥스웰, 테슬라, 에디슨 등 교과서에서 굵은 글씨로 배웠던 과학자들은 인류의 지평을 넓힌 거인들이다. 이 책은 거인을 있게한 수많은 요정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자석의 쌍극성을 처음 실험으로 증명했지만 낯선 이름으로 남은 페레그리누스나 열의 전달을 연구하며 전자기학의 토대를 마련한 프랑스의 과학자들 처럼 이론 뒤에 가려져 있던 조력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며 100달러 화폐에 등장하기도 하는 프랭클린은 전기의 역사에서도 지울 수 없는 업적을 남겼다.

본문중에서

\

<전기의 요정>은 작고 미미한 호기심의 불씨가 어떻게 인류 전체를 밝히는 거대한 빛이 되었는지를 잘 엮어냈다. 자석, 번개, 전기, 자기장 등 수천년에 걸친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것 같다. 학창 시절 단편적으로 외웠던 공식과 법칙들이 어떤 시대적 고민 속에서 태어났고 어떤 과학자의 어깨 위에 서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 새로운 지적희열을 느꼈다.

과학은 직선의 형태로 쭉 발전됐을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이 그려내는 과학사는 오히려 수많은 논쟁과 시행착오, 정치적 암투와 인간적인 질투가 뒤섞인 혼란스러운 곡선의 역사 같다. 특히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을 두고 벌인 기나긴 논쟁은 과학이 쉽게 이뤄지지 않음을 실감나게 증명해준다.

정답을 향해 달려가는 깔끔한 여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반박하며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비선형적 과정이야말로 이것이 진짜 과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패와 오류조차도 다음 세대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음을 이 책을 읽고나서 알게 되었다.

맥스웰 방정식은 정적인 조건에 머물러 있던 전기와 자기의 물리적 현상을 마침내 동적인 현상으로 이끌어 낸 위대한 이론 체계이다.

본문 중에서



현재 인류는 반도체, 인공지능, 전기차, 로봇, 양자컴퓨터의 시대를 살고 있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 속에서 과거의 발견은 때로 낡고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손에 쥔 스마트폰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차가운 금속이 아니라 수 많은 '요정'들의 꿈과 좌절, 빛나는 질문들이 합쳐진 타임캡슐 같다. 뻔하게 반복되던 나의 하루가 조금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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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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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사람과나무사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일 마주하는 식탁 위의 감자와 양파, 차 한 잔의 여유를 주는 찻잎을 보며 거대한 인류의 역사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움직이지 않는 식물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며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거대한 동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순금과 같은 가치를 지녔던 후추를 향한 탐욕이 콜럼버스와 마젤란을 바다로 보냈고 소박한 감자 한 알이 아일랜드 대기근을 일으켜 초강대국 미국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길에서 지나치던 식물들이 모두 인류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역사의 한 축이었다는 것이다.

영국 해군이 즐겨 먹던 국물 없이 걸쭉한 카레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카레라이스의 원형이다.

본문 중에서

중세 유럽에서 후추는 단순한 향신료가 아니라 부와 권력의 상징 그 자체였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앞다투어 미지의 바다로 탐험가들을 보낸 이유도 바로 인도에서 나는 후추를 직접 손에 넣어 막대한 부를 거머쥐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도, 마젤란의 세계 일주도 후추를 향한 검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추 무역을 독점한 국가는 세계의 패권을 쥐었고 그 패권은 대영제국을 거쳐 오늘날의 미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작은 식물 하나가 인간의 욕망과 만나 인류의 역사를 얼마나 격정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귀족이나 상류층에서 후추의 인기가 치솟고 그에 따라 엄청난 가격이 형성된 데는 사실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자신의 높은 지위와 부를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 목적이 더 크게 작용했다.

본문중에서

사실 제일 놀랐던 에피소드는 감자였다. 감자는 '악마의 식물'이라고 불리면서 종교재판에서 화형을 당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자라 유럽의 굶주린 민중을 구원했지만 동시에 무서운 역병을 일으켜 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일랜드 대기근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당대의 유럽인에게 차는 동양의 신비한 음료였다.

본문 중에서

17세기에는 차가 유럽에 열풍을 일으켰다. 영국인들은 차에 설탕을 넣어 마시기 시작했고 이는 폭발적인 수요로 이어졌다. 중국에서 차를 수입하며 발생한 막대한 무역 적자를 메우기 위해 영국은 인도에서 아편을 재배해 중국에 파는 비인도적인 삼각무역을 시작했다. 결국 아편전쟁이 일어났고 세금은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 나니 매일 마주하는 식탁이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였다. 딱딱한 역사 교과서가 아니라 식물의 역사를 읽으면서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세계사를바꾼13가지식물 #인문학도서 #역사책추천 #후추이야기 #감자역사 #대항해시대 #인간의욕망 #식물인문학 #지적대화 #베스트셀러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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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으로 본 세계의 작동 원리
바츨라프 스밀 지음, 안유석 옮김 / 처음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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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바츨라프 스밀

처음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세상은 온통 새로운 소식으로 가득하다. 무수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모두 비슷할 것이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기술적으로 진보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기도 하다.

인구 절벽, 에너지 위기, 경제 불황과 괕은 암울한 단어들이 일상을 파고든다.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노래한다. 이 책은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틀을 통해 현대 문명을 만든 다섯 가지 핵심 축인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의 변화를 추적한다.

인구 변천을 이끄는 가장 직접적으고 핵심적인 힘은 바로 출산율의 감소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감성적인 판단을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수치와 통계로 지난 수백 년간 인류가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 알려준다.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은 당연하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방에 불을 켜고 지구 반대편에서 온 커피를 마시며, 넘쳐나는 식재료 중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평범한 일상은 인류의 거대한 전환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오늘날 부유한 국가들은 대식가도 다 먹지 못할 만큼 엄청난 양의 음식을 생산하고 있다.

본문중에서

이 책은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고령화, 굶주림을 해결한 식량 생산성의 혁신, 나무를 때던 시대에서 원자력과 전기의 시대로 넘어논 에너지 전환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할머니 시대와 나의 시대가 이토록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성장을 이끈 더 중요한 요인은 제조업 고용 인원의 규모 자체가 아니라, 부문내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구조가 바뀌는 것이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맹목적인 기술 낙관론과 파국을 외치는 비관론,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의 운송 시스템이 석유 기반에서 벗어나는 데 왜 수십 년 이상이 걸릴 수 밖에 없는지를 숫자로 확인 하는 순간 전기차 몇 대가 보급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책이 아무래도 두껍다 보니 빠르고 쉽게 읽을 수는 없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미래도 어떻게 대전환을 할지 기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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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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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푸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거대한 도시 시스템의 작은 부품처럼 느껴질 때, 남들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 뒤쳐지는 것 같아 불안할 때, 이 삭막한 곳에서 나만 홀로 떠 있는 섬 같다는 외로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사랑을 찾아갈 거야>는 그런 마음을 위해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책이다. 이 도시를 떠나야 행복이 있을 거라고 말하는 대신, 이 도시에서 현실적인 낭만을 찾아보자고 제안을 한다.

인생의 어느 한쪽이 당장 안 풀리는 것처럼 보여도 하루하루 형태를 잘 유지하며 살아가다 보면 다른 한쪽은 분명히 풀려가기 마련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가 느슨하게 일하고 작은 임대주택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더 높이 더 빨리 달려가야 한다고 부추기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용기를 준다. 이 책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도시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솔직한 관찰기록 같다.

타인에게 벽을 쌓고 그걸 유지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벽이 무너지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본문중에서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을 권하는 시대다.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고 포장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SNS의 화려한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며 조급해하고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자책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신경 쓰기보다 내면의 기준을 세우고 욕망에 솔직해지는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30대에 운전을 못하는 것은 무능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이타적인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잣대로 스스로를 재단하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나가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유명해지고 싶지만 가망이 보이지 않을 때 유명한 친구를 사귀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는 능청스러운 해법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뚜벅뚜벅 나를 향해 걸어오는 행운을 상상하곤 한다.

본문 중에서

서울에서 나고 자란 90년대생 게이로서 작가가 느끼는 서울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한 공간이다. 혐오 세력에게 오물 테러를 당하고 '동성애 반대' 현수막을 마주해야 하는 불친절한 도시지만 동시에 마음을 나눈 친구들과의 추억이 깃든 곳이자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은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저자는 '아무것도 되지 않으려야 무엇이라도 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용기, 아직은 그럴 용기가 없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있을까.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지 않지만 수많은 오답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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