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청년 저쩔공정 - 정치적인 ‘나’들의 이야기
김민준 외 지음 / 버니온더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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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는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2부에서는 정치적인 반오십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모두가 청년으로 고려대 동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의 청년 세대가 현재 사회의 문제점들을 가감없이 담아 현실성을 더한다.

공정, 정의, 평등은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예민한 주제이기도 하고, 언제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부분임에도, 늘 지켜지지 않고 불공정과 불평등, 차별과 혐오가 난무한다.
경쟁을 조장하고, 서열로 분류하고, 열패감을 느끼게 하는 승자독식 사회 속에서 노력해도 가능하지 않은 것들을 개인의 문제와 나태함으로 치부하는 청년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사회 구조적 문제들에 씁쓸하다.

사실, 1부 공정 편의 첫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라는 파트를 읽다 인용문이 너무 많아 읽기가 좀 불편해 진도가 나가지 않아 제법 오래 걸렸다.
생각이 같아 공감하는 내용들이라지만 너무 많은 인용에 그럼 대체 저자가 쓴 글은 이중에 얼마나 될까라는 아쉬움이 있었달까. 정보나 문장을 찾아 상황에 맞게 인용하는 것도 대단한거지만....

청년 뿐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들이 잘 담겨 있어, 한국 사회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곧은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져 정의롭고,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에 가까워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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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롤, 액션!
연여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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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람은 언젠가 죽는 다는 걸 누구나 알면서도, 그 죽음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지금을 힘껏 살듯이, 보리는 <미미분식>으로 돌아가 오늘의 식사를 하고, 시간 여행자들과 오늘에 대해 떠들자고 생각했다.p157

“그러니까 너도 지금을 카운트다운이라기보다는, 신나는 러닝타임으로 살면 어때?”p164

"그렇잖아. 삼십 분을 서서 골랐는데 하필 맛없는 과일만 걸릴 때도 있고 그냥 아무거나 집어 왔는데 맛있을 때도 있잖아. 아니야? 면접 수두룩하게 떨어지다가도 기대도 안 한 데 붙기도 하고. 길 가다 생판 모르는 남이 목숨 구해주기도 하고. 당장 죽고 싶다가도 왜 그랬나 싶을 때도 있고. 천하의 쫄보였다가 갑자기 겁이 없어지기도 하고. 그렇게 개연성 따위 없는 게 인생 아니냐고!"p170

내가 나로 존재하는 당연한 일을 왜 누군가에게 증명해야 하지? 보통이 대체 뭔데? 대체 뭔데요, 그 보통이라는 게?p171

살다보면 뜻밖의 손님은 언제든 찾아온다고 했다. 그 손님은 사람이기도 하고 사고이기도 하고 행운이기도 하고 뭐든 될 수 있다고. 하여튼 언제나 닥쳐온다고. 그럴땐 손님이 왜 오느냐 따지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어떻게 맞이하면 될까를 생각하는 게 낫다면서. 왜 보다는 이제부터 어떻게.p177

삶은 주기적으로 기울고 차오르기를 반복하는 달과는 다르다.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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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보리는 영화를 위해 퇴직금과 펀딩으로 제작비를 겨우 마련하지만, 친구가 그 돈을 가지고 잠적해 버리고 만다. 그 후 보리는 세트장으로 사용할, 곧 재개발에 들어갈 미미분식에 머물며 친구를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미미분식 주인의 손녀라며 할머니의 기일을 기리기 위해 방문했다는 삼수생 율과 얼떨결에 같이 지내게 되고, 율과 함께 지내는 것이 익숙해질 무렵, 촌스러운 양복 차림의 남성 상은이 나타난다. 그는 1998년에서 왔고, IMF 전까지 호텔 레스토랑의 요리사였다 말하지만, 보리는 헛소리라 치부한다. 상은은 자신이 식사 한끼를 대접하겠다며 토마토 스프를 만들고, 보리와 율은 그의 요리솜씨에 반해 같이 지내자 권한다.
매일 상은이 해주는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소소하게 일상을 나누던 어느 날, 성별을 알 수 없는 외모에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독특한 의상을 한 쿠리가 미미분식에 나타난다.
냉장고 옆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나타난 이들은 모두 몸 어딘가에 공통적으로 숫자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하루가 지날때마다 차감되는 숫자를 보며 그것이 미미분식에서의 남은 시간임을 직감한다.

연여름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술술 읽히는 문체와 독특하고 재미있는 소재덕에 앉은 자리에서 휘리릭 금방 다 읽어 버렸다.
저마다의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모두 과거와 미래, 지금과는 다른 세상에서 미미분식으로 오고, 그 곳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함께 하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진다.
때로는 의견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상은이 만드는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위안을 받고, 서로를 보듬으며 치유해 나간다.
약속된 시간이 모두 지나고 하나 둘 깊이 있는 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아쉽게 떠나 버리고, 보리는 그들의 빈 자리를 보며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행복하기를 바란다.

언제나 매력적인 소재인 타임리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정체를 알 수 없는 3명과의 동거, 맛있는 음식들의 향연, 꿈과 현실의 간극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재미와 따뜻한 위로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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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옛날이야기 × 본격 미스터리 트릭
아오야기 아이토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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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세공 탐정 이야기: 대나무 속에 있던 엄지 크기의 소녀와 신비한 보물 이야기로 밀실 살인에 대한 이야기(원작: 가구야 공주)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 욕심에 눈이 먼 노인이 반복되는 시간에 갇혀 사건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원작: 데굴데굴 주먹밥)
-볏짚 다중 살인: 한 사람이 세명의 다른 이들에게 세번 살해되는 범죄를 다룬 다중살인 이야기 (원작: 볏짚 부자)
-원숭이와 게의 싸움 속 진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는 이야기(원작: 원숭이와 게의 싸움)
-사루로쿠와 보글보글 교환 범죄: 교환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 (원작: 보글보글 차솥)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라는 일본의 전래동화를 각색한 책으로 출간 즉시 엄청난 인기에 힘 입어 서양 동화를 바탕으로 한 '빨간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를 출간하고 현재는 넷플릭스 영화 제작 진행중이라고 한다.
'옛날 옛적 어느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는 그 세번째 책으로 역시나 일본의 오랜 전래동화 이야기를 각색해 미스터리+추리+스릴러+반전을 잘 버무려 담았다.

동화나 신화를 접목해서 만드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에서 착안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보는 재미도 가득하고, 권선징악의 틀을 비틀어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잔인함과 어리석음을 담아,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독특한 발상과 참신한 상상력을 더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즐거움을 선사하고 감탄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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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
칼리 월리스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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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버려진 최대 규모의 우주선 하우스오브위즈덤호는 10년 전 벌어진 바이러스 테러로 인해 탑승자 수백 명 전부가 사망한 참혹한 사건의 현장이다.
과거 바이러스 테러의 범인으로 지목된 박사의 딸 자흐라는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겠다며 반정부 조직의 테러리스트가 되어 우주선에 잠입하고, 바이러스 테러의 유일한 생존자 자스는 연구원이 되어 다른 곳으로 이동 중 테러리스트의 타깃이 되어 우주선 안에 함께 하게 된다.
우주선 침탈 과정 속에서 잠들어 있던 기생충들이 깨어나면서, 10년 전 수백명을 사망하게 한 바이러스가 사람의 뇌와 신경을 통제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게 하고, 폭력적으로 변하고, 다양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혼란을 야기시켜 점점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인간의 이기심과 환경파괴로 인해 지구를 잃고 우주에서 살아가기로 하지만, 역시나 우주에서 역시 인간들은 지독한 이기심과 차별을 일삼는다.
주인공인 자흐라와 자스가 번갈아 가며 화자가 되어 흘러가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10년전 벌어졌던 비극적 사건들을 하나씩 파헤치고 기생충에 맞서 싸우는 모습들이 긴장감있게 그려져 있다.
서로 상반된 입장이지만, 어쩌면 두 아이는 둘다 피해자가 아닐까.
살아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버티고 버티는 삶을 살아왔던 두 아이가, 우주선에조차 바이러스와 싸우며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과학용어들은 잘 모르지만, 흐름에 전혀 방해되지 않게 술술 읽혀서 속도감 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저자 칼리 월리스는 2019년 첫 성인 SF 소설 '구원의 날'을 발표하며 주목받았으며, 이어 발표한 SF '데드 스페이스'가 2022년에 필립 K. 딕상을 수상하며 SF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작가라고 한다. 게다가 '구원의 날'은 현재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 중이라고 한다.
책 속에서 펼쳐진 폐쇄된 우주선 안의 이야기를 얼마나 실감나게 담아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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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의 우주 함께하는 이야기 6
황지영 지음, 원정민 그림 / 샘터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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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외모 그리고 같은 장애를 가지고 있어 휠체어를 타고 지내야 하는 두나와 루리는 다중 우주 속의 같지만 다른 아이들이다.
두나는 언덕이 가파른 곳을 힘겹게 휠체어를 밀며 올라가야하고, 체육시간도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친구들과 분식집에서 맛있는 떡볶이도 먹고 싶고, 놀이공원도 가고 싶지만 곳곳의 계단, 가파른 언덕, 편히 이용할 수 없는 대중교통, 사람들의 차별적 시선과 배려 없는 언행들에 조금씩 상처받고 좌절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루리가 사는 곳에서는 장애가 차별이나 혜택의 대상이 아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게 당연하고, 어디든 이동할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구든 손 내밀어 주며, 차별적 시선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두나는 루리가 살고 있는 우주로 넘어가게 되고, 장애 친화적인 환경들을 마주하게 된다.
두나가 원했던 활동들을 하고, 가고 싶었던 곳에 자유롭게 이동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마주하며 우리 사회에서의 장애에 대한 인식과 시각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할 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아이의 시선에 맞추어 장애에 대한 편견과 차별,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에 대한 장애인식개선 동화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만연한 차별을 잘 담아냈다.

비단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그리고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안 좋은 시각으로 바라보며 비난하고, 혜택의 수혜자로만 인식하는 세상.
똑같은 사람임에도 비장애인들은 장애를 구분 짓고, 마치 권력이라도 되는냥 행동하고 장애를 도와줘야할 대상으로만 여긴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장애 친화적 공간으로 사회 곳곳이 거듭난다면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 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이 될텐데.....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차별하고 혐오하지는 않아야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이니까.....

이 책은 현대모비스와 푸르메재단이 ‘장애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발간하던 아동서 시리즈 ‘함께하는 이야기’로 이번에 샘터도 새롭게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장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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