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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라비아 - 힘을 복돋아주는 주문
박광수 글.사진 / 예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너무나 유명한 '광수생각'을 책을 통해서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지만, 부분적으로 몇 편 읽어본 적은 있다. 이제는 연극으로도 상영되고 있는 '광수생각'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딱 보면 알 수 있을 만한 특유의 그림체와 글씨체다. 이번에는 눈에 익숙한 그림과 만화를 그리는 대신 사진기에 풍경을 담고 글을 써내려가 제목부터 왠지 신나는 것 같은 사진 에세이 집 <앗싸라비아>가 탄생했다.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사진은 가장 아름다웠을 순간이 막 지나간 찰나의 사진이니 부디 가장 아름다웠을 사진의 바로 앞 순간을 상상해 달라'고 말하는 그의 말에 무던히도 공감하며 책을 펼쳤다.
책 속에서 한정되어 있는 한 장소가 아닌 여러 나라와 도시들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 서울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피렌체, 필리핀 마닐라, 태국 치앙마이, 일본 오사카, 중국 베이징등등...그래서 사진을 볼 때마다 이 사진은 어디일까 나름대로 추측도 해보면서 여러나라들을 만났다.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거나 밝은 햇볕이 쨍한 날에 찍었다긴 보다, 해가 질때나 구름이 가득한 어두운 느낌의 사진들이 주를 이룬다. 흑백사진에 가까운 색감의 사진들이 많기 때문에 밝고 활기차다는 느낌보다는 보고 있으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하고 고요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나 사랑, 일상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 가족 중에서도 특히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고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생각들과 추억들을 많이 내 보인 것 같았다. 누구나가 생각해 봤을 만한 마음들을 글로 내보인 것도 있었고, 동화 같은 예쁜 이야기들도 있고, 긴 글도 있지만 짧은 글들이 많아 하나의 시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힘을 북돋아 주는 주문이라는 앗싸라비아처럼 글을 통해 힘을 얻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며 기억해 두고 싶은 구절들은 따로 써 놓기도 했다.
사진마다 명언이 곳곳에 들어가 있는데, 나는 오히려 이 명언이 없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분명 누군가가 한 좋은 말들이고 도움이 되는 말들이긴 하지만 사진과 글에 대한 느낌을 조금 방해하는 느낌도 들었고, 작가의 사진과 글만으로도 페이지를 꽉 채우기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조금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더 즐거운 걸 기대했었는데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살짝 모자랐던 <앗싸라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