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현미, 보리, 조, 수수 등의 잡곡류는 식이섬유소가 많아 위장관을 더욱 튼튼하게 단련시킬 수 있어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좋지만, 수술 직후 위장관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초기에는 피하고 수개월 후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하게 되면 점차적으로 잡곡류를 먹도록 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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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에는 섬유소로 인한 위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위석이란 위장 또는 소장에 모여있는 식물성 섬유소 덩어리로, 위석이 생기면 음식물이 내려가는 통로를 막거나 좁게 만들어 장폐색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섬유소가 많은 음식, 특히 채소를 섭취할 때는 꼭꼭 씹어먹도록 해야 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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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위 하부에는 유문부라고 하는 괄약근이 존재하는데, 이는 위와 십이지장의 경계에 위치하면서 음식물이 이동하는 것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위가 음식물을 갈아주는 동안 새어나가지 않도록 막아주고,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고 난 뒤에는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는 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도 합니다. 하지만 위절제술을 받게 되면 이 괄약근이 함께 제거되어 음식물의 이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상실합니다. 이 때문에 식사를 할 때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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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 괄약근 기능의 저하로 섭취한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식도에 염증과 통증을 야기시키는 합병증을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합니다. 이는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생기는 합병증으로, 쓴 물이 올라오면서 가슴 부위의 뻐근함, 속쓰림, 명치 부위의 통증 등을 동반합니다. 보통 환자의 10% 정도가 이러한 역류 증상을 겪게 되는데, 대개 수술 후 1개월 전후에 발생하여 2~3년 후에는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53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정상인보다 담석증 발생률이 높은데, 환자의 약 15~30% 정도는 담석증을 겪게 됩니다. 대부분 수술 후 1~3년 사이에 발생하며, 위전절제술을 받은 경우에는 발생률이 더 높아집니다. 수술 시 미주신경을 절단하게 되면 담낭의 운동 기능 장애에 의해 결석성 담즙이 생산되거나 이미 있었던 담석이 더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수술 전 검사를 통해 담석증이 있을 경우에는 추후 급성 담낭염 등의 발생을 막기 위해 위절제술을 하면서 동시에 담낭절제술을 같이 시행하기도 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54

위절제술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칼슘 흡수 불량으로 인해 칼슘 부족이나 골다공증 및 골연화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칼슘 흡수 불량은 수술 후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소장에서의 흡수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칼슘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는 대개 소장에서 흡수가 이루어지는데, 수술로 인해 괄약근이 소실되면 음식물의 소장 통과 속도가 빨라져 영양소의 흡수가 저하됩니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 D는 소장에서 칼슘의 흡수와 신장에서의 칼슘 재흡수를 촉진시킴으로써 칼슘의 체내 이용률을 높이는데, 비타민 D의 흡수가 감소하면서 칼슘의 흡수율도 감소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칼슘은 산성 환경에서 흡수율이 증가하는데, 위절제술 후 위산 분비가 감소하여 칼슘의 흡수율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보통 수술 후 10~20년이 지난 환자의 30% 정도에서 골연화증이 나타나며, 방사선 검사를 해보면 골밀도가 감소하고 혈액 내 칼슘 농도가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는 별 악화 없이 지내는데, 일부 환자의 경우 뼈의 통증을 호소하며 비타민 D나 칼슘의 보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56

하지만 약제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칼슘 보충제 자체가 철분과 같은 다른 무기질의 흡수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칼슘 보충제의 복용 여부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한 후 결정하고, 가급적이면 식품으로 칼슘을 섭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57

첫째, 수술 후 초기에는 절제된 위의 용량과 감소된 소화 기능에 맞추기 위해 1회 식사 섭취량이 적지만 회복과 적응 단계에 따라 식사량을 조금씩 증가시켜야 합니다. 환자 중에 수술 후 초기 적은 식사량에는 잘 적응했다가도 시간이 경과해도 좀처럼 1회 식사량을 늘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1~2숟가락부터 시작하여 수시로 식사를 하다가, 차츰 1회 섭취량을 늘리면서 식사 횟수를 정상으로 줄여야 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63

둘째, 수술 직후 반드시 제한해야 할 음식 이외에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환자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 가지 음식만 먹지 말고, 여러 가지 음식들을 다양하게 시도해야 합니다. 수술 직후에는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음식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소화 능력이 회복되면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즉, 수술 초기에는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식사를 구성하되, 점차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와 조리법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64

위는 우리 몸에서 맷돌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식도를 통해 넘어온 음식물을 잘게 갈아서 소장으로 천천히 이동시킵니다. 하지만 위절제술 후에는 이와 같은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입안에서 음식물을 많이 씹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64

또한 위절제술을 받으면 대부분 위와 십이지장 사이에 위치한 하부 괄약근(유문부)이 소실되기 때문에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는 속도를 조절하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음식을 빨리 먹으면 그만큼 음식이 위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아져 덤핑증후군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식사 시 30회 이상 씹고, 식사 시간은 20분 이상 걸리도록 해야 하며, 물이나 주스처럼 마시는 음료도 여러 번에 나누어 씹듯이 천천히 삼키는 것이 좋습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64

따라서 수술 직후에는 소량으로 시작하여 회복 정도에 따라 식사량을 천천히 늘려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1년 이상 지나면 수술 전 섭취량과 비슷한 정도까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조급해하지 말고, 1회 섭취량이 충분히 증가하기 전까지는 간식을 통해 영양 보충을 하도록 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66

단백질은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와 여러 가지 호르몬 그리고 효소들의 재료이므로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합니다. 특히 수술로 인해 손상된 체내 조직의 빠른 재생을 위해서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면역 세포의 주재료가 단백질이므로, 단백질의 섭취는 면역력 유지와 증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66

섬유소가 많은 도라지의 경우, 수술 초기에는 섭취를 제한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 소화 능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섭취를 시도하되, 처음에는 약간만 다져서 먹어보고, 이상이 없으면 양을 늘려가면 됩니다. 또한 다져서 먹는 데 문제가 없다면 그 다음부터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먹으면 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71

음식에 대한 적응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식사일기를 쓰기를 권장합니다. 매끼마다 자신이 먹었던 음식의 종류와 양 그리고 먹었을 때의 소화 상태를 간단하게라도 기록해두면 그 음식에 대한 적응 정도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인의 회복 정도를 파악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72

장폐색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떡, 감, 바나나 등이 있습니다. 떡은 찰기가 강해서 아무리 꼭꼭 씹어 먹어도 위나 장의 움직임으로 인해 덩어리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화가 잘된다고 생각하는 인절미 같이 찹쌀로 만든 떡은 멥쌀로 만든 떡에 비해 찰기가 더 강하므로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과 바나나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는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알라딘 eBook <위암 수술 후 식사 가이드> (연세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중에서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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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정오 직전, 그는 그녀의 집 앞에 왔다. 그녀는 등이 파인 노란 여름 원피스를, 그는 빨강과 초록이 섞인 웨스턴 풍의 반소매 셔츠를 입었다.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60

아주 좋아요. 그녀가 말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요. 좀 신기해요. 여기 깃든 우정이 좋아요. 함께하는 시간이 좋고요. 밤의 어둠속에서 이렇게 함께 있는 것.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잠이 깼을 때 당신이 내 옆에서 숨 쉬는 소리를 듣는 것.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09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어요. 다이앤 말고는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을 거예요.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며 동시에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시에 완전히 빠져 살았죠. 당시 인기 있었던 일반적인 시인들, 그러니까 T. S. 엘리엇, 딜런 토머스, e. e. 커밍스, 로버트 프로스트,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슨 등등을 읽었고. 하우스먼, 매슈 아놀드, 존 던의 시편들도 찾아 읽었죠.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들, 브라우닝, 테니슨도요. 몇 편은 외우기도 했어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05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빗소리를 들었다.
우리 둘 다 인생이 제대로, 뜻대로 살아지지 않은 거네요. 그가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이 순간은, 그냥 좋네요.
이렇게 좋을 자격이 내게 있나 의심스러울 정도로요. 그가 말했다.
어머, 당신도 행복할 자격 있어요. 그렇게 안 믿어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10

그래요. 오래도록 돌봐줬어요. 그렇게 해주고 싶었어요. 아니, 그래야만 했어요. 그 일요일 아침 교회에서 죽기 전까지 아프다 낫기를 되풀이했어요. 그리고, 맞아요, 나는 그를 돌봐줬어요. 달리 방도가 없잖아요. 우리는 오래 서로에게 연결된 삶을 살았으니까요. 우리 둘 누구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게 우리의 역사였어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34

루이스가 말했다. 지난해 다이앤은 끔찍하게 시달렸어요. 그저 계속 아팠으니까요.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받았지만 암은 속도를 좀 늦추었을 뿐 거기 그대로 있었어요. 절대로 완전히 몸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암이 악화되면서 치료를 거부하고 그렇게 속절없이 쇠약해졌죠.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48

당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아요?
옛날만큼은 아니에요. 일종의 내세를 믿게 됐거든요. 우리 본래 자아로, 영적 자아로 돌아가는 거라고, 거기로 돌아가기 전까지 그냥 이 물리적 육체에 깃들어 살 뿐이라고 생각해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48

그녀는 내게서 원했던 걸 얻지 못했거든요. 삶이, 결혼이 어때야 한다는 관념 같은 걸 갖고 있었는데 우리의 삶과 결혼은 거기서 멀었어요. 그런 점에서 나는 그녀를 실망시킨 셈이죠. 다른 남자였어야 했어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50

또 스스로에게 가혹하게 굴고 있네요. 애디가 말했다. 원하는 걸 다 얻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대요? 혹시 있대도 극소수일 거예요. 언제나 마치 눈먼 사람들처럼 서로와 부딪치고 해묵은 생각들과 꿈들과 엉뚱한 오해들을 행동으로 옮기며 사는 거예요. 물론 아직은 당신과 나는 그렇지 않아요. 당장은, 오늘은 아니에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50

처음 시작했을 때 같군요.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하는 것 같아요. 거기서 당신이 테이프를 끊고. 다만 이젠 조심한다는 것만 다른가요?
어쩌면 계속인 건지도 몰라요. 그녀가 말했다. 아직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이어지는 만큼은요.
오늘 밤에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요?
그녀가 창밖을 내다보았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그 너머는 칠흑이었다.
당신, 거기 지금 추워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83

다른 사람의 인생을 고쳐줄 수는 없잖아요. 루이스가 말했다.
늘 고쳐주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죠.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51

어느 일요일, 그들은 주방 테이블에 앉아 아침 커피를 마셨다. <포스트> 지에 실린 덴버 공연예술 센터의 새 시즌 연극 프로그램 광고를 본 애디가 말했다. 홀트 카운티에 대한 그 마지막 소설을 상연한다는데요? 죽어가는 노인과 목사에 대한 이야기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52

그래요, 우리는 지금 그렇게 살고 있죠. 우리 나이에 이런 게 아직 남아 있으리라는 걸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예요. 아무 변화도 흥분도 없이 모든 게 막을 내려버린 게 아니었다는, 몸도 영혼도 말라비틀어져버린 게 아니었다는 걸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걸 하고 있지도 않잖아요.
하고 싶은가요? 애디가 말했다.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렸어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54

가도 될지 모르겠어서.
아직도 이해를 못하네요. 나는 당신처럼 혼자 앉아 생각에 잠기고 문제를 정리하고 그러기가 싫어요. 당신이 와주기를, 나와 이야기를 해주기를 원해요.
먼저 좀 씻고요.
안 씻어도 돼요.
아니, 씻어야 해요. 한 시간 안에 갈게요.
그는 언제나처럼 면도와 샤워를 하고 어두운 저녁, 이웃집들을 지나 애디의 집에 도착했다. 현관 앞에 앉아 기다리던 그녀가 층계 위에 서서 다 보이는 곳에서는 처음으로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어떤 때는 정말이지 외고집이라니까. 그녀가 말했다. 대체 언제쯤이나 깨달을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지진아인 줄은 몰랐는데. 아마 그런가 봐요.
나에 관한 한 지진아예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57

루이스는 이제 방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침대 시트 아래 누운 애디에게 등을 보이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 뒤돌아서자, 그가 모르는 새에 그녀는 시트를 걷어낸 채 알몸으로 누워 있었다. 침대 옆 램프에서 은은한 불빛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가 그대로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59

떨 것 없어요. 그가 말했다. 아름다우니까요.
엉덩이와 아랫배에 살이 너무 붙었어요. 이 늙은 몸뚱어리. 난 이제 늙은 여자예요.
아, 늙은 무어 부인. 당신은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답니다. 딱 적당해요. 이렇게 보이는 게 맞아요. 무슨 열세 살 소녀처럼 가슴도 엉덩이도 없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글쎄요, 전에는 어쨌는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가 않네요.
나도 이렇게 됐는걸요. 그가 말했다. 배가 불룩 튀어나왔어요. 팔다리는 노인처럼 가늘어져버렸고.
내게는 좋아 보여요. 그녀가 말했다. 그나저나 계속 거기 서 있네요. 눕지 않을 거예요? 밤새도록 그렇게 서 있을 거냐고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71

아니에요. 하지만 여러 해 동안 안 해본 일이니까요. 시인이 말했듯 흐물흐물한 시간이 온 거겠죠. 이제 난 한낱 늙은 개자식일 뿐이에요.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71

어느 날 저녁, 날이 어두워지자 그들은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루이스가 애디를 커다란 그네 위에 앉혔다. 선선한 저녁 공기 속에서 그녀는 앞으로 치솟았다 내려와 뒤로 올라가기를 반복했다. 치맛단이 무릎 위에서 펄럭거렸다. 집으로 돌아온 그들은 이층 앞쪽 방에 들어가 열린 창으로 들어오는 여름 밤 공기를 느끼며 알몸으로 나란히 누웠다.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72

나랑 같이 다녀요. 그가 말했다. 배우는 게 많을 거예요, 아가씨.
루이스가 셔츠와 바지와 속옷을 벗어 풀밭 위에 올려놓고 물속으로 들어가 첨벙대며 앉았다.
좋았어요. 애디가 말했다. 당신이 그럴 거라면 뭐. 그녀가 원피스를 위로 올려 벗어내고 속옷까지 벗고는 찬 물속, 루이스의 곁으로 갔다. 혹시 누가 본대도 상관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들은 마주보고 앉아 뒤로 몸을 눕혔다. 얼굴과 손과 팔을 빼면 두 사람 다 하얬고 자족한 듯 조금 분 몸이었다. 물살이 손가락 밑으로 모래를 밀어내는 것이 느껴졌다.

-알라딘 eBook <밤에 우리 영혼은> (켄트 하루프 지음, 김재성 옮김) 중에서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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