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미술 공부
최연욱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얼마 전에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책을 다 읽었다.

그 전에 계속 읽긴 했지만 이번의 책은 800페이지가 넘고 고흐의 삶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고흐가 자신의 형이 죽고 받은 이름이라는 것도 알았고 어릴때부터 죽는 순간까지 자세히  쓴 책이다.

집안이 할아버지부터 목사인 가정이고 천재인 그를 이해해 준 사람은 테오뿐이었다.

그래도 조금 위로가 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작아지는 것은 죽기 직전에 미술비평가로부터 세기의 화가가 등장했다는 찬사를 들어서이다.

사람들이 알아봐주기 시작할 때 죽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동안 읽은 다른 책들은 살아서 인정을 못받았다고 해서 그게 너무 안타까웠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까 오리에의 평론과 클로드 모네는 고흐의 그림이 최고라고 했다.

800페이지가 넘는 고흐의 책을 한자도 빠지지 않고 읽으니까 내가 고흐전문가가 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흐는 그림을 마음의 고백이자 간절한 청원이라고 했고 고흐와 테오는 서로의 세포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서로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고흐는 항상 혼신을 다하여 정진하고 그가 눈으로 보는 것과 그의 안에 있는 것이 만나 화면 위로 터져 나오는 것 같다.

고흐는 살 때 언제나 자신감과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고흐를 버리고 싶어도 다른 작가들과 비교를 해보면 너무 아름다운 그림이다.

난 언제나 고흐를 좋아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꽃이 핀 아몬드나무는 언제나 나의 삶의 배경이 되어 주었고 보고 있으면 요동치고 너무나 생생하다.

매직그림들처럼 한참 보고 있으면 움직이는 것 같다.

고흐는 37년의 인생을 살면서 10년간 작품 활동을 했고 800점의 유화와 1000점이 넘는 드로잉을 그렸고 800통의 편지를 썼다.

독서광이었던 그는  네덜란드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구사하던 지식인이었다.

그는 정신착란을 앓았고  물감을 먹었다.

내가 고흐에 대한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것이다.

전시회는 모네전시회를 가본게 전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빌딩마다 있는 공공미술들을 보러 다닌것도 있고말이다.

엄마대학원동기 그림 전시회에 가서 붓값이라고 돈을 뜯기고 온 기억이 있다.





엄마대학모임에 나갔는데 어떤 언니가 먼저 말을 걸어 주고 전화번호를 물었다.

언니가 자주 연락을 해서 같이 연락을 하다가 언니가 러시아행을 간다, 제주도 여행을 간다, 춘천여행을 간다, 뮤지컬을 보러 가자,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고  만나서 밥을 먹자고 얘기를 했다.

난 공부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나가 돌아다니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자꾸 미뤘다.

그러다가 언니를 우리집 가까이에서 만났는데 언니가 엄청 비싼 선물을 해줬다.

언니가 자기아빠자서전을 쓴다고 하고

미술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들어보니까 언니아빠는 유명한 화백이었다.

우리나라의 무슨 그림인지는 몰랐는데 그 분야에서는 거의 1인자라고 했다.

언니한테 물어보니까 언니아빠의 그림은 15억이 전부 넘는데 5000점이 넘는다고 했다.

돈으로 환산을 하면 1조가 넘는 가치라고 한다.

난 경영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항상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버릇이 있다.

그림을 보러 가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어디 멀리 여행 가는 걸 싫어하고 그림을 보면서  하나님의 임재를 생각할 수 있다.

미술관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정적이고 사색을 진짜 할 수 있는 공간이라서 우리 가족들과  맞는 정서공간이다.

아빠한테 내가 요즘 문맹자는 글을 못 읽는 사람이 아니라 아빠처럼 박사라도 책을 안  읽고 배움을 멈추는 사람들이라고 하니까 책을 교보문고에서 엄청 사오셨다.

예술은 영혼에 묻은 일상생활의 먼지를 씻어준다고 피카소가 얘기했다고 하는데 큰 공감은 안 간다.

사람들은 우리나라는  요즘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미술이냐고 한다.

로펌에서 인턴을 할 때 대표변호사님도 그림을 사는 이유는 세금감면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공립 미술관은 관람료가 무료이다.

갤러리도 돈을 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갤러리 카페도 많아서 미술작품을 보고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난 미술을 만나는 곳은 책이나 내가 직접 가서 경험하는게 좋다.

어디가서 배우고 하는 것도 사실 귀찮다.

무조건 책을 보고 할 생각이다.

미술감상은 작품을 단순히 보는  행위만으로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쉼과 치유를 준다.

난 고흐그림을 보면 그렇다.

친한 언니아빠 그림을 보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란다.

언니아빠는 신문기자를 하다가 화가를 했다고 한다.

미술은 먹고사는 데 직접적인 도움은 안 되지만 일상을 넘어서 마음과 영혼처럼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맑게 해주고 채워서 일상에 행복으로 돌려주는 마치 공짜로 받는 은혜와 같다고 한다.

미술작품은 감상으로   완성된다.

감상이 없는 작품은 작가에게나 걸작일 뿐, 아무도 봐주지 않으면 작품이 될 수 없다.

자기만족으로 끝나면 또 안되는 거네,,,,,

미술은 긴 역사만큼이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포함하고 있는 내용 역시 심오하다.

일반인들이 가볍게 즐기는 정도의 수준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미술에 대한 여러 가지 고정관념이 미술감상을 더욱 어렵게 한다.

우선 미술의 고정관념을 깨고 미술의 본모습을 그대로 인정하면 자신을 감동시키는 걸작을 만나게 된다.

미술은 어렵지만 감상은 쉽다.

나도 항상  감상에 뭐가 있는지 하고 책을 많이 봤다.

미술은 언어가 나오기 전에 기술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시작되었다.

  진화론은 믿지 않아서 처음부터 설계된 것을 믿는다.

중세시대에는 미술작품이 기독교을 전하는 데 쓰였고 르네상스이후에는 자산으로 산업기에는 들어서는 나라의 정치 구도를 바꾸는 혁명으로도 사용되었다.

추상미술은 고대 철학보다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고가로 거래되는 미술작품은 수천억 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거래되는 이유는 그만큼 가치가 있고 저자는 미술작품이 투자의  목적으로 거래되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아빠랑 같이 교수님을 하시는 분에게 그림 선물을 받았는데 난 너무 거추장스러우니까 팔자고 해서 150만원에 팔려고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더 싸게 팔았다.

걸작이라고 부르는 작품들은 단순히 누가 그렸고 누가 소장했는지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쳐 그 명성을 얻은 것이다.

난 항상 그 과정이 궁금했다.

그림만 잘 그린다고 누군 레오나르도 다빈치 급의 거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림과 기술과 함께 다양한 학문을 공부해서 자신의  철학을 작품에 담을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에비타, 켓츠, 오페라의 유령을 작곡한 천재 음악가이다.

그가 어릴 때 길을 걷다거 어느 갤러리의 쇼윈도에 걸려 있던 프레데릭 레이턴 경의 플레이밍 준을 보고 사고 싶었는데 80만원이 없어서 못 샀다.

프레데릭 레이턴 경은 1800년대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미켈란젤로와 비교되었던 천재 화가이다.

하지만 추상미술과 현대미술에 밀려 그의 작품은 잊혀졌고 작품의 가치는 추락했다.

앤드류 웨버는 마음을 움직인 걸작을 알아봤지만 80만원때문에 포기했다.

플레이밍 준은 나중에 1010억의 가치가 되었고 폰세 미술관에 영구 소장품이 되었다.

앤드류 웨버는 그 가치를 알아 본 것이다.









앤드류 웨버가  가치를 알아 본 것은 타고난 예술가의 본능때문이다.

앤드류 웨버는 음악가 집안에 태어나서 청소년기에 벌써 작곡을 했다.

부모님과 전 세계를 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T.S엘리엇의 시집을 15세에 악보로 만들었다.

영문학과를 다닐 때 T,S엘리엇은 엄청 어렵다고 들었다.

랜드류 웨버는 어려서부터 작품을 감상할 충분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이 세상 최고의 책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 책으로 인해 자신의 생각, 자신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기존의 관점을 송두리째 뽑아 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주어서이다.

그 책이 자신과 완전히 동떨어진 분야의 내용이라도 자세히 보면 무의식적으로라도 항상 추구하고 탐구했던 분야이다.

자신의 생각, 사상과  철학,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주는 작품이 걸작이다.

나처럼 고흐의 그림이 될 수도 있고 모나리자나 무명화가의 그림이 될 수도 있다.

앤드류 웨버처럼 완전히 잊혀진 한 때는 유명했던 그림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걸작들을 만나면 미술감상이 쉬워진다.

최고의 책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최고의 미술작품도 사람마다 다르다.

통계를 보면 최고의 책이나 그림이 한 곳으로 몰려있다.

책은 성경, 고전, 베스트셀러 소설이 많이 나온다.

나에게는 성경이다.

미술작품 중에는 최후의 만찬, 뱔이 빛나는 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이다.

난 별이 빛나는 밤이다 ㅋㅋㅋㅋㅋ

나도 예상을 벗어나지는 못하는구나,,,,

어려운 미술을 감상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만의 걸작을 만나는 것이다.

그 걸작이 꼭 어떤 작품일 필요는 전혀 없다.

내 마음대로 작품이면 된다는 것이다.

미술을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감상하는 수준은 뭘까,,,,,

미술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직품 하나에도 온갖 복잡한 공식과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안다.

그게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른다.

정확하게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미술은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걸작을 찾고 어느 정도의 지식만 있으면 그 여정은 재미있을 것이다.

걸작은 감상으로  완성된다.

저자는 미술을 감상하는 수준으로까지 우리를 업그레이드를 시켜 준다.

그리고 미술관리스트들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도 알려 주니까 나중에 찾아 가면 좋을 것 같다.

미술사도 요점정리처럼  알려주니까 미술암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미술조크라고 해서 미술과 관계된 소소한 재미있는 일들을 알려줘서 더 재미있는 책이다.

미술도 어떻든지 자신이 재미를 느껴야지 접근을 하려고 하는데 이 책은 그런 재미를 선사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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