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6 - 볼라뇨 20주기 특별합본판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송병선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장.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0권의 세계 일주
데이비드 댐로쉬 지음, 서민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0일의 세계일주 이상으로 흥미로운 세계문학 탐험 !! 프랑코 모레티 다음은 데이비드 댐로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 자연의 재발명 Philos Feminism 4
도나 J. 해러웨이 지음, 황희선.임옥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인원에서 영장류로 바뀐 제목만 봐도 새로운 번역본에 슬며시 기대감을 품게 된다. 신뢰감을 주는 역자 목록, 검은색과 주황색의 강렬한 폰트 조합, 환양장까지(아마 페이지가 부드럽게 넘어갈 듯?)... 20여 년만에 복간된 만큼 앞으로 오래오래 읽힐 수 있는 책이 나올 것 같아 응원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마민지 지음 / 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해천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시리즈 등 아파트라는 창을 통해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건축, 사회학적 텍스트를 재밌게 읽었는데요. 나의 둔촌주공아파트 프로젝트의 이인규, 버블 패밀리의 마민지 등 아파트 카드들이 직접 쓴 아파트라는 세계가 더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고요. 아파트 원주민도 아닌데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획회의 575호 : 2023.01.05 - #큐레이션의 시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3년 1월
평점 :
품절


당신이 무엇을 구독하는지 알려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누군가 어디선가 이 문장을 써먹었으리라 예상된다. 그만큼 오늘날 구독, 큐레이션은 경제와 문화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박물관/미술관Museum 바깥으로 나온 큐레이션. 큐레이션은 뮤지엄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설명하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였다. 그런데 정보 과잉 시대에 가치 있는 정보,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맞춤'으로 선별하고 추천해주는 일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마케팅, 저널리즘, 출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아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큐레이션은 이제 '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알려주는 것'이란 뜻으로 통용된다.


이 글에서 큐레이션을 두 가지로 분류해보려 한다. 인간 큐레이션과 기계 큐레이션. 큐레이터-큐레이션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분류하는 방식이다. 기계 큐레이션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걸 추천해준다. 유튜브를 실행하면 열리는 창의 화면은 이미 큐레이션이 적용된 결과물이다. 유튜브와 OTT 플랫폼,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온라인 공간일 이곳들은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최대한 시간을 쏟아붓게끔 설계되었다. 오죽하면 넷플릭스 창업자가 자신의 경쟁자는 사용자의 수면시간이라고 말을 했겠는가. 누구나 한 번쯤 유튜브에 접속하고 눈 뜨고 코 베이듯 시간을 '순삭'당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찾아보기'가 아닌 '추천'을 원하는 사회>의 최홍규는 추천 알고리즘이 낳는 문제를 비판하며 '자신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이며 그러한 정보를 통해 어떤 의미를 찾아내고 싶은가에 대한 메타적 사고'를 키워야 함을 역설한다. 추천 알고리즘이 자신의 생각, 입장, 취향과 비슷한 콘텐츠'만' 긁어모아 자연스레 '닫힌 계'를 형성하여 이용자를 편협하게 만든다는 비판이 있다. 그래서 요즘에는 전혀 관련성이 없는 콘텐츠를 무작위로 추천하는 기능이 추가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다. 큐레이션, 추천 서비스가 보편화된 만큼 이제 큐레이션/추천 자체에 대해 성찰적,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메타적 사고를 키우고,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하는 시점임에 분명하다.


인간 큐레이션의 사정은 어떠한가. 인간 큐레이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해 생각해볼 수 있다. 온라인은 최근 들어 급부상한 '뉴스 레터' 서비스를 예로 들고 싶고, 오프라인은 본문에서도 소개된 '큐레이션 서점'의 예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얼리어답터'가 못 되는 느림보인 탓에 '일간 이슬아'가 장안의 화제가 되고, 각종 구독 서비스가 범람하던 시절에 한걸음 물러서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구독하고 있는 뉴스 레터만 해도 13개 정도가 된다. 그중 꾸준히 열람하는 레터는 유유출판사의 <보름유유>, 마티 출판사의 <마티의 각주>, 오월의봄 출판사의 <오!레터>, 한겨레신문의 <반올림(#)책>, 민음사의 <한편> 정도다. 세상사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줄어든 환경에서 <뉴닉>을 점점 안 읽게 되었고, 재미있게 읽었던 클래식 뉴스레터 <GLIT>이나 <인스피아>는 출판사의 뉴스레터를 우선적으로 읽다 보니 후순위로 밀려버렸다. 그런데 여기서 개인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뉴스레터를 언급하고 넘어가고 싶다. 문학평론가 최가은의 <리뷰레터>와 영화평론가 김철홍의 <원데이원무비>. 구독은 창작자에 대한 애정과 신뢰에서 비롯된다. 인공지능 기술이 효율적으로 내 관심사와 연관된 콘텐츠를 추천해줄 수 있을지언정 지인의 추천처럼 효과적으로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안면을 튼 사이가 아니더라도 글을 통해, 혹은 다른 정신적, 심리적 교감을 통해 쌓은 친밀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추천을 따른다.


이실직고 고백하자면 나는 내가 읽을 책을 스스로 정하는 편이다. 읽을 만한 책인지 아닌지 스스로 검증하고 판단하고 확인을 해야 마음이 놓이는 편이고, 관심사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지점에 가장 가까운 책을 찾고자 탐색에 열심인 편이라 전혀 예상치 못한 좌표의 책을 선물받으면 바로 독서에 돌입하기 어려워한다. 그렇다고 당연하게도 항상 다음에 읽을 책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어서 책의 본문에서 추천된 책이나 평소에 좋아하고 신뢰하는 저자가 어느 인터뷰나 방송에서 추천한 책에는 마음이 동해 안전한 모험을 나서곤 한다. <어쩌다산책>과 <어쩌다책방>의 디렉터 김수진 님의 글을 읽고 큐레이션 책방을 방문하면 전시된 책의 내용뿐 아니라 책들의 진열, 전시, 배치에 따른 공간의 형식을 헤아려보고 싶어졌다. 내가 기억하는 <어쩌다산책>의 특집 테마는 '존 버거'다. 열화당에서 나온 미니멀한 디자인의 존 버거 책들이 그야말로 미술품처럼 전시되어 있고, 한쪽에 <A가 X에게>를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집 책장에도 꽂혀 있는 책들이었지만 책장과 조명, 여백을 고려해 책 자체를 제대로 관찰하고 감각할 수 있게끔 배치해둔 덕에 워크룸프레스의 제안들 총서, 열화당의 존 버거 책 등의 아름다움을 체감할 수 있었다. 책의 판형과 형태에 알맞게 책을 진열하고, 책장에서 한 권이 빠졌을 때의 변화/차이가 주는 부담감을 고려해 같은 책을 여러 권 꽂아둔다는 내용을 읽고 큐레이션 책방은 아무나 운영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느꼈다.


세상에 좋은 콘텐츠는 넘쳐나고 우리에게는 시간이 부족하다. 우리에게는 같은 2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더 좋은 콘텐츠를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이 '최선의 선택'을 유도하는 큐레이션 시장은 고도화되고 확장되고 있다. 상대방을 생각하며 고심 끝에 고른 선물의 감동도 필요하지만 일상에서 분위기와 상황에 맞게 적절한 콘텐츠를 추천받아 향유하는 게 중요하다. 누군가는 자신의 취향을 찰떡 같이 잘 알아맞히는 큐레이션을 찾아 환승할 테고, 누군가는 큐레이션의 홍수에 질식해서 고전적인 방식으로 회귀할 지도 모른다. 큐레이션의 시대에 어떻게 읽고 보는 것이 현명할까. 허희 문학평론가의 <미디어 큐레이션의 어제와 오늘>에 등장하는 한 단락을 소개하며 글을 끝맺을까 한다.


큐레이션은 '돌봄, 관심, 책임'과 연관을 맺고 영혼을 돌보는 행위와 같다. (...) 상업적 욕망에만 휘둘리지 않고 타자와 함께 나의 영혼을 돌보게 하는 큐레이션이 과연 있을까. 어쩌면 의외로 적지 않은 사람이 벌써 저마다의 자리에서 예사롭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과 감응한 책 속 문장을 캘리그래피로 공유하고, 자발적 독서모임 등을 여는 작지만 소중한 일상의 실천들로.

<기획회의> 575호, 37p


큐레이션의 큐레이션. 메타적 사고와 비평이 활성화된다면 단순히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얻는 것이 아니라 이 밥상에 누구를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할 것인지 타자와 함께 나의 영혼을 돌보게 하는 큐레이션이 수월해지리라 생각한다. 관점과 태도, 수많은 별무더기에서 당신이 그려낼 별자리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