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일 때가 많다. 손톱보다 작은 반도체 칩이 인류의 기술 진보는 물론 세계 정치와 경제의 방향까지 좌우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스마트폰, 자동차, 인공지능, 전기차와 같은 문명의 혜택을 당연히 누리고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아주 작고 정교한 칩이 없었다면 이 모든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은 작은 칩이 세계 질서를 어떻게 바꾸어놓고 있는지를 차분하게 짚어나간다. 책을 읽을 수록 반도체는 곧 권력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미국, 중국, 대만, 일본 등 각국이 반도체 패권을 놓고 벌이는 힘겨루기 속에서 한국은 과연 어디쯤 와 있을까.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오랜 시간 세계 1위를 지켜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반도체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시스템 반도체, AI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격차를 벌이려는 글로벌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