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vs 클래식 - 대결하는 클래식 듣기의 즐거움
김문경 지음 / 동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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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지가직, 죽음의 리듬이 시작된다!
한밤중에 죽음이 무도회를 여는구나.
지가지가직, 피들의 선율을 따라
겨울바람이 휘파람을 불고 밤은깊어만 간다.
보리수에서는 신음 소리가 들리고
기이한 백골은 수의를 걸치고 펄럭이면서
그림자 사이를 가로질러 나아간다네.
지가지가직, 춤은 점점 더 거칠어져만 가고
해골들 뼈가 부딪혀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네.
조용! 수탉이 울자마자
그들은 갑자기 춤을 멈추고 저 멀리 사라져버린다.'
<📚 책 속에서...>


2009년, 우리는 소름 돋는 경험을 했다. 한국선수의 쇼트 연기. 그녀는 18살의 김연아 였다. 치명적일 정도로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다. 피겨가 운동이 아니고 예술이구나를 느끼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검은 옷을 입고, 검은 화장을 한 그녀는 처음부터 좌중을 압도했다.


날카로운 바이올린 선율로 시작된 음악은 그녀의 연기를 더욱 발하게 했다.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모습은 뇌리에 깊히 박혀있다. 그녀가 선택한 음악은 '죽음의 무도'였다. 이름마저 섬짓한 이 음악은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중세 유럽, 페스트가 창궐할 당시 유럽의 1/4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암울했던 유럽의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해내었고, 이윽고 음악으로까지 나왔다. 그 생생한 죽음의 현장을 목도했으니 그들의 음악이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 충분하리라. 이 책에는 무려 네 곡의 '죽음의 무도'가 실려있다. 생겨난 당시의 배경과 각기 다른 해석을 한 '죽음의 무도'. 상당히 흥미롭다. 친절하게도 유튜브 링크까지 걸려있어 하나씩 다 들어본다.


저자는 KBS 클래식 FM 음악 해설가로 7000여장의 클래식 음반과 영상물을 소장하고 있는 진짜 클래식 전문가이다. 그는 그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 '죽음의 무도'처럼 같은 곡, 다른 느낌의 곡들과 곡의 사연들을 실어 재미를 더하고, 바로 들어볼 수 있도록 유튜브 링크를 걸어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같은 곡임에도 다른 음악을 들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코로나로 인해 우울한 날들이 계속 되고 있다. '죽음의 무도'가 특히나 눈에 들어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마치 지금의 상황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까지 하다.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집안의 오페라장이 될 <클래식vs클래식>으로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클래식 초보인 나와 같은 사람에게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 책 속에서...>
말러를 처음 듣는다면 개인적으로 ‘부활’ 전곡 감상을 권하지 않습니다. 콘서트홀이라면 모를까 집에서 하루에 전곡을 통째로 들으라고 만든 곡처럼 보이지가 않습니다.

<📚 책 속에서...>
“낭만주의는 극단과 지나침을 본질로 합니다. ‘浪漫(낭만)’이라는 한자어를 들여다보니 물결 ‘浪(랑)’과 질펀할 ‘漫(만)’을 합한 글자로군요. 맥주로 치면 고전주의는 거품을 맥주잔 테두리까지 딱 맞게 따르는 것이고 낭만주의는 거품이 흘러넘칠 정도로 맥주를 철철 붓는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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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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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변두리 로켓! 이번에는 인공심장 프로젝트이다. 우주선을 만들던 쓰쿠다 사장은 옛직원으로부터 사람을 살리는 프로젝트인 인공 심장판막인 '가우디'를 개발하기로 한다.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구하겠다는 새로운 꿈은 그의 열정을 불태우지만, 변두리 중소기업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밖에도 방해공작은 물론이고, 공무원의 안일한 태도는 그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쿠다 사장! 열정과 뚝심하면 남에게 절대 뒤지지 않으니 이번 편에서도 그의 활약은 대단하다.


초대형 베셀답게 인물들을 그려내고, 기업의 음양을 보여주는 방식은 그야말로 적나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케이도 준이 이미 기업을 거쳐왔기 때문이었던 탓인데, 인물들이 하는 말 한마디한마디 진짜 모르고선 쓰지 못하는 대화들 투성이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느리더라도 꿋꿋이 행하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 것.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주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렇기에 대기업의 횡포나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는 마치 내가 피해를 본 마냥 불끈불끈 화가 나기 일쑤.


세상이 아부와 정치로 돌아가더라도 진정함이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그래서 쓰쿠다 제작소를 응원한다. 다음 편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내가 주인공 쓰쿠다에게 힘을 실어줄수만 있다면! 하는 상상까지 한다. 세상이 매정하게 돌아가는 것 같이 보여도 결국엔 진실과 신의가 이기는 세상이 되길. 이 소설을 보며 다시 한번 바래본다.


<📚 책 속에서...>
불편한 상사, 불편한 고객, 불편한 동료. 죄다 조직에서 일하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그걸 극복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출세임을 기후네가 깨달은 건 언제였을까. 지위와 입장에 따라 시각도 사고방식도 달라진다. 그게 바로 조직이다.


<📚 책 속에서...>
그래도 도전한다. “헛수고로 끝나지 않으면 좋겠네요.” 문득 가노가 말했다. “결과는 생각하지 마.” 다치바나가 나지막이 대꾸했다. “그것보다는 이유가 더 중요하잖아. 우리가 이 일을 하고 있는 이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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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지음 / 동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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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밤거리를 자유롭게 다니지 못할까, 왜 공중화장실에서 두려움을 느낄까,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폭력이었을까, 왜 나는 그에게 처녀인 척 했을까, 왜 내 외모에 만족하지 못할까….” <📚 책 속에서...>


<82년생 김지영>이 나왔을 때 세상은 뜨거워졌다. 내 얘기 같았고, 친구 얘기 같았으며, 엄마 얘기이기도 했다. 모든 것이 내 인생 전반에 걸쳐 들어온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두려웠다. 그것이 진짜 진실일까봐,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누군가에게 일어났을까봐 말이다. 여성으로서 핍박받고 차별받는 것들이 이 세상에서 얼마나 보편적으로 '상식'처럼 통용되었는지 진저리가 날 정도였다.


이 책은 한 명의 페미니스트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되길 원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저 그녀의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어있었다고. 그걸 접한 순간, 남성중심의 사회는 아직 여전함을, 건재함을, 그래서 여전히 여자로서 슬픈 현실을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녀는 용기있게 이야기 한다. 자신이 겪어왔던 혐오와 차별, 편견, 폭력에 대해. 우리 같이 여전히 숨어서 지내는 여성들을 대변한다. 한발 나서고 싶지만, 여전한 세상의 편견에 용기있게 나설 수 없음을 미안해할 따름이다. 약 하나도 남성에 맞추어, 음성인식도 남성에 맞추어, 모든 기준이 남성에게 맞춰져 돌아가는 세상을 뒤에서 멸시한다. 그리고 곧 체념한다. 비겁하게 말이다.


모든 이들이 지난 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새로운 세상이 오고, 모든 것이 바뀔 때 여성들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여전함'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말이다. 그녀를 응원한다. 젊은 패기를 사랑한다. 하나의 도움이라도 되겠다. 그녀를 위해, 나를 위해, 이 세상의 모든 여성들을 위해 말이다.


<📚 책 속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존재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때, 세상은 딸꾹질한다. 나는 내가 속한 가족, 학교, 연인 관계, 사회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를 썼을 뿐인데 어느새 페미니스트라고 불리고 있었다.

<📚 책 속에서...>
인생은 아름답지 않다. 인간은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그저 세상에 툭 던져진 존재이고, 다만 살아 있기에 살아가는 것뿐이다. 점점 죽어가는 몸, 영원할 수 없는 관계, 불확실한 삶에서 어쩌면 눈물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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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1 - 인류의 탄생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1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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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사피엔스>를 만난다. 전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재해석하여 그래픽 노블로 만들었다. 나처럼 사피엔스를 집에만 모셔두고 앞만 들썩거렸다면 무엇보다 기쁜 소식일터.


만화로 보는 사피엔스는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이지만, 내용은 쏙쏙 들어온다. 아마도 더 많은 이들이 사피엔스를 접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총 4권으로 구성된 그래픽 히스토리가 4년에 걸쳐 출간될 예정이라는 것. 아. 현기증 난다. 일년을 어떻게 기다리지?


- 1권 인류의 탄생 : 변방의 유인원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
- 2권 농업혁명 : 수렵체집을 하던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한곳에 모여 도시와 제국을 건설했는가?
- 3권 인류의 통합 : 인류는 어떻게 신과 국가, 돈과 법을 신봉하게 되었는가?
- 4권 과학혁명 : 앞으로 천 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 책은 유발 하라리가 직접 가이드를 해준다. 유발 하라리를 똑닮은 일러스트가 인류의 탄생을 이야기해주니 그 누구보다 신뢰도 짱이다. 술술 이어지는 이야기의 연계성과 직관적인 만화컷이 이해를 돕는데 큰 영향을 준다. 전문적인 내용이 이렇게 쉽고 재밌어도 되는 것인가? 역시 원작이 좋으니 빛을 발하는구나.


나와 같이 쉽사리 완독을 끝내지 못한 독자라면 꼭 한번 보시길. 사피엔스 안보고는 요즘 대화가 안돼서 이거 원~ 암튼 이 책은 강추! 사피엔스 봅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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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살고 있나요?
이종혁 지음 / 서울셀렉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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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식 (常識) :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일반적 견문과 함께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따위가 포함된다. <네이버 어학사전>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소통전문가인 저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세상을 바꾸는 소통'이라는 주제로 소통전략 개발에 힘써온 학자이다. '차이나는 클라스', '다큐 프라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소통을 해왔다. 그가 말하는 '상식'이란 그럼 대체 무엇일까? 소통과 상식이 통하는 경계선 어디엔가 저자의 생각이 들려오는 듯 하다.


'상식을 파괴하는 것이 '미덕'으로, 때로는 '혁신'으로, 때로는 '창의'로 여겨진다.'


그는 우리가 상식이 멸시 당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 마치 구시대 유물인양 창의력과 상상력만 요하는 세상이기는 하다. 보편적인 생각은 우리를 좀먹고, 세상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다는 그런 생각. 저자의 생각을 들어보니, 나는 보편을 버리고 저 멀리 있는 이상향만 좇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정말 입을 옷이 없나요?”(옷)
“맛집을 검색하고 다른 사람의 별점에 내 입맛을 의존하고 있나요?”(맛집)
“당신의 당연한 일상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나요?”(자성)
“집에 몇 개의 텀블러가 있나요?”(텀블러)
“정말 스스로가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있나요?”(정의) <📚 책 속에서...>


그가 제시하는 60여 가지의 물음들에 답해본다. 배달, 소비, 비만, 웨어러블, 이어폰, 여행, 뉴스, 유행, 몰링, 알고리즘, 걷기, 소통, 정리 등 사람의 의식주와 인간관계, 인생살이의 주제들로 나를 짚어가본다.


난 대체 얼마만큼의 상식에 맞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하고 말이다. 입을 옷은 없다. 맛집을 검색하고, 마침표만 찍으며, 뜯지도 않는 텀블러를 소유하고, 정의를 말한다. 난 대체 어떤 존재인걸까? 환경을 논하며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텀블러를 사대며, 서로의 지식에 어긋나는 것을 진짜 지식이라 믿으며 살아간다.


“온종일 상식으로 생각하며 비상식에 저항하는 실천만이 삶의 가치를 더할 수 있다”


내가 보통으로 알고 있는 지식을 평균이라 생각하며, 남의 지식기반을 인정하지 못한다. 독선이다. 비상식이다. 내 입맛에 의존하지 않고, 남의 입맛에 기대어 끝도 없는 맛집을 찾아다닌다.


보편으로 살아감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우리가 종종 잊고 살아가는 것들.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것들 말이다. 우리는 기본에서 다시 생각해야하며, 기본을 지켜야 한다. 그 기초 위에 그 다음, 또 그 다음이 있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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