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는 리뷰이기 때문에, 소설과 시와는 다르다. 좋은 리뷰는 오히려 기획안, 보고서, 품의서 쪽에 가까운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클리셰를 잘 구조화 하는 것. 전통을 훌륭하고 디테일 하게 잘 따르면서도 리뷰어만의 새로운 시선이 눈에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잘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하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리뷰를 포스팅 할 때마다, 나는 좀 못 견디겠다. 라는 생각을 그래서 많이 한다. 전체적인 그림과 세부적인 디테일들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결국 글을 쓰는 즐거움을 앗아가 버린다. 회사에서 기획안, 보고서 등을 쓸 때 나는 내 안의 비평의 목소리를 늘 켜 놓고 문서를 작성한다. 그래서 대부분 즐겁지 않다. 블로그에 포스팅 할 때만은 그 제3의 목소리를 끄고 그냥 쓰고 싶다.

 

하지만, 내가 다른 이들의 리뷰를 읽을 때는 뭐랄까.. 전체적인 그림과 세부적인 디테일들을 꼼꼼히 챙긴 글이 역시 읽기 편하고 쉽고 좋다.

 

서서 비행하기. 하니까 클레의 천사 그림이나 샤갈의 공중부양 그림들이 떠오른다. 민들레 홀씨도 생각난다. 고속으로 날아야 하는 것들은 모두 엎드려야 하지만 서서 비행하는 것들은 대신 (헬리콥터처럼) 정지비행이 가능할 테다. 목적지가 분명한 경우에는 엎드린 것들이 유리할 테고 무언가를 찾아야 할 때는 서서 비행하는 것들이 훨씬 유리하겠지. 자기가 내려야 할 곳에 딱 내릴 때에도 서서 비행하기가 훨씬 나을 것이다. 제목의 書書 비행이 내겐 그렇게 읽혔다. 좋은 시작인 것 같다.

 

 

 

 

쾌락, 고통, 지식, 성취, 미덕, 사랑. 삶의 을 결정하는 이런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는데, 그 살펴보는 방식이 분류하기 다. 매우 평범한 어투로 평범한 단어로, 그리고 평범한 방식으로 나아가는데도 적잖은 탁견들이 튀어 나온다. 이분법적 분류를 따르는 듯 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분법적 사고가 주는 폐해가 어떤 것인지를 반어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다. 다 읽은 후에도 왠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승우의 지상의 노래를 읽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엄밀하게 말하면 사실 그것들은 작업자의 내면에 서로 엉켜 있어서 따로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가 더 많다.”

 

가치는, 언어는 그 잘린 단면의 모서리 어딘가에 생각보다 훨씬 더한 복잡성을 숨기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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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9-02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벌써 시작하셨군요.

2012-09-03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03 1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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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3 23: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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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4 08: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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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4 17: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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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5 22: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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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5 22: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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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6 15: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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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6 2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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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7 09: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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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7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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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7 2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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