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이 책의 리뷰를 다 썼는데 날려버렸다. 저장 버튼을 누른다는게 그만.

내일부터는 야근이 기다리고 있으니.. 몇 자라도 기록해 둬야겠다.

감각의 논리. 라는 개념어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회화에 관한 연구로부터 도출했다고 하는데, 비가시적인 힘들을 가시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훌륭한 대답들 가운데 하나. 라고 베이컨의 그림을 논한 부분에서 크게 공감했다.

반복. 이라는 개념을 벌거벗은 반복, 옷 입은 반복이라고 표현한 내용(재미있다!),

의미의 논리. 에서는 사건=의미 라는 등식, 수전 손택의 투명성.과 같은 맥락으로서 여겨지는데, 해석(의 이중성)을 넘어 직접적으로 사건=의미에 가 닿을 수 있음을, 그것이 보다 강도 높은 것임을 개념어를 통해 나타내고 있는 부분. 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후에 들뢰즈의 저작들을 읽을 때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사사키 아타루 저)은 올해 읽은 가장 강렬한 책이다.

이건 따로 리뷰를 쓰고 싶다(별 내용은 없겠지만..). '읽기'의 혁명성에 대해, 읽고 다시 읽고 쓰고 다시 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성급함은 죄이다. 라는 명제에 대해, 혁명의 본질은 읽고 쓰는 것(그는 넓은 의미에서 이것을 문학이라 부른다)이고 폭력은 부수적인 것임에 대해, 각종 '종말'을 외치는 이들에 대해, 루터의 혁명과 무함마드의 혁명, 중세 해석자 혁명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뜬 기분이다. 분노하는 그의 어조에 완전 공감하며 폭풍처럼 읽어버렸다.

 

 

우선 알랭 드 보통의 '한 남자'를 읽었다. 한 남자의 결혼생활백서다.

그의 철학 중 한 가지는 이젠 좀 확실히 깨달은 기분이다. 삶의 수 많은 '모순'들은 우리가 같은 지층면만을 고려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대륙과 대륙이 부딪혀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터지는 것은 지표면이라는 위상에서나 중요한 사건일 것이다. 맨틀과 핵처럼 공시적이지만 다른 위상의 평면에서라면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이런 식의 해석은 '모순'문제를 재정의 하는데 매우 핵심적이다. 그는 스스로의 문장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를 지속적으로 환기시키고 있다.

그의 문장은 1층에서 글을 쓰다 손을 뻗어 2층이나 옥상, 또는 지하에 있는 것들을 꺼내서 쓰는 문장이다. 이런 것. 배우고 싶다.

 

 

대단한 내용은 없지만, 몇 몇의 문장에서 근엄한 철학서에서라면 얻지 못할 시원한 바람 같은 것을 느꼈다.

 

 

 

 

 

 

심야식당. 아.. 결국 이 책까지 사서 보게 됐구나.

심야식당.에서 봤던 메뉴들의 사진(실물)을 볼 수 있다.

첫 메뉴인 빨간 비엔나 소시지.에 나도 몰래 끌려 급기야 아까 GS수퍼에서 사들고 오고야 말았다. 조금 이따가 볶아서, 맥주 한 잔 해야지. 오랜만에 힐링캠프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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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5-28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심야 식당을 책으로도 드라마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거기에 나온 음식의 사진이라니 흥분될라고 해요. 그렇지만.... 전.......... 다이어트 중이니까.............( ")

dreamout 2012-05-29 23:28   좋아요 0 | URL
더구나 이 만화에 나오는 음식들은 대부분 만들기가 간단해서... ㅋ

... 2012-05-2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 주에 만화 심야식당 8과 9를 연달아 봤어요. 8권에서 오끼나와 음식이라고 여주볶음이 나온던데, 이걸 먹으면서 오끼나와를 대표하는 소설가인 메도루마 슌의 <물방울>을 읽으면 환상이겠다고 생각했죠. 기어코 실물사진이 실린 책까지 등장했군요...

<세계철학 백과사전> 담아갑니다! ^^ 요즘 소설은 많이 안 읽으시나봐요?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이 끝?

dreamout 2012-05-29 23:35   좋아요 0 | URL
연휴 마지막날이었던 어제, 사유리(맞나...)가 오키나와에 가서 여러가지 특이한 음식들 소개해 주던데. 가보고 싶더라구요..

세계철학백과사전은 서점에서 한 번 보시고 판단하세요~ 선뜻 추천할 수는 없어서요. 보시고 필요하시면 그때 생각해 보셔도 될 듯 합니다.

소설을 읽고 싶어요.. 근데 좀 자아고갈인 상태라서 감정을 움직이게 하는.. 소설은 손에 잘 안잡혀서 토막으로 읽을 수 있는 것들만 보고 있어요.
영국 남자의 문제(핑클러 퀘스천)와 죄와 벌의 앞 부분을 더불어 읽고는 있는데 팍팍 나가진 못하고 있어요.

... 2012-06-02 14:18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대로 오프서점에서 보다가 오히려 <잘라라,기도하는 그 손을>에 낚여버렸어요 ㅜㅜ

dreamout 2012-06-02 20:44   좋아요 0 | URL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