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이지만 내용들이 참으로 먹먹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있는일이며, 겪을 수도 있는 일들이기에. 건너편 같은경우는 많은 사람들이 겪었을 법 한 이야기이다. 어디로 가고싶으신가요에 나온 ˝밖에 있으면 안에서 쌓은 게, 안에 있으면 밖에서 만든게 부러운 모양이더라. 공부하는 사람들.˝ 처럼 공부하는 내내 여러 감정이 쌓였었다. 뭐든 다 때가 있는 법. 혈색 좋은 ‘연금생활자‘는 못돼도 혈색좋은 노년을 보내기 위해 오늘도 안녕.

입동-5살의 아들이 어린이집 차에 치여 죽은 후 부부의 삶을 그린 내용. 아이가 죽었다고 해서 생활은 그대로 인데, 주위의 시선은 부담스럽다. 아들을 잃은 절망감을 벽지바르는 상황으로 표현했다. : 물먹은 풀이 내 몸에서 나오는 고름처럼 아래로 후드득 떨어졌다. 한파가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두팔이 바들바들 떨렸다.

노찬성과에반- 휴게소에 누군가 버리고 간 늙은 개 에반을 할머니와 둘이 사는 찬성이 입양을 하였다. 찬성은 에반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에 전단지 알바를 해서 모은다. 하지만 할머니한테 받은 처음으로 갖게된 중고 휴대전화를 에반의 병원비 중 일부를 사용하여 개통하고 악세서리를 사며 에반의 병원비를 조금씩 쓰며 동물병원에 가는 시기가 늦어져 버렸다. 마음 먹고 간 날은 우연히 병원이 문을 닫게 되었고….

건너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만난 도화와 이수. 도화는 공무원 시험을 합격하였으나 이수는 6년의 고시를 하다가 그만둔다. 그러다가 도화가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중에 이수가 전세금을 빼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사실을 알았다. 도화가 이수와 헤어지려는 것은,이수가 돈이없어서도 공무원 시험이 떨어져서도 전세금을 빼서도 아니었다. 도화안에 있던 어떤게 사라져서 그걸 되돌릴 수있는 방법이 없어서였다. 그 안에 있던 어떤 게 라는건 무엇일까.

침묵의미래-음...

풍경의쓸모- 시간강사는 우연히 술을 마신 곽교수의 차를 타고 서울로 퇴근을 하다가 곽교수가 가벼운 인사사고를 내서 시간강사에게 운전자바꿔치기를 도움받는다. 그리고 곽교수는 정교수가 된다. 그 후 시간 강사는 교수임용에 응시를 했다. 하지만 심사에서 곽교수가 반대를 해서 떨어진다. 설상가상으로 어렸을때 본인과 엄마를 떠나 다른 여자에게 간 아버지는 ‘그여자‘가 암에걸려 돈을 빌리러 시간강사에게 온다. 하지만 시간강사는 엄마의 환갑잔치 여행으로 부인과 셋이서 태국에왔고 그사이 ‘그여자‘의 부고장을 받았다.

가리는손-다문화가정의 재이(엄마는 한국인, 아빠는 동남아인)를 엄마는 살뜰히 키우고 있었다. 15세때 편의점앞에서 아이들이 폐휴지를 줍는 노인을 걷어차 노인이 죽었다. 그 사건 현장에서 뽑기 인형을 하다가 목격을 한 아이. 재이가 그 아이들과 같은 패거리인지 아닌지는 알수없다. 아이들과 블박화면에서 사라졌다가 뽑기 인형을 가지러 다시 돌아왔던 것도 블박에 찍혔다. 그 때 그 아이의 표정이 경악으로 보였다가 나중에 그게 미소라는것을 알게 된 엄마. 밖에서의 내 자식과 집에서의 내 자식은 다르다고 했지.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가진 도덕이, 가져본 도덕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래. 돈으로도 감출 수 없는 수치와 모욕이 있을테고. 당장 내 엄마만 봐도 그랬다. 언젠가부터 그 말끔하던 고향집이 어수선해지고 엄마가 정성스레 만든 음식에서 좀 심하다 싶게 자주 머리카락이 나왔다. 처음엔 엄마가 기력이 달려 집안일을 안 하는 줄 알았다. 나중에 내 눈엔 잘 띄는 얼룩이 엄마 눈엔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시력이 약해진 엄마 입장에선 먼지를 안 치우는 게 아니라 먼지가 존재하지 않는 거였다.게다가 엄마 오줌 냄새가 갈수록 좀 역해졌다./ ‘이해‘는 품이 드는 일이라, 자리에 누울 땐 벗는 모자처럼 피곤하면 제일 먼저 집어던지게 돼 있거든.」

어디로가고싶으신가요- 명지와 도경이와 시리(siri) 어느날 학교선생이던 도경이는 현장학습에서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려다가 같이 죽고만다. 명지의 사촌언니가 태국으로 여행을 가는데 그동안 스코트랜드 집이 비어있으니 혼자 지내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명지 혼자 스코트랜드에서 지내고 있었다. 스코트랜드로 떠나기전 피부발진이 생겼는데 스코트랜드에 도착후 피부발진이 심해져 검색해보니 스트레스로 인한 급성 피부병인걸 알게됐다. 도경이가 종종 시리와 대화했던것을 도경이가 죽고나서 시리와 대화를 해보지만 답변은 정해져있었다.

일전에 KT지니에게 ˝지니야 죽어˝라고 했더니, 지니가 ˝그런 심한 말은 하지마세요˝라고 했던게 기억난다. 나중에 혼자 있을 때 지니와 한번 깊은 대화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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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2022-09-14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 자세하게 적었네요.
덕분에 잊혀졌던 기억이 살아났어요;;;

placebo 2022-09-14 21:40   좋아요 0 | URL
회사에서 놀면서 읽은거라ㅎㅎ. 요즘 이 바쁜와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