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참으로 그렇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강물이 흐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이 울었다.
블랙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다.
설리반과 헬렌 켈러의 이야기와 비슷할 것이고
감동적이지만 어느 정도는 식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장면부터 울컥하더니 결국은 수도꼭지가 되어 버렸다.
감정에 솔직한 것이 창피할 리 없지만 누가 내 감정을 아는 것이 참 싫다.
울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
남편과 뒤풀이로 막걸리를 마시다가 결국은 또 울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빛이 된다는 사실,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는 일은 정말 슬프다.
너무나 큰 감동은 슬프니까...
인간 지성의 가장 꼭대기는 사람을 연민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은 하느님이 인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드물게는, 사람 가운데 예수님들이 있다.
미셀이 졸업식장에서 "개미가 산을 오르고 거북이가 사막을 건너듯이
나는 해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나는 느끼고 보았다. 그것은 티처이다.
남들은 20년 걸리는 일을 나는 40년만에 해냈다.
나는 내가 어둠의 세계에 있을 때 세상은 온통 블랙이었다.
그러나 블랙은 좋은 색이다. 졸업가운도 블랙이다.
나는 티처 앞에서 가운을 입을 것이다."
졸업가운을 입은 미셸은 사하이 앞에 서 있다.
알츠하이머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하이는 졸업가운을
만지며 눈물을 흘린다.
축제에서 흥겹게 추었던 어깨춤을, 낙제했을 때 둘이서 추었던
어깨춤을 사하이가 추기 시작한다.
비가 내리고 사하이는 예전에 미셸이 세상과 처음 소통할 때
연못에서 워... 했듯이 워...
대학교 학장이 미셀에게 특수학교를 권할 때 사하이는
지식이 빛이고, 지식이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한다.
미셸이 낙제할 때 사하이는 무수한 실패로 인하여 성공하는 것이므로
실패를 축하하자고 말한다.
사하이는 그녀에게 꿈을 가지게 한 것이다.
자신과 세상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꿈을 심어 놓은 것이다.
인간에게 꿈이 없다면 얼마나 허망한가.
우리는 꿈을 가지고 꿈을 생각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혹은,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삶이 계속된다.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인생을 즐긴다.
어둠 속에서 본 하느님.
그 이름은 마법사 티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